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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에도시대 인쇄혁명은 약탈해간 조선 활자 덕분이었다"

송고시간2021-10-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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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온종일, 밤에는 잠이 들지 않는 한 등불을 밝혀" 책을 읽는 저자의 모습은 오늘날 밤새워 책을 읽는 열독자들의 모습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일본의 저명한 편집자이자 평론가·연극연출가인 쓰노 가이타로가 쓴 '독서와 일본인'(마음산책)은 헤이안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일본의 독서 문화사를 살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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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노 가이타로가 쓴 '독서와 일본인' 출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1세기 일본 헤이안 시대에 쓰인 '사라시나 일기'는 시골에서 자란 중급 귀족의 딸이 '겐지 이야기' 전질을 받아 넋을 잃고 탐독한 후 쓴 일종의 독후감 모음집이다.

"1권부터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방 안에 파묻혀 한 권 한 권 꺼내 읽어가는 그 기분, 황후의 자리 같은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낮에는 온종일, 밤에는 잠이 들지 않는 한 등불을 밝혀" 책을 읽는 저자의 모습은 오늘날 밤새워 책을 읽는 열독자들의 모습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일본의 저명한 편집자이자 평론가·연극연출가인 쓰노 가이타로가 쓴 '독서와 일본인'(마음산책)은 헤이안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일본의 독서 문화사를 살핀 책이다.

저자는 당대의 인기 서적, 저자와 독자층, 서점 등 출판문화와 직접 관련된 내용뿐 아니라 교육의 확대와 문해율 변화, 경제상 등 사회 전반의 변화도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1부 '일본인의 독서사'에서 헤이안시대부터 메이지유신까지 "혼자, 스스로, 조용히 읽는" 보편화된 독서방식이 정착하기까지 과정을 추적한다.

2부에서는 20세기 '독서의 황금시대'를 다룬다. 자본주의에 걸맞게 출판업이 재편되는 세기 초와 전자책과 만화책이 종이책을 대체하기 시작한 20세기 후반까지를 소개한다.

저자는 자국 문화를 우위에 두는 것을 경계하며 동아시아 역사 흐름 가운데 일본 독서 문화의 성립을 고찰한다.

예컨대 헤이안시대에 쓰인 스가와라노 마치자네의 '서재기'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영향을 받았다고 소개한다.

일본 출판문화의 부흥을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의 특수 속에서 찾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에도 시대에 나타난 인쇄 혁명은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 등의 무장이 조선에서 동활자와 주조기를 대거 약탈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1590년 구텐베르크식 활판인쇄기와 활자주조기가 나가사키·고토열도의 거점에 들어온 점도 한몫했다고 덧붙인다.

아울러 일본 문화의 특징으로 손꼽히는 다양한 잡지의 등장은 태평양전쟁, 한국전쟁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전쟁이라는 강심제 주사로 일본 경제가 바닥에서 되살아나 사람들의 생활에도 다소 여유가 생겨났다. '진무경기'(1954~57년 호경기)다. 오우기야의 '주간 아사히'가 100만 부를 넘은 것도 그러한 변화 안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저자는 독서의 황금기인 20세기가 저문 것을 무엇보다 아쉬워한다. 하지만 영화·TV·라디오·연극·무용·음악·회화·사진·디자인 등 다양한 미디어가 자아내는 그물망의 중심에 책이 있으며 책의 중요성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앞으로 우리 세계가 한층 더 암울한 것이 될 가능성은 결코 적지 않다. 그런 미래에 짓눌리지 않고 큰마음을 계속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인간의 정보나 식견만으로는 부족하다. 거기에 5천 년 역사를 가진 책 안에 축적된 사람들의 지혜와 체험을 합류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역시 우리에게는 독서가 필요하다."

임경택 옮김. 280쪽. 1만7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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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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