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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의 막강 전염력, '막 융합' 속도에서 나온다

송고시간2021-10-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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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타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가운데 전염력이 가장 뛰어난 건 델타 변이(B.1.617.2)다.

전 세계에 퍼진 델타 변이는 향후 수개월 안에 지배종이 될 거로 예상된다.

델타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로 인간 세포와 결합하는 '막(膜) 융합' 능력이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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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후 막 융합, 다른 변이보다 최고 3.2배 빨라

중화항체 결합에 저항하는 NTD 영역에 큰 돌연변이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에 논문

스파이크 단백질의 항체 표적 영역
스파이크 단백질의 항체 표적 영역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지금까지 나타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가운데 전염력이 가장 뛰어난 건 델타 변이(B.1.617.2)다.

전 세계에 퍼진 델타 변이는 향후 수개월 안에 지배종이 될 거로 예상된다.

델타보다 더 전염력이 강할 거로 추정되는 일명 '델타 플러스(AY 4.2)'도 출현했다.

하지만 델타 플러스는, 다른 데보다 앞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영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에서만 보고돼 아직 전면적 확산으로 보긴 어렵다.

델타 변이가 전 세계의 지배종이 된다는 건, 앞서 퍼졌던 다른 변이 코로나들이 거의 다 사라지고 델타로 대체된다는 뜻이다.

델타 변이가 이렇게 위세를 떨치는 이유를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델타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로 인간 세포와 결합하는 '막(膜) 융합' 능력이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델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어떤 구조적 변화가 생겼는지도 알아냈다.

이 연구는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Boston Children's Hospital)의 천 빙(Bing Chen) 박사 연구팀이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26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보스턴 아동병원은 하버드 의대의 주요 교육병원 중 하나다.

델타 변이의 막강한 막 융합 능력
델타 변이의 막강한 막 융합 능력

코로나 델타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로 인간 세포막과 융합하는 속도가 다른 변이보다 훨씬 빠른 걸로 확인됐다.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천 빙 교수팀의 저널 '사이언스' 논문 캡처 / 재판매 및 DB 금지]

천 박사팀은 델타보다 먼저 나타난 3개 코로나 변이(알파·베타·G614)의 전염력이 어떻게 원조 코로나바이러스보다 강해졌는지도 이전의 연구에서 밝혀냈다.

이들 변이는 모두, 바이러스 입자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더 안정되게 만드는 유전적 변화로 세포 진입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가 감염하려면 먼저 스파이크 단백질로 인간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야 한다.

ACE2와 결합한 스파이크 단백질엔 극적인 구조 변화가 일어난다.

다시 말해 스파이크 돌기 구조가 벌어지듯이 접히면서 바이러스 입자의 외막이 숙주의 세포막과 융합하는 것이다.

이렇게 두 개의 막이 융합해야 비로소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 경로가 열린다.

천 박사팀은 델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이런 막 융합에 매우 뛰어나다는 걸 확인했다.

그 덕에 델타 변이는 이전의 다른 5개 변이보다 훨씬 빠르고 효과적으로 인간 세포에 감염했다.

델타의 이런 강점은 상대적으로 ACE2 수위가 낮은 세포에 감염할 때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모의실험 결과, 5분이 지났을 때 델타의 세포막 융합은 다른 변이와 비슷한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가 벌어졌다.

융합 능력이 떨어지는 편인 감마 변이(B.1.1.28)와 비교할 때 3시간 후 약 2배이던 것이 4시간 후엔 2.3배, 5시간 후엔 3.2배가 됐다.

천 박사는 "이런 막 융합엔 많은 에너지와 함께 촉매의 도움이 필요한데 델타는, 막 융합 촉진 능력이 확연히 뛰어났다"라면서 "왜 잠시만 델타에 노출돼도 감염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델타가 더 많은 세포에 감염해 더 많은 바이러스 입자를 복제하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막 융합
스파이크 단백질의 막 융합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 수용체와 결합한 뒤 바이러스 입자의 외막과 숙주 세포막이 융합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래픽.
[천 빙 박사팀의 2020년 7월 저널 '사이언스' 논문 캡처 /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코로나 변이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알아냈다.

원자 수준의 해상도를 제공하는 극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델타·카파·감마와 그 이전에 나온 G614·알파·베타를 비교했다.

이들 6개 변이는 모두, 면역계(또는 백신)의 중화항체가 표적으로 삼는 두 개의 핵심 영역, 즉 RBD(수용체 결합 도메인))와 NTD(N-말단 도메인)에 돌연변이를 갖고 있었다.

RBD는 인간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하는 부분이고, NTD는 중화항체의 결합에 저항하는 영역이다.

당연히 이들 영역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중화항체의 효능이 떨어진다.

그런데 델타 변이는 특히 NTD에서 큰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RBD에도 돌연변이가 있었지만, RBD 표적 항체엔 여전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델타의 RBD 돌연변이가 아직 항체 내성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시사한다.

델타 외의 다른 변이도 유전적 변화로 NTD의 윤곽이 달라졌다.

하지만 이들 변이의 RBD 구조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 ACE2 결합 능력은 보존한 것처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차세대 백신과 항체 치료제에는 RBD가 더 바람직한 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천 박사는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변이하는 것에 따라 구조가 바뀔 수 있는 NTD는 움직이는 표적과 마찬가지"라면서 "전체 스파이크 단백질보다 RBD와 관련된 면역계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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