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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참회…5·18 사죄 안한 노태우, 아들 통한 사후 대독사과

송고시간2021-10-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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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27일 아들 노재현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유언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때늦은 사죄의 메시지가 담겼다.

5·18에 대한 공개 참회 없이 생을 마감한 뒤 아들의 입을 빌어 유언의 형식으로 사후에 대독 사과를 하게 된 셈이다.

노 변호사는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는 고인의 유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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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희생자 가슴 아픈 부분…과오 있다면 용서해달라"

생전에 "다시는 광주 같은 일 일어나면 안돼" 가족에게 밝혀

답변하는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답변하는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서울=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유족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0.27 [사진공동취재단]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27일 아들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유언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때늦은 사죄의 메시지가 담겼다.

5·18에 대한 공개 참회 없이 생을 마감한 뒤 아들의 입을 빌어 유언의 형식으로 사후에 대독 사과를 하게 된 셈이다.

노 변호사는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는 고인의 유언을 전했다.

그는 "10년 넘게 누워 계시고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 직접적으로 말씀을 못 하신 것이 아쉽고 안타깝다"면서 육성 유언은 아니지만 고인이 평소 생전에 해오던 발언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이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 등을 앓으면서 오랜 와병 생활을 했기 때문에 직접 대국민 사과의 메시지를 내기는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부친 빈소 도착한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부친 빈소 도착한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서울=연합뉴스) 영국 출장 중이던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 되 부친의 빈소에 도착, 조문하고 있다. 2021.10.27 [사진공동취재단] jeong@yna.co.kr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 2인자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책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퇴임 후에는 5·18 무력 진압과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17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사면 복권됐다.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 5·18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없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노 전 대통령이 별세한 지난 26일 "지난 41년간 피해자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언급도 없이 사망해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아들 노 변호사가 2019년 8월을 시작으로 3년째 5·18 묘지를 참배하며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명해왔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진정성을 믿어줄 때까지 계속 사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 변호사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이 평소 5·18 운동에 대해 "미안한 마음, 사과하는 마음을 많이 피력했다"고 했다.

노 변호사는 지난해 6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987년 6·29 선언 직전에 노 전 대통령이 가족들에게 5·18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노태우와 5·18
노태우와 5·18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 26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내 전시관에 노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996년 12·12 및 5·18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모습이 전시돼 있다. 2021.10.26 pch80@yna.co.kr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우리 국민들의 뜻을 물리적이거나 강압적인 힘으로 제압할 수는 없다. 그럴 때는 지났다"며 "다시는 광주 같은 일이 일어나면 안 되고 차라리 내가 희생되는 게 낫다"고 말했다고 노 변호사는 전했다.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은 가족들을 통해서나마 사죄의 뜻을 표해왔다는 점에서 아무런 반성도 없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달리 평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이 이날 뒤늦게나마 유언 형식으로 사죄의 뜻을 밝혔지만, 끝내 '직접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5·18 피해자들의 가슴 속 응어리가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 5·18 단체들은 그동안 노 변호사의 '대리 사죄'에 대해서도 노 전 대통령 본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3Jc6q4ddpzU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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