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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종전선언 '입구론'에 온도차 있나…美, '관점 달라' 언급

韓, 종전선언으로 비핵화대화 추동 생각…설리번, 종전선언에 '순서·조건' 거론

美, '비핵화 대화' 이끌지 우려 있는듯…북한도 조건 내걸며 적극적이진 않아

철조망에 걸린 '종전선언 이행' 리본
철조망에 걸린 '종전선언 이행' 리본

(파주=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한반도 종전선언 문제 등 다양한 대북관여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한미간 협의가 열린 24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철조망에 종전 선언을 염원하는 리본이 내걸려 있다.
2021.10.24 kimb01@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미국 바이든 정부의 고위당국자가 종전선언에 대해 '한국과 관점이 다르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종전선언 성사를 위해선 북한은 물론 미국과의 조율에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종전선언 관련 질문에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언급한 뒤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또는 시기, 조건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가 핵심 전략을 같이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양국의 '다른 관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대북 조치의 순서(sequence), 시기(timing), 조건(conditions)이라는 비교적 구체적 표현을 사용한 것이 눈에 띈다.

비핵화·평화정착 프로세스에서 종전선언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디에 위치시킬지를 두고 한미의 생각이 다르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국은 한반도 대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입구'로서 종전선언을 추진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종전선언이 꽉 막힌 비핵화 논의를 다시 추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26일 국정감사에서 "신뢰가 없고 대화가 오랫동안 중단된 상태에서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로 종전선언만큼 좋은 것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한국과의 최근 잇단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아가고는 있지만, 종전선언이 비핵화 논의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국이 '정치적 선언'에 국한하겠다며 강한 추진 의지를 보이는 종전선언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견인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유인책으로 사용하는 데 여전히 신중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종전선언은 현 정전체제를 비롯한 한반도 안보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이기도 하다.

미측은 종전선언이 이뤄질 경우 1953년 7월 체결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정전협정과 이를 관리 감독하는 유엔군사령부의 지위 등에 원치 않는 변화가 있을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종전선언이 이런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으로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미국이 아직 내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달리 말하면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종전선언이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어느 정도 있어야 미국도 종전선언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은 북한의 입장 변화나 비핵화 의지 없이 종전선언을 하는 것은 북한이 하고 있는 행동을 사실상 수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 역시 종전선언에 일부 긍정적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딱히 적극적이지는 않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자신들의 무력 증강을 문제 삼는 '이중기준'을 철회하라며 오히려 종전선언에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라는 선결 조건을 붙이기도 했다.

동시에 한반도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며 잇단 시험발사를 통해 미사일 능력 증강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로선 미국이 종전선언에 적극적으로 나설 명분을 북한이 제공할 가능성도 떨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상황이 어렵지만 정부는 미국과 종전선언에 대한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미는 현재 종전선언에 들어갈 구성 요소와 문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을 통해 미국이 종전선언의 리스크보다는 전략적 효용성에 공감한다면 한미 간 조율도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긴밀한 공조 하에 종전선언에 대해 진지하고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도 "미국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종전선언이 활용해볼 만한 기회라는 인식은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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