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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딛고 나선 현장학습…제주신화와 만나다"

송고시간2021-10-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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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랫동안 교실과 집안에만 갇혀 있던 학생들은 오랜만의 '외출'에 마냥 들떠있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제주시교육지원청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 현장 답사 '작가와 함께하는 제주신화'가 진행됐다.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통해 제주신화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 신화 안내서 '체험학습으로 만나는 제주신화'의 두 저자 김정숙(필명 여연) 작가와, 김일영 사진작가, 그리고 제주의 신당과 신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 '제주, 당신을 만나다'의 저자 홍죽희 작가가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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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교육지원청 '작가와 함께하는 제주신화' 진행

"자신의 고장과 이웃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21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수리 해안가.

작가와 함께하는 제주신화
작가와 함께하는 제주신화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22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수리 해안가에서 한림여중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 현장 답사 '작가와 함께하는 제주신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1.10.22 bjc@yna.co.kr

조용하던 마을이 제주 한림여중 1학년 학생들의 등장으로 인해 '왁자지껄' 활기가 넘쳤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랫동안 교실과 집안에만 갇혀 있던 학생들은 오랜만의 '외출'에 마냥 들떠있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제주시교육지원청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 현장 답사 '작가와 함께하는 제주신화'가 진행됐다.

제주에는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관장하는 수많은 토속신이 있는데 그 수가 1만8천에 이를 정도로 많아 제주를 '신들의 고향' 또는 '신들의 나라'라고 부르곤 한다.

제주신화는 바로 제주에 있는 신들에 관한 이야기다.

제주신화를 주제로 학생들에게 현장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그래도 점점 잊혀가는 제주의 문화를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생생하게 가르쳐줄 뜻깊은 기회다.

이날 강사로 나선 선생님들 역시 특별했다.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통해 제주신화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 신화 안내서 '체험학습으로 만나는 제주신화'의 두 저자 김정숙(필명 여연) 작가와, 김일영 사진작가, 그리고 제주의 신당과 신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 '제주, 당신을 만나다'의 저자 홍죽희 작가가 직접 나섰다.

특히 김정숙·홍죽희 작가는 퇴직 교사로 학생들과 함께하는 것이 더욱 친근했다.

제주 신당 찾은 여학생들
제주 신당 찾은 여학생들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22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수리 해안가에서 한림여중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 현장 답사 '작가와 함께하는 제주신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1.10.22 bjc@yna.co.kr

"여러분! 신(神)하면 생각나는 게 있나요?"

김 작가가 묻자 아이들은 "예수님", "부처님요", "제우스요", "설문대할망" 등 다양한 대답을 쏟아냈다.

그리스·로마 신화만큼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제주신화가 전혀 생소한 것은 아니었다.

이날 제주신화 현장 답사 첫 시간에 학생들이 만난 신은 바로 영등신이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는 전환기에 제주를 찾는 바람의 여신이 바로 영등신이다.

영등신은 바람의 궁전에서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제주를 찾아 보름 동안 제주 섬 곳곳에 풍요와 생명의 '씨 뿌림'을 한다.

경작지에는 곡식 씨앗을, 바닷가에는 소라·전복·우뭇가사리·미역 등 씨앗을 뿌리고 복숭아꽃·동백꽃을 피워 봄기운을 돋운다.

이곳 한림읍 한수리가 영등신이 제주를 찾아오는 길목이다.

귀를 쫑긋 세우고 김 작가의 설명을 듣던 아이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로운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인근에 있는 영등신을 모신 신당을 찾았다.

소원을 비는 학생들
소원을 비는 학생들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22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수리 해안가에서 한림여중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 현장 답사 '작가와 함께하는 제주신화'가 진행됐다. 사진은 영등신을 모신 신당인 한수리 대섬밧당을 찾은 학생들이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비는 모습. 2021.10.22 bjc@yna.co.kr

한수리 대섬밧당.

돌담에 둘러싸인 신당을 처음 본 아이들은 '우와!' 감탄사를 내뱉었다.

신당에 내걸린 '물색'과 신목(神木)인 순비기나무, '영등신위'(靈登神位)라고 적힌 위패 등에서 뭔가 신령스러운 기운을 느낀 듯 아이들은 저절로 몸가짐을 바로잡았다.

"마음속에 빌고 싶은 것이 있으면 두 손을 모으고 한 번 빌어보세요."

김 작가의 말에 아이들은 신이 난 듯 "연애하게 해주세요", "예뻐지게 해주세요", "부자 되게 해주세요" 등 있는 힘껏 소리쳤다.

이날 제주신화 답사에서 학생들은 대섬밧당 뿐만 아니라 한림읍과 애월읍 지역의 여러 신당을 함께 둘러보며 지역에 얽힌 신화와 전설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접했다.

한결같이 그동안 몰랐던 우리 동네의 이야기들이었다.

진선희(14) 양은 "제주신화를 잘 몰랐는데, 선생님들이 정말 친절하고 재미있게 가르쳐주셔서 잘 알 수 있었다.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주현(14) 양은 "코로나19 때문에 현장학습을 하지도 못하다 정말 1년 만에 이렇게 나온 것 같다"며 "친구들과 이렇게 나와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강사로 나선 김정숙 작가는 "학생들이 제주신화와 관련해 마을의 답사지를 걷는 것만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이 자기 고장의 문화에 관해 관심을 가질 기회가 없다.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지만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나타낸다. 이 기회를 통해 다른 마을의 신당과 신화를 접하고 걸어보면서 이웃 마을에 대해 이해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장학습이 즐거운 학생들
현장학습이 즐거운 학생들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22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수리 해안가에서 한림여중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 현장 답사 '작가와 함께하는 제주신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1.10.22 bjc@yna.co.kr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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