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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오싹한 징검다리·매끈한 달고나…"깜빡 속았죠?"

송고시간2021-10-22 10:08

CG·특수효과 책임진 걸리버 스튜디오 정재훈 사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속 생존을 건 게임 장면들은 거대한 세트장에서 탄생했지만, 마치 현실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인 것처럼 아슬아슬하고 실감 났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의 섬세하고도 정교한 손길을 거친 덕분이다.

정재훈 걸리버 스튜디오 사장
정재훈 걸리버 스튜디오 사장

[걸리버 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달고나의 반질반질한 표면부터 고공에 설치된 투명 유리의 징검다리까지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특수효과(VFX)가 적용됐다.

'오징어 게임'에서 CG와 VFX를 담당한 걸리버 스튜디오 정재훈(46) 사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어느 장면이 CG와 VFX로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는 질문에 "저희가 잘 속였죠"라며 웃었다.

정 사장은 요즘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에는 CG와 VFX가 들어가는데, 티가 나지 않을수록 잘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했다. 그러니 '오징어 게임' 속에 숨겨진 걸리버 스튜디오의 노고를 시청자들이 몰라주는 것이 곧 칭찬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게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보면 넓은 운동장은 실제 세트장이지만 테두리에 세워진 높은 벽은 CG로 만들어냈다. 거대한 소녀 인형은 소품이지만, 인형 눈이 움직이는 참가자들을 잡아내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가는 장면은 CG다,

정 사장은 "첫 게임이다 보니 감독님도 고민이 많아 벽 색깔을 늦게 결정하게 됐고, 세트장을 만들 때 벽까지 칠할 수가 없었다"며 "하늘까지 닿아있는 높은 벽도 세트장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CG 처리했다"고 전했다.

알록달록한 색깔로 미로 같은 구조에 계단으로 이어진 참가자들의 이동 통로도 실제 3층 정도 되는 세트장의 모습을 위아래로 연장해 새롭게 구현해낸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트장을 보완하는 것뿐만 아니라 CG와 VFX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내기도 했다. 고공에서 진행된 줄다리기, 징검다리 게임이 대표적이다. 두 게임 모두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참가자들을 카메라로 비추는데 이들이 서 있는 높이를 짐작할 수 없어 더 두렵게 다가온다.

정 사장은 "줄다리기와 징검다리 게임은 배우들이 서 있는 옆 공간도 중요하지만, 높낮이의 거리감이 망가지면 공포감이 다 날아간다"며 "공간의 거리감을 구현하면서 세트장이 가짜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슬치기 게임에서 구슬이 또르르 굴러가 다른 구술과 톡 부딪치거나 구슬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흙 자국 등 CG나 VFX가 안 들어간 게임 장면은 거의 없다"며 "대형 돼지 저금통도 실제 소품이 있지만, 조명을 비추니 기스(흠집)가 너무 많아 다시 컴퓨터 작업을 했고, 달고나도 CG라고 하기는 민망하지만 리터치로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 작업을 하며 가장 신경 썼던 것은 '이질감 없애기'라고 전했다.

그는 "'트루먼 쇼'처럼 실제인지 가짜인지 혼동을 주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아)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하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며 "동화 같으면서도 기괴한 느낌의 공간을 구현해야 하는데, 우주같이 CG나 VFX가 익숙한 공간을 만드는 작업보다도 '오징어 게임'이 더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CG·VFX 작업자들은 테크니션이 아닌 아티스트로서 작업에 참여한다"며 "국내 CG·VFX는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돼 있기 때문에 기술이 얼마나 좋은지를 따지기보다는 그 기술이 어떻게 콘텐츠를 더 빛나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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