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 산, 바다, 하늘, 그리고 예술…강릉 하슬라아트월드

가슴 탁 트이는 전경과 예술 작품의 조화

(강릉=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파도처럼 솟구치는 은빛 조형물 너머로 드넓은 바다와 하늘이 펼쳐진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인다.

은빛 파도를 형상화한 조형물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사진/전수영 기자]
은빛 파도를 형상화한 조형물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사진/전수영 기자]

반대편으로 눈길을 돌리면 3만여 평의 소나무 숲이다.

곳곳에 놓인 다채로운 조각상이 짙푸른 숲에 생동감을 더한다.

산과 바다와 하늘, 그리고 예술이 맞닿은 곳, '하슬라아트월드'다.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의 한적한 해안도로.

나지막한 산 중턱에 알록달록한 원색의 건물이 우뚝 서 있다.

조각공원에서 바라본 하슬라아트월드 외관 [사진/전수영 기자]
조각공원에서 바라본 하슬라아트월드 외관 [사진/전수영 기자]

2003년 문을 연 '하슬라아트월드'다.

'하슬라'는 고구려 시대 불렸던 강릉의 옛 지명.

강릉 출신의 설치 예술가인 최옥영·박신정 부부가 20년간 가꾸고 다듬어 온 복합문화공간이다.

거대한 대지를 캔버스 삼아 그 위에 그림을 그리듯 독특한 설치작품을 선보여 온 두 작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매표소를 거쳐 전시실로 들어서니 낡은 악기를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듯한 설치작품이 먼저 눈길을 끈다.

수직으로 세운 피아노 위에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거꾸로 매달려 있다. 그 옆에 푹신한 가죽 소파처럼 보이는 의자는 사실 딱딱한 쇳덩어리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은빛 송곳니를 드러내며 포효하는 거대한 하마가 눈길을 끈다.

나무로 된 하마 모양의 프레임에 스테이플러 칩을 하나하나 박아 완성한 양태균 작가의 작품.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메시지를 던진다. [사진/전수영 기자]
나무로 된 하마 모양의 프레임에 스테이플러 칩을 하나하나 박아 완성한 양태균 작가의 작품.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메시지를 던진다. [사진/전수영 기자]

잘려 나간 하마의 등 위에는 검은색 의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메시지를 던지는 양태균 작가의 작품이다.

나무로 하마 모양의 프레임을 만들고 그 위에 스테이플러 칩을 하나하나 박아 완성했다.

고슴도치를 건드리면 가시가 돋듯 인간이 자연을 괴롭히면 자연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하마 반대편에는 수많은 볼록거울이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다.

무지개처럼 펼쳐진 원색의 천들이 흔들리는 볼록거울에 비치면서 무한대의 이미지가 생성된다.

무한한 자연의 에너지와 영속성을 표현한 박신정 작가의 작품이다.

이색 작품들로 가득한 이 공간은 하슬라아트월드의 첫 번째 전시실인 아비지 특별갤러리다.

경주 황룡사 9층 목탑을 제작한 백제의 장인 '아비지'의 이름을 딴 전시실이다.

창밖 너머로 보이는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작품들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아비지 특별갤러리에서 한 층 내려가면 현대미술관 제1관으로 이어진다.

관람객들이 직접 조종해 볼 수 있는 키네틱 아트 작품과 독특한 설치미술 작품, 그림과 조각 등 다채로운 장르의 미술품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카페와 연결된 한쪽 모퉁이에는 온통 붉은색으로 뒤덮인 공간이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빨간 노끈을 천장에서 바닥까지 팽팽하게 묶어 독특하게 꾸민 최옥영 작가의 작품 'RED'다.

매표소를 한 층 위로 옮기면서 방치됐던 공간을 설치미술로 꾸며 관람객이 오래 머무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현대미술 2관으로 내려가는 통로에는 다양한 색상의 실을 엮어 만든 거대한 그물이 천장과 벽을 뒤덮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얽히고설키며 매듭을 만들어가는 우리네 인생을 표현한 최정윤 작가의 '시간의 끈'이다.

매표소를 옮기면서 버려졌던 공간을 독특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최옥영 작가의 'RED' [사진/전수영 기자]
매표소를 옮기면서 버려졌던 공간을 독특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최옥영 작가의 'RED' [사진/전수영 기자]

4개의 설치미술 작품으로 꾸며진 현대미술 2관은 피노키오 박물관으로 이어진다. 피노키오 박물관으로 향하는 원형 통로도 독특하다.

피노키오가 고래 배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형상화했다. 형형색색 움직이는 조명이 동심의 세계로 안내한다.

피노키오 박물관에서는 피노키오와 관련된 다양한 조각품과 마리오네트 인형을 볼 수 있다.

관람객이 다가가면 팔과 다리를 흔들어 몸을 움직이는 '로봇 마리오네트'는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피노키오 박물관에서는 피노키오와 관련된 다양한 조각품과 마리오네트 인형을 볼 수 있다. [사진/전수영 기자]
피노키오 박물관에서는 피노키오와 관련된 다양한 조각품과 마리오네트 인형을 볼 수 있다. [사진/전수영 기자]

박물관 입구 체험학습실에서는 피노키오 마리오네트 공예, 나만의 오르골 색칠하기, 초콜릿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피노키오 박물관에서 나오면 '파도의 길'로 이어진다.

푸른 바다와 하늘, 설치미술 작품이 어우러진 야외 공간이다.

비닐하우스에 쓰이는 은빛 쇠 파이프를 이어 만든 전망대의 난간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솟구치는 파도처럼 보인다.

은빛 파도 너머로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파도의 길 왼쪽에는 관람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하슬라아트월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돌벽 포토존이다. 바다를 향해 나 있는 둥근 창 위에서 포즈를 취하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하슬라아트월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돌벽 포토존. 주말이면 인증샷을 찍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선다. [사진/전수영 기자]
하슬라아트월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돌벽 포토존. 주말이면 인증샷을 찍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선다. [사진/전수영 기자]

주말에는 한참을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온다고 한다.

건물 뒤편으로 펼쳐진 10만9천㎡ 규모의 조각공원도 빼놓지 말자.

공원 곳곳에 놓인 설치·조각 작품이 초록빛 숲과 푸른 바다, 그리고 하늘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미술관 건물과 이어진 조각공원은 사실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다.

조각공원 내 바다의 정원에 놓인 빌렌도르프 비너스상은 바다의 풍요와 다산을 상징한다. [사진/전수영 기자]
조각공원 내 바다의 정원에 놓인 빌렌도르프 비너스상은 바다의 풍요와 다산을 상징한다. [사진/전수영 기자]

최옥영 작가가 직접 포크레인을 몰고 산길을 내며 만든 조각공원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새의 형상이라고 한다.

드넓은 조각공원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면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차나 와인을 마시며 지친 다리를 쉬어갈 수 있다.

카페에서 직접 카카오를 로스팅해 만든 진한 핫초코가 일품이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1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snai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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