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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은 당구·성종은 불꽃놀이…조선 왕실이 탐닉한 취미

송고시간2021-10-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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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라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신간 '조선의 은밀한 취향'에서 "순종뿐만 아니라 아버지 고종과 궁중 여성들도 당구를 쳤다"며 "당구는 황제에서 왕으로 강등된 고종과 순종의 취미이자 힘을 잃은 황제의 시름을 달래주는 위락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무형유산원 학예직 12명이 조선 왕실 사람들의 기묘하고 흥미로운 취미를 소개한 글 31편이 담겼다.

조선시대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을 편찬한 성종은 불꽃놀이를 유달리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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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학예직이 쓴 '조선의 은밀한 취향'

당구 계산기
당구 계산기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유물 중에 금속으로 만든 '당구 계산기'가 있다. 오늘날 당구장에 설치된 물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아래쪽에 당초무늬가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또 다른 자료인 닛쇼테이(日勝亭)의 '영업 안내' 소책자에는 '조선 경성 창덕궁 안의 구희실(球戱室)'이라는 문구 아래에 당구대 사진이 인쇄됐다. 당구대에는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자두꽃)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당시 창덕궁에 기거한 인물은 순종이었다. 당구는 '옥돌'이라고 했는데, 순종은 월요일과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옥돌 운동을 했다고 한다.

안보라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신간 '조선의 은밀한 취향'에서 "순종뿐만 아니라 아버지 고종과 궁중 여성들도 당구를 쳤다"며 "당구는 황제에서 왕으로 강등된 고종과 순종의 취미이자 힘을 잃은 황제의 시름을 달래주는 위락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무형유산원 학예직 12명이 조선 왕실 사람들의 기묘하고 흥미로운 취미를 소개한 글 31편이 담겼다.

조선시대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을 편찬한 성종은 불꽃놀이를 유달리 좋아했다. 신하들이 불꽃놀이가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하니 중지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으나, 성종은 군무와 관련된 일이라거나 사악한 기운을 내쫓아야 한다는 이유로 폐지를 허락하지 않았다.

백은경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화약이 비교적 많이 소모되는 대규모 불꽃놀이는 조선 전기에 집중됐으며, 성종대에 정점을 이뤘던 것 같다"며 "중종대에서 명종대까지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경복궁 경회루 행사 등에 불꽃놀이가 있었으나, 이후의 기록에서 더는 불꽃놀이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사람 성격이 다르듯, 왕이 탐닉한 취미도 다양했다. 태종은 사냥을 즐겼으며, 숙종은 그림 감상하기에 빠졌다. 헌종은 인장 수집에 열을 올렸고, 인장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 '보소당인존'을 펴냈다.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은 식물을 많이 가꾼 듯하다. 그는 일로 힘들어하는 신하들에게 제철 꽃과 술을 선물했다고 한다.

하지만 폭정을 행할 때는 식물에 집착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했다. 예컨대 1505년에는 '영산홍 1만 그루를 후원에 심으라'고 지시했고, 반정(反正)이 일어난 1506년에는 궁궐 근처 사찰을 없애고 화단을 조성하기도 했다.

백 연구사는 "왕이 어느 한 가지에 지나치게 몰두할 경우 폐단이 어느 지경에 이르게 되는지를 연산군의 사례가 잘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이외에도 소설을 탐독한 영빈 이씨, 순무를 좋아한 성종 부인 정현왕후, 세종의 누이동생과 혼인했지만 도박인 쌍륙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남휘 등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인물과사상사. 316쪽. 1만7천 원.

순종은 당구·성종은 불꽃놀이…조선 왕실이 탐닉한 취미 - 2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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