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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용 객차에서' 감독 "일상 속 여성들의 솔직한 이야기"

송고시간2021-10-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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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의 통근열차에 몸을 실은 주부, 역도선수,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과 세대의 여성 목소리를 담은 흑백 다큐멘터리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와이드앵글 부문 초청작 '여성 전용 객차에서'를 연출한 인도 출신 레바나 리즈 존 감독은 11일 해운대구 시네마운틴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일상 속에서 언제 화가 나고, 어떤 것을 두려워하는지 궁금했다. 비교적 안전한 공간이라고 느껴지는 공간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말했다.

존 감독은 '마지막으로 화를 냈던 사건이 무엇이냐'는 등 지극히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들로부터 여성들의 삶과 인식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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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페미니즘 시각으로 세상 바라보려는 시도"

(부산=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인도 뭄바이의 통근열차에 몸을 실은 주부, 역도선수,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과 세대의 여성 목소리를 담은 흑백 다큐멘터리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영화 '여성 전용 객차에서' 레바나 리즈 존 감독
영화 '여성 전용 객차에서' 레바나 리즈 존 감독

(부산=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인 영화 '여성 전용 객차에서' 감독 레바나 리즈 존이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11

와이드앵글 부문 초청작 '여성 전용 객차에서'를 연출한 인도 출신 레바나 리즈 존 감독은 11일 해운대구 시네마운틴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일상 속에서 언제 화가 나고, 어떤 것을 두려워하는지 궁금했다. 비교적 안전한 공간이라고 느껴지는 공간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말했다.

존 감독은 '마지막으로 화를 냈던 사건이 무엇이냐'는 등 지극히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들로부터 여성들의 삶과 인식을 들여다본다. 약 한 달간 34명의 여성을 인터뷰했는데, 다양한 색감이 넘쳐나는 풍경을 흑백으로 처리한 이유는 관객들이 시각적인 요소에 방해받지 않고 이야기에 더 집중하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비교적 솔직하고 당당하게 꺼내놓는다. 남편에게 술 문제가 있다고 한 중년 여성은 "여자 인생이 뭐가 있겠냐. 다 똑같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결혼과 출산은 선택의 문제라며 혼자가 좋다는 젊은 여성도 있다. 여성이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단번에 '아니요'라고 답하기도 한다.

존 감독은 "페미니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도를 10여 년 전부터 하고 있다"며 "세상도 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시각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공부할 때만 해도 남성 관점의 영화들을 볼 수밖에 없었다. 학생 때 내가 만든 영화의 주인공도 남성이었는데 '왜 남성이냐'고 물어보는 교수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며 "그 당시에는 여성 캐릭터가 심각한 목소리나 분위기를 낼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때부터 여성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해보자는 마음으로 영화 작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여성 전용 객차에서'
영화 '여성 전용 객차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열차 안 풍경은 각기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큼이나 다채롭다. 천으로 맨살이 드러나지 않도록 몸을 감싸는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과 청바지에 티셔츠 같은 현대 의상을 입은 여성이 함께 마주하고 있다. 물건을 파는 사람도 있고 돈을 구걸하는 이도 있다.

한 여성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 캐릭터가 그려진 핸드폰 케이스를 보여주며 원래는 헐크가 그려진 케이스를 썼는데 엄마가 지금의 케이스로 바꿨다고 전했다. '여성스러움'을 강요받아온 엄마 세대와 젊은 세대의 인식 차이는 인터뷰이들 사이에서도 드러났다.

존 감독은 세대 간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은 차이가 크다고 전하면서도 "연령뿐만 아니라 계급, 얼마나 부유한지 등 다양한 요소들이 여성들이 삶을 대하는 자세에 복잡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이에게는 페미니즘 활동가이자 시인인 캄라 바신의 시를 읽도록 했는데, 울컥한 감정을 느끼거나 다시 시를 읽어보겠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여자들은 태양이 되길 바란다. 밝게 빛나길 바란다. 구름에 가려지지 않게'라는 구절을 가진 시다. 존 감독은 영화에 캄라 바신의 인터뷰도 넣고 싶었지만, 그가 후반부 작업 때 세상을 떠났다고 안타까워했다.

"한 40대 중반 여성은 18살에 결혼을 했는데 어릴 때 결혼하는 게 마을에서는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이 잘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것저것 물어봐도 '나는 괜찮아'라고만 했어요. 하지만 시를 읽고 난 뒤에는 좀 더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더라고요. 사실은 결혼하고 싶은지, 아닌지도 몰랐고 부모가 하라고 하니 하는 수밖에 없었다고요."

존 감독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여자라면 무조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여성 CEO나 정치인 등도 있다"며 "여성들의 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영화 '여성 전용 객차에서'
영화 '여성 전용 객차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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