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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팬데믹에 문학의 힘이 우리를 더 깊게 연결"

송고시간2021-10-0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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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8일 제10회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 강연에서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더 심각해진 고립과 단절 속 문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연결된 우리가 깨어날 때'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문학 속에 길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만약 문학 속에 길이 있다면, 그건 매끈한 표면에 그어진 표식으로서의 선이 아니라 우묵하게 파인 깊이를 가진 공간일 것"이라고 말했다.

"깊이 없는 표면이 얼마나 쉽고 빠르게 혐오와 차별, 편견과 폭력을 향해 미끄러지는지 우리는 목격하고 경험해왔다"며 "문학을 읽으며 우리 내면에 생겨나는 우묵한 길의 깊이는 그 미끄러짐에 힘껏 브레이크를 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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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서울국제작가축제…마리아나 엔리케스와 개막 강연

소설가 한강 [연합뉴스 자료사진]

소설가 한강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이 행성에 깃들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의 운명이 필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모두가 깨닫게 된 지금, 그 각성과 연결을 더 깊은 것으로, 더 살아있는 것으로 만드는 문학의 힘을, 그 힘이 우리를 밀고 나아가는 길을 생각합니다."

소설가 한강이 8일 제10회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 강연에서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더 심각해진 고립과 단절 속 문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연결된 우리가 깨어날 때'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문학 속에 길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만약 문학 속에 길이 있다면, 그건 매끈한 표면에 그어진 표식으로서의 선이 아니라 우묵하게 파인 깊이를 가진 공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깊이 없는 표면이 얼마나 쉽고 빠르게 혐오와 차별, 편견과 폭력을 향해 미끄러지는지 우리는 목격하고 경험해왔다"며 "문학을 읽으며 우리 내면에 생겨나는 우묵한 길의 깊이는 그 미끄러짐에 힘껏 브레이크를 건다"고 했다.

이어 "때로 우리가 절망과 환멸,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에 빠져들 때도, 그 울퉁불퉁한 내면의 길은 체념의 유속을 늦추고 문득 방향을 틀어준다"라며 "잃고 싶지 않은 가치가 위협받을 때는 그걸 지키기 위해 때로 연대하게도 한다"고 덧붙였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을 받은 한강에 이어서는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로 올해 부커상 후보에 오른 아르헨티나 작가 마리아나 엔리케스가 강연자로 나섰다.

마리아나 엔리케스는 "팬데믹 이후 일종의 의식의 정전 사태를 겪었다"라며 "내 의식의 방은 글쓰기를 위한 아이디어를 위해 찾는 말의 재료들이 쌓여있는 곳인데, 그곳이 암흑천지가 된 것"이라고 당혹스러웠던 경험을 전했다.

독서를 통해 '의식의 방'의 잠을 깨울 수 있었다는 그는 "팬데믹으로 내가 쓸 작품도 영향을 받을 것 같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어떤 영향인지는 모르겠다"라며 "변화의 결과가 궁금하고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국내외 작가들이 교류하는 장인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올해 주제는 '자각(Awakening)으로, 16개국 33명 작가가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 속에서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모색한다.

24일까지 문학 강연, 작가대담, 낭독, 특별 영화 상영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행사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서울국제작가축제는 한국문학번역원, 서울문화재단·서울디자인재단,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동 주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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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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