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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유지의 역사…'따뜻한 인간의 탄생' 번역 출간

송고시간2021-09-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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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은 칼바람과 맹추위로 유명하다.

시속 180㎞로 불며 기온은 영하 45도까지 내려간다.

이런 강추위 속에서 황제 수컷 펭귄은 알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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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남극은 칼바람과 맹추위로 유명하다. 시속 180㎞로 불며 기온은 영하 45도까지 내려간다. 이런 강추위 속에서 황제 수컷 펭귄은 알을 품는다. 알이 잘 부화하도록 하려면 36℃라는 쾌적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게다가 황제펭귄은 석 달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다. 짝짓기 기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게 황제펭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펭귄은 서로의 몸에 의탁한다. 수없이 많은 펭귄은 체온을 올리기 위해 한데 밀집하는데 이를 허들링이라고 한다. 펭귄은 허들링을 통해 체온을 높인다. 무리의 한가운데는 무려 37.5℃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극지방의 추위를 극복하고,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펭귄은 생애의 38%를 이렇게 허들링을 하면서 보낸다.

인간도 황제펭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에너지 소모가 많은 인간은 체온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사회적인 방식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경향으로 진화했다.

프랑스 그르노블알프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인 한스 이저맨이 쓴 '따뜻한 인간의 탄생'(머스트리드북)은 체온 조절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인류의 진화사를 조명한 책이다.

인간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서로에게 의존해왔고, 이런 사회적 체온조절 본능은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고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체온조절은 인간의 감정, 관계 형성, 건강 유지, 언어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인간에게 영향을 미쳐왔다. 이 때문에 체온조절을 위한 '선택압'(selective pressure)은 따뜻함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인간의 진화를 이끌었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유아기 시절,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체온과 사랑 사이의 연관성을 배운다. 부모의 체온을 통해 전달되는 물리적 온기는 사랑·친근감·안전과 같은 감정들과 동일시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이에 따라 따뜻한 사람은 너그럽고 사교성이 뛰어나며 성품이 훌륭한 사람으로 비치고, 차가운 사람은 인색하고 무정하며 비열한 사람으로 간주한다. 심지어 차가운 커피보다는 따뜻한 커피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 인간은 한층 더 친근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렇게 따뜻함에 인간이 집착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 접촉해 온기를 나누며 체온을 조절하는 사회적 체온 조절이 인간의 생존과 번영에 꼭 필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정신과 육체가 분리돼 있다는 르네 데카르트의 심신 이원론을 배격하면서 정신과 육체는 분리되지 않았으며 상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데카르트가 "배(육체)에 타고 있는 조타수(정신)"로서 정신을 절대적 우위에 두었다면, 저자는 "배의 한 부분으로서의 조타수일 수 있다"고 말한다.

"사회적 체온조절은 생존에 필수적이며, 번영을 구가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우리를 유기체로 또 인간으로 드러내는 하나의 개념이고, 하나의 현상이며, 하나의 메커니즘이다."

이경식 옮김. 440쪽. 1만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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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리드북.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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