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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장 119구급차 사적 이용 의혹…소방서는 '조직적 은폐'(종합)

송고시간2021-09-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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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의 한 소방서장이 몸이 아픈 친척을 도우려고 119구급차를 사적으로 쓴 정황이 드러났다.

소방당국은 이를 숨기기 위해 '유령 환자'를 만들어 출동 지령을 위조하고, 구급 차량 운행기록까지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전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윤병헌 덕진소방서장은 지난달 20일 금암119안전센터에 자신의 친척인 A(60)씨를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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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이송하려고 구급차·구급대원 투입…지령·차량 운행일지 조작

전북소방본부 미온적 감사 도마…소방서장 "잘못한 부분 사과했다"

119 구급차
119 구급차

[촬영 정유진]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나보배 기자 = 전북 전주의 한 소방서장이 몸이 아픈 친척을 도우려고 119구급차를 사적으로 쓴 정황이 드러났다.

소방당국은 이를 숨기기 위해 '유령 환자'를 만들어 출동 지령을 위조하고, 구급 차량 운행기록까지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전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윤병헌 덕진소방서장은 지난달 20일 금암119안전센터에 자신의 친척인 A(60)씨를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지시했다.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A씨는 사흘 전인 지난달 17일 심정지로 쓰러져 익산의 한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그는 상태가 다소 호전됐으나 과거 진료를 받았던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싶다고 윤 서장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급대원들은 윤 서장의 지시에 따라 119구급차를 이용해 A씨를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했다.

소방 매뉴얼 상 구급 차량을 이용해 환자의 병원을 옮기려면 의료진 요청이 필요하지만, 당시에는 친척의 부탁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구급대원들은 규정을 위반하고 119구급차를 쓰기 위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환자를 만들어 냈다.

마치 응급상황이 있는 것처럼 상황실에 지령을 요청한 뒤, '이송 거부'라는 석연치 않은 사유로 이를 취소하는 수법을 썼다.

그것도 모자라 119구급차 운행일지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해 A씨를 서울로 이송한 사실을 외부에서 알지 못하도록 조작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 때문에 도 소방본부조차 한 달 넘게 소방서장 지시로 구급차가 사적으로 쓰였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제보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선 도 소방본부는 감찰에 착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소방서장이 친척을 도와주려다가 부득이하게 한 일"이라며 애써 감싸려는 모습을 보였다.

소방서장과 구급센터장 등 몇몇 직원들이 중대한 비위를 저질렀음에도 직위해제 등 업무배제 조처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이송 당시 지령과 차량 운행일지가 사실과 다르게 기록된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이제 막 감찰에 착수한 단계여서 구체적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해당 소방서장 퇴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번 사안에 대한 인사상 조처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 서장은 취재진과 통화에서 "친척이 긴급하게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잘못한 부분에 대해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jaya@yna.co.kr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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