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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세대간 계층이동, 20년 전보다 감소하지 않아"

송고시간2021-09-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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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계층이 위쪽 혹은 아래쪽으로 변하는 사회이동 현상이 20년 전과 비교해 사실상 감소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학계에 따르면 박현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정인관 숭실대 교수는 한국사회학회가 펴내는 학술지 '한국사회학'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1998년과 2018년에 30∼49세인 남성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계층 이동률이 두 시기 모두 높고 계층 이동 흐름이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1998년에 84%의 아들들은 출신 계급과 다른 계급에 도달해 있었다"며 "총 이동률은 지난 20년간 거의 변하지 않아서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이 다른 아들의 비율은 82%나 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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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정인관 교수, 1998·2018년 30∼49세 남성 대상 분석

"출신·도달 계급 다른 경우 84%→82%, 상승 이동률은 다소 감소"

사회계층 (PG)
사회계층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계층이 위쪽 혹은 아래쪽으로 변하는 사회이동 현상이 20년 전과 비교해 사실상 감소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학계에 따르면 박현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정인관 숭실대 교수는 한국사회학회가 펴내는 학술지 '한국사회학'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1998년과 2018년에 30∼49세인 남성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계층 이동률이 두 시기 모두 높고 계층 이동 흐름이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한국노동연구원이 수행하는 '한국 노동패널조사' 통계 자료를 활용했으며, 응답자가 14세 무렵일 때 아버지 계급을 출신 계급으로 보고 응답자의 현재 직업을 바탕으로 도달 계급을 판단했다. 표본 수는 1998년에 1천933명, 2018년에 2천959명이었다.

계급은 전문직과 관리직을 포함하는 서비스 계급, 사무직과 판매 서비스업을 포함하는 일상적 비육체 노동자, 피고용자 유무를 막론한 자영업자, 농업 노동자를 포함한 농민, 숙련 노동자, 비숙련 노동자로 나눴다.

이어 서비스 계급은 상층, 일상적 비육체 노동자·자영업자·숙련 노동자는 중층, 농민·비숙련 노동자는 하층으로 다시 계층 구분을 시도했다.

저자들은 "1998년에 84%의 아들들은 출신 계급과 다른 계급에 도달해 있었다"며 "총 이동률은 지난 20년간 거의 변하지 않아서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이 다른 아들의 비율은 82%나 됐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2018년에도 아들 10명 가운데 8명 정도가 출신 계급과 다른 계급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는 여전히 역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더 좋은 계급으로 올라가는 상승 이동률은 1998년에 58%였으나, 2018년에는 47%로 낮아졌다. 수평 이동률은 1998년에 19%, 2018년에 21%로 비슷했다. 하강 이동률은 1998년 7%에서 2018년에는 13%로 증가했다.

이처럼 상승 이동이 줄고 하강 이동이 늘어난 데 대해 저자들은 "부모 계급 구성에서 농민층이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며 "계급의 가장 아래쪽을 차지하는 농민층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2018년에는 상승 이동을 경험할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제한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998년에는 응답자의 59%가 아버지 직업을 농민이라고 답했으나, 2018년에는 그 비율이 26%로 급감했다.

저자들은 6개 계급 중 농민을 제외하고 사회이동 흐름을 살피면 상승 이동률이 1998년 31%에서 2018년에는 36%로 늘어나지만, 하강 이동률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년 사이 출신 계급에 있어 하층 비율의 상당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도달 계급의 최상단을 차지하는 서비스 계급의 증가는 상승 이동의 공간을 어느 정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저자들은 '대수승법층효과 모형 분석'이라는 기법을 통해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의 연관성 정도를 산출하면 1998년이 1이고, 2018년은 0.7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의 연관성 정도가 30% 감소한 것이며, 사회의 개방성 혹은 유동성이 20년 사이에 증가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또 '핵심 유동성 모형'이라는 분석 틀을 적용해도 20년 사이에 화이트칼라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 계급과 일상적 비육체 노동자 계급의 세습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졌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자들은 결론에서 "한국에서 세대 간 상대적 사회이동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계급의 가장 위쪽을 차지하는 서비스 계급의 세습 약화가 상대적 사회이동의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날 위아래로 계층을 오가는 사다리가 끊어져 가고 있다는 일반적 견해와 관련해 특정 집단의 경험이 미디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더 정교한 계급 구분, 세대 간 소득 이동 분석,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들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면 더 정확한 사회이동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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