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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 지피는 종전선언…남북미 동상이몽에 쉽지 않을 듯

송고시간2021-09-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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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방안으로 종전선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종전선언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사실상 끝났지만 법적으로는 중단된 상태인 6·25전쟁을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당사국들이 끝낸다고 선포해 종지부를 찍자는 것이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에 냉기가 감돌면서 동력이 사라졌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다시 언급하고 북한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반응'하면서 단숨에 '핫이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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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화 유인책으로 추진…북, 여지 주지만 제재완화 등 추가 조치 원해

미국, 비핵화 조치없는 종전선언엔 '글쎄'…주한미군 지위 변화 우려

북한, 종전선언 제안에 "좋은 발상"
북한, 종전선언 제안에 "좋은 발상"

(파주=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4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앞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하며 남측이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관계 회복을 논의할 용의까지 있다고 밝혔다. 2021.9.24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한이 미국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방안으로 종전선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종전선언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사실상 끝났지만 법적으로는 중단된 상태인 6·25전쟁을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당사국들이 끝낸다고 선포해 종지부를 찍자는 것이다.

법적으로 전쟁을 완전히 끝내려면 당사국 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하지만, 내용 조율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어 일종의 '정치적 선언'을 먼저 하자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2018년 '한반도의 봄'이 찾아온 이후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종전선언을 강조했다. 종전선언을 하면 북한도 미국의 적대적 의도에 대한 의구심을 접고 비핵화 협상에 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에 냉기가 감돌면서 동력이 사라졌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다시 언급하고 북한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반응'하면서 단숨에 '핫이슈'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빗장을 걸어 잠근 북한을 다시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의 의미가 커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정부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미중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북한도 딱히 종전선언에 거부감이 있지는 않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24일 담화에서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의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의 속내는 다른 데 있다는 분석이 많다.

김 부부장은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간 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전선언을 위해선 적대시정책 철회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담화에서 반복해서 언급한 '이중잣대'는 남측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을 하는데 자신들의 순항·탄도미사일 시험발사만 도발로 규정하는 데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유엔 대북제재를 거스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용인하라는 얘기는 결국 제재를 해제하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북한이 종전선언에 여지를 주면서 궁극적으로는 남한을 움직여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 등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은 종전선언에 대해 열려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적극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미국은 북한이 일단 대화 테이블에 앉으면 종전선언은 물론 제재 완화 등 다양한 신뢰구축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종전선언을 활용할 생각이 당장은 없어 보인다.

한국 정부와 생각이 다른 지점이다.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는 23일(현지시간) 한미연구소(ICAS) 주최 대담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주한미군 주둔이나 한미동맹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잘못된 인상을 북한에 주면 안 된다는 것이 미국의 우려라고 지적했다.

종전선언 이후 북한이 한반도에 더 주둔할 이유가 없다며 주한미군 철수를 강력히 요구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한국 정부는 (북한) 사람들을 테이블에 데려오는 방안으로 유인책을 제공하는 데 있어 우리가 더 빨리 움직이기를 원한다고 본다. 우리의 접근은 그와 다르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은 종전선언을 비핵화 상응 조치로 생각하고 있어 대화 재개 전에 그 카드를 소비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며 "종전선언이 북한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지만, 미국이 쉽게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북한도 알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전협정의 또 다른 당사국인 중국은 지난 22일 외교부 대변인 정례브리핑에서 "관련국들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종전선언 문제를 논의했고 교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bluekey@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F3hW1Atfl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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