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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악한 욕망이 나에게도 있더라…김희선 '무언가 위험한…'

송고시간2021-09-2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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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마저 베어져 붉은 흙이 드러난 이 벌판 마을은 역설적으로 황량한 풍경 덕분에 다시 활기를 찾는다.

거대한 영화 세트장은 실제 화성의 한 지역을 떠올리게 만드는 기이하고 낯선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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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광산이 폐쇄되면서 낙후돼버린 황폐한 외딴 마을 '극동리'. 나무들마저 베어져 붉은 흙이 드러난 이 벌판 마을은 역설적으로 황량한 풍경 덕분에 다시 활기를 찾는다.

화성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화성을 배경으로 한 SF 영화의 촬영지로 선정된 것이다. 붉은 토양이 가득한 마을 공터에는 우주 기지가 설치되고, 엑스트라로 동원된 마을 주민들은 우주복을 입고 벌판을 뛰어다닌다. 가게들의 간판에는 외계 행성의 이미지를 그려 넣었다. 이처럼 거대한 영화 세트장은 실제 화성의 한 지역을 떠올리게 만드는 기이하고 낯선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그러자 그로테스크한 풍경만큼이나 기괴한 일들이 잇달아 일어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끔찍한 사건들을 포함해서다. 한 노인이 작동 중인 전동 드릴에 자신의 이마를 스스로 갖다 대 목숨을 끊는가 하면, 야산에서는 땅에 묻힌 시신들이 발견된다. 사람들의 머리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도 목격된다. 게다가 이 마을의 유일한 어린이 경오는 계속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한다.

추악한 욕망이 나에게도 있더라…김희선 '무언가 위험한…' - 1

기묘한 세계를 형상화해온 김희선의 신작 장편소설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민음사 펴냄)가 그려낸 위험한 세계다.

마을은 활기를 되찾았지만, 뭔가 위험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길한 조짐이 짙어진다. 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깃든 추악한 욕망에 기인한다.

다만 이 더러운 욕심은 한 사람, 또는 일부 악인의 것이 아니다. 소설은 마을 사람 모두의 심중에도, 심지어 책장을 넘기는 독자들의 내면에도 우리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무한하고 위험한 욕망이 잠재해 있다는 사실을 불편하도록 일깨운다.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김희선은 2011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한 약사 소설가다. 소설집 '라면의 황제', '골든 에이지', 장편 '무한의 책',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가 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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