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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해 한시름 덜어 매우 감사합니다"

송고시간2021-09-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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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출신 미등록 외국인(불법체류자) 보나 씨(47)는 17일 남양주 화도체육문화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을 맞고 살색 스티커를 붙인 어깨를 내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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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화도 = 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매우 감사하죠. 안심이고요. 이제 한시름 덜었습니다."

필리핀 출신 미등록 외국인(불법체류자) 보나 씨(47)는 17일 남양주 화도체육문화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을 맞고 살색 스티커를 붙인 어깨를 내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같은 처지의 불법체류자인 부인과 함께 남양주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의 알선으로 백신을 맞은 220명의 미등록외국인 중 한 사람이다.

체육문화센터 3층 강당에 마련된 칸막이로 된 접종실에서 일반 외국인·내국인과 함께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렸다.

신분 노출을 꺼린 듯 대개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마스크를 눈까지 바짝 올린 차림새였다.

동남아인 특유의 커다란 눈망울에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묻어났지만 접종후 소감을 묻는 말에 답하느라 마스크를 벗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보나 씨는 7월말 현재 경기도 광주시 인구(36만명)보다 많은 미등록외국인(39만403명)중 한사람이다. 이들은 각종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며 행정 기관에 미등록인 사실이 드러나면 곧바로 추방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드러내놓고 다닐 수도, 번듯한 직장을 잡을 수도 없는 '투명인간'처럼 살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은 바라지만 고용주의 눈치를 봐야 하고, 보건소에 신청해 신상 정보가 드러날까 봐 엄두를 못 낸다.

미등록 외국인의 백신 접종률은 1.1%(4천명)에 불과하다고 이주단체들은 전했다.

이날 접종은 미등록 외국인이 많은 마석가구단지의 남양주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가 주관이 돼 각국 커뮤니티에서 신청을 받아 일정을 조정하고, 보건소와 연락해 잡았다.

이 센터는 8월부터 이런 방식으로 백신 접종을 추진해 지금까지 400명가량을 접종했다.

이 센터 전진평 사업부장은 "미등록 이주민들이 센터를 신뢰하는 만큼 믿고 신상 정보를 제공하고, 보건소도 신상정보를 유출하지 않고, 경찰서도 정보를 캐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코로나가 확산했을 때는 가장 위험한 집단으로 가장 먼저 검사를 받으라고 강요했다가 백신 접종에서는 가장 뒤늦은 순위로 처졌다"고 말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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