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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 불법 명절 현수막 봐주기 "이제는 바꿔야 한다"

송고시간2021-09-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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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물 관련법 위반인 정치인들의 명절 현수막에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공무원의 하소연이 오히려 되돌아왔다.

추석 명절 연휴 시작을 사흘 앞둔 15일 광주 도심 거리는 정치인이나 정당이 얼굴과 공약을 알리려 내건 현수막으로 뒤덮여 몸살을 앓고 있다.

정치인 명절 인사 현수막이 명절 때마다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6월 나온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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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각종 선거 앞두고 추석 명절 맞아 '공해' 수준 내걸려

선거법 위반 아니지만, 옥외광고물 관련법 위반 '과태료 부과 대상'

광주 도심 뒤덮은 정치인 명절 현수막
광주 도심 뒤덮은 정치인 명절 현수막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정회성 천정인 기자 = 14일 오후 광주 5개구 지역 곳곳에 정치인들의 명절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2021.9.15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정회성 천정인 기자 = "구청장도 명절 현수막 내걸었는데 어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겠습니까. 철거 안 하면 주민들에게, 철거하면 정치인들에게 시달립니다."

옥외광고물 관련법 위반인 정치인들의 명절 현수막에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공무원의 하소연이 오히려 되돌아왔다.

추석 명절 연휴 시작을 사흘 앞둔 15일 광주 도심 거리는 정치인이나 정당이 얼굴과 공약을 알리려 내건 현수막으로 뒤덮여 몸살을 앓고 있다.

광주 5개 구의 주요 교차로에는 비어있는 곳마다 추석 명절 안부와 함께 얼굴과 이름을 알리려는 정치인들의 면면이 인쇄된 현수막이 빼곡히 내걸렸다.

한 교차로에는 10여 장의 현수막에 겹겹이 내걸려 있기도 하고, 3~4장의 현수막이 위아래로 내걸려 건물을 통째로 가린 경우도 있다.

내년 각종 선거를 앞두고 시장·교육감, 구청장, 광역·기초의원에 도전하는 입지자들이나, 현직들이 이름을 알리려고 현수막 게첨에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북구를 제외한 광주 동·서·남·광산구청 구청장들도 예산 200~370만원을 들여 30~50여 장의 명절 인사 현수막을 내걸었다.

정치인 명절 인사 현수막이 명절 때마다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6월 나온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부터다.

대법원은 '정치인의 일상적인 사회적 활동·정치적 활동이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고 해도, 그 행위가 당선·낙선을 도모하는 의사가 표시되지 않는 한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요지로 판결했다.

이에 정치인의 현수막 게시를 사전선거운동으로 처벌했던 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 180일 이전에 정치인의 명절 현수막은 게시를 허용'하는 예외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광주 교차로에 빼곡히 내걸린 명절 현수막
광주 교차로에 빼곡히 내걸린 명절 현수막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4일 오후 광주 남구의 한 교차로에 명절 인사 현수막이 빼곡히 내걸려 있다. 2021.9.15

선거법 위반 시비를 넘겼지만, 관할 구청의 허가 받지 않은 명절 현수막은 현행 옥외광고물법으로는 엄연히 불법이다.

옥외광고물법과 관련 시행령은 허가받지 않은 입간판·현수막·벽보 및 전단을 표시·설치한 자에 대해 5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정치인 명절 인사 현수막도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그러나 광주의 5개 구청은 정치인 명절 인사 현수막에 대해 '관례'라는 이유로 철거와 계도만 할 뿐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광주 5개 구청에 확인한 결과 올해 정치인의 명절 현수막에 대해 계도와 철거만 할 예정이고 과태료 부과는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마저도 계도는 주민 민원이 접수된 곳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철거는 명절 연휴 마지막 날에나 진행될 전망이다.

무분별한 정치인들의 현수막 게첨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광주시는 이번 추석 명절 18~19일, 23~24일 두 차례에 걸쳐 불법 현수막에 대해 특별정비를 해달라고 구청에 요청하고 철거 현황(실적)을 제출받겠다고 했지만, 각 구청은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구청의 한 담당자는 "명절 현수막을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하루에도 수십 차례 접수되고 있다"며 "마지 못해 민원 접수 지역에 대해 자진 철거를 유도하거나 직접 강제 철거를 하기도 하지만, 정치인 쪽에서 역으로 민원을 제기해 중간에서 죽을 맛이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불법 명절 현수막 문제가 명절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정치인 스스로가) 명절 현수막을 걸어야 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뜯긴 명절 인사 현수막
뜯긴 명절 인사 현수막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4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도로에 명절 인사 현수막이 뜯겨 방치돼 있다. 2021.9.15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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