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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953 금성대전투' 어떤 영화길래…미군을 '침략자' 규정

송고시간2021-09-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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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국 영화 '1953 금성대전투'가 상영 허가를 얻은 뒤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승전을 다룬 영화다.

중국이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을 띄우며 내부 결집을 노리는 가운데 나온 애국주의 영화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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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군 나오지 않고 미군 폭격기 맞선 중공군 도강 작전 그려

중국, 미중 갈등 심화 속 '항미원조' 영화·드라마로 내부 결집

지난해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금강천' 포스터[촬영 김윤구]

지난해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금강천' 포스터[촬영 김윤구]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한국에서 중국 영화 '1953 금성대전투'가 상영 허가를 얻은 뒤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승전을 다룬 영화다.

중국이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을 띄우며 내부 결집을 노리는 가운데 나온 애국주의 영화 가운데 하나다.

중국은 자국군이 참전한 한국전쟁을 항미원조라고 부른다.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뜻이다.

문제의 영화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항미원조 기념식에서 연설한 지난해 10월 23일 개봉했다.

원제는 '금강천'(金剛川)이다. 금강산의 금강천에서 벌어진 전투를 그린 영화로 제작비 4억위안(약 680억원)이 투입됐다.

상영시간 121분 동안 한국군이나 북한군은 전혀 나오지 않고 미군과 중공군 사이의 전투만 다뤘다.

'금강천' 포스터 [사진 바이두. 재판매 및 DB 금지]

'금강천' 포스터 [사진 바이두. 재판매 및 DB 금지]

1953년 7월 금성 전투를 앞두고 다음 날 새벽까지 금강천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 중공군이 미군 정찰기와 B-29 폭격기의 공습을 당한다.

고사포로 맞서면서 다리가 파괴되면 다시 고치는 일을 거듭하다 결국 병사들의 몸으로 널빤지를 받쳐 쌓은 다리를 건너 도강에 성공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전투를 중국 보병, 미국 폭격기, 중국 고사포 등의 여러 각도로 나눠서 묘사한다.

다른 병사들이 다리를 건널 수 있도록 목숨을 내던진 고사포 대원들의 희생을 부각하는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희생'(Sacrifice)이다. 미군 조종사들은 나약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몸으로 받쳐 쌓은 나무 다리를 건너가는 마지막 장면 [사진 바이두. 재판매 및 DB 금지]

몸으로 받쳐 쌓은 나무 다리를 건너가는 마지막 장면 [사진 바이두.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는 '1950년 6월 조선전쟁(한국전쟁)이 전면적으로 발발했다'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이어 "9월 15일 미군이 인천에 상륙해 '연합군'의 이름으로 북진했다. 중국의 영토 주권과 생명 안전이 엄중한 위협에 처했다"면서 "침략자의 도발에 직면해 중국 정부는 조선(북한) 정부의 요청을 받고 숙고한 뒤 군대를 보내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북한의 남침은 언급하지 않고 미군을 '침략자'로 규정한 것이다.

이야기는 "오전 5시 7분 부대 전투 인원이 전원 금강천을 통과해 금성 전선에 제시간에 도착했다"는 자막으로 끝난다.

이어 노병의 목소리로 "국가(國歌)에서 부르는 것처럼 우리의 피와 살로 우리의 새로운 장성을 쌓았다"는 내래이션이 나온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는 한국에서 전사한 중국군 유해가 중국으로 송환되는 행사 화면이 함께 나온다.

영화는 '특수부대 전랑(戰狼)' 시리즈 등 애국주의 영화에 많이 출연한 우징(吳京)과 실력파 배우로 꼽히는 장이(張譯) 등이 출연했다.

애국주의 항일 전쟁영화 '팔백'(八佰)의 관후(管虎)와 SF 영화 '유랑지구'의 궈판(郭帆) 등 감독 3명이 공동 연출했다.

입장 수입은 11억2천만 위안(약 2천억원)이었다. 31억 위안(약 5천500억원)을 벌어들인 '팔백'의 기록을 깨고 연간 최고 흥행작이 될 수도 있다는 중국 글로벌타임스 등 관영 매체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

당시 중국 당국이 '금강천'의 단체 관람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는 대만 언론 보도도 있었다.

고사포 발사 장면 [사진 바이두. 재판매 및 DB 금지]

고사포 발사 장면 [사진 바이두.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는 중국 관객들 사이에서 만듦새가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국 평점 사이트 더우반(豆瓣)의 점수는 6.5점에 그쳤다. '팔백'(八佰)이 7.5점을 받은 것과 비교된다.

중국은 미국과 전방위 충돌하면서 지난해부터 '항미원조'를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쏟아내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중국 영화 사상 최대인 13억 위안(약 2천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장진호'가 오는 30일 국경절 황금연휴에 개봉한다.

상영시간 185분의 대작인 이 영화는 한국전쟁의 결정적 전투 가운데 하나인 장진호 전투를 철저히 중국의 시각에서 그렸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개마고원 장진호 일대까지 북진했던 미 해병1사단(1만5천명)이 중공군 제9병단 소속 7개 사단(12만명)에 포위돼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17일만에 극적으로 포위망을 뚫고 철수한 전투다.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이 공동 연출한 영화 '저격수'도 개봉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일에는 한국전쟁 참전 노병 26명의 회고를 담은 다큐멘터리 '1950년, 그들은 젊었다'가 개봉했으며 드라마 '압록강을 건너다'도 작년 중국중앙방송(CCTV)에서 방영됐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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