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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독특한 그리스 신화…뮤지컬 '하데스타운'

송고시간2021-09-0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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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원형 경기장을 연상시키는 무대.

이곳은 가난한 예술가 오르페우스가 일하는 기차역 음악 클럽이다.

어느 날 바람처럼 떠돌던 여인 에우리디케가 나타나고, 오르페우스는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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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인력 있는 스토리·연기·노래로 꾸민 무대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장면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장면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그리스 원형 경기장을 연상시키는 무대. 이곳은 가난한 예술가 오르페우스가 일하는 기차역 음악 클럽이다. 어느 날 바람처럼 떠돌던 여인 에우리디케가 나타나고, 오르페우스는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인간이 사는 지상은 춥고 배고프다.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 때문이다.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는 봄과 여름을 지상에 머물며 온기와 풍요를 가져다주는 신이지만 하데스는 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그녀의 귀가를 마음대로 앞당겨버린다.

지하에서 광산을 운영하는 하데스는 아내를 위해 지하세계를 따뜻하게 덥히고 전선을 깔아 환하게 불을 밝히지만, 아내의 눈에는 이 모든 것이 이상하다. 이에 실망한 하데스는 자신의 공간에 만족해할 사람을 찾아 지상에 올라오고,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에우리디케에게 하데스타운행 열차 티켓을 건넨다. 에우리디케는 열차에 오르고, 하데스와 돌이킬 수 없는 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오르페우스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하데스타운으로 향한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장면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장면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9년 제73회 토니상 최우수작품상과 제62회 그래미상 최고 뮤지컬 앨범상을 받은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미국 브로드웨이 밖에서는 전 세계 최초로 지난 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당초 지난달 24일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출연진과 스태프가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개막이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작품은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신화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이자 음악가인 오르페우스는 가난한 웨이터로, 저승의 신인 하데스는 광산을 운영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인물로 등장한다. 또 에우리디케는 노래만으로는 가난과 추위를 피할 수 없다며 스스로 지하 세계로 향하는 주체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천신만고 끝에 하데스타운에 도착한 오르페우스는 하데스에게 아내를 풀어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하데스는 지하 세계의 모든 것은 자신의 소유라며 거부한다. 오르페우스는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이에 감동한 하데스는 에우리디케를 풀어준다. 단, '뒤돌아보지 말라'는 조건이 붙는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고 했던가. 지상으로 돌아가던 중 의심은 커져가고 결국 오르페우스는 뒤를 돌아본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장면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장면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은 전반적으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도 담아냈다. 바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이야기다. 하데스는 지상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조건으로 인간들과 불공정한 계약을 맺고, 노동력을 착취한다.

극에서 오르페우스는 "판을 짜놓은 자는 공정하다 말하지. 패를 돌리는 자는 가슴에 손을 얹고 온갖 술수를 쓰며 우릴 속여 넘기지…함께라면 누구보다 강하리라 믿어. 저들만의 진실은 인정하지 않을 거야"라며 일꾼들을 선동하고, 하데스에게 항변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눈길을 끄는 것은 새롭고 독특한 형식이다. 극이 시작됨과 동시에 모든 등장인물과 밴드가 무대에 오르고, 신화 속 제우스의 전령인 헤르메스는 재즈 클럽의 사회자인 듯 내레이터로서 극을 이끌어간다.

'하데스타운'은 노래와 음악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성스루 뮤지컬'(sung-through musical, 시작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뤄진 뮤지컬)이다. 총 37곡의 넘버(노래)는 아메리칸 포크와 블루스, 재즈가 뒤섞인 독특한 스타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장면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장면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연진은 우리나라 뮤지컬계 실력파들로 꾸려졌다. 조형균·박강현·시우민이 오르페우스, 최재림·강홍석이 헤르메스, 김선영·박혜나가 페르세포네, 김환희·김수하가 에우리디케, 지현준·양준모·김우형이 하데스를 연기한다.

이날 공연에서 박강현은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순수한 오르페우스를 연기했고, 김수하는 특유의 가창력으로 관객을 전율케 했다. 또 헤르메스 역의 강홍석과 운명의 여신 역의 이지숙·이아름솔, 박가람은 극의 서사를 매끄럽게 이어주는 돋보이는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공연은 내년 2월 27일까지 진행된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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