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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먹자' 택배노조 대화방 논란…유족, 법적대응 예고(종합)

송고시간2021-09-03 19:02

택배점주 추모 현수막 밑 배송거부택배 사진…'고인 비난' 논란

대리점연합회 "노조가 고의로 했다"…택배노조 "연합회 행위 의심"

김포 택배대리점주 추모 현수막 밑에 놓인 배송거부 택배 사진
김포 택배대리점주 추모 현수막 밑에 놓인 배송거부 택배 사진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포=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김포 택배대리점주와 관련, 택배노조원들이 점주의 대리점을 뺏으려 했던 내용의 대화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서 나눈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 노조 임원은 대화창에 '여기 계시는 노조 동지분들때문에 A씨가 일단 대리점 포기를 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투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라고 썼다.

모 노조원은 'A씨는 보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할 듯합니다. 더 힘내서 대리점 먹어봅시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다른 노조 SNS에서는 A씨에 대해 욕설을 하는 글도 올라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리점을 먹어보자거나 욕설을 한 대화글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나 이는 모두 노조원들만 있는 SNS 대화방에만 게재된 내용"이라며 "노조가 A씨 대리점을 차지하려 했다면 입찰에 직접 참여했을 텐데 그런 정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노조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거친 대화 내용을 올린 것이지 이를 직접적으로 A씨에게 한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국택배노조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A씨에게 폭언·욕설 등 내용은 없었고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일부 조합원이 A씨가 참여한 SNS 대화창에서 A씨를 조롱하며 괴롭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택배 배송 거부 등 노조원들의 쟁의 행위는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은 개인 채무 문제와 CJ대한통운이 대리점 포기를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왜 모든 책임을 노조에만 돌렸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반면 택배대리점연합회는 "A씨는 노조원들이 자신들만의 대화창에서 욕설을 하고 압박하는 대화를 나눈 것을 알고 있었다"며 "A씨가 유서에 노조원들을 지목해 적은 것은 직·간접적으로 자신을 압박한 것에 대한 원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택배노조는 노조원들이 택배 배송을 거부한 행위가 정당한 쟁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택배 당일배송 거부는 명백한 계약위반 행위"라며 "유족과 함께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30일 김포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그는 유서를 통해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되었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고 심경을 밝히며 노조를 원망했다.

극단 선택 택배대리점주 추모 택배차량 행렬
극단 선택 택배대리점주 추모 택배차량 행렬

(김포=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2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 인근 도로에 40대 택배대리점주 A씨를 추모하는 택배차량이 줄지어 정차돼 있다. A씨는 노조를 원망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지난달 3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21.9.2 tomatoyoon@yna.co.kr

이와 함께 대리점주 사이에서는 강원도 한 대리점의 사진이 고인을 비난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며 문제 삼았다.

이 사진에는 건물 외벽에 걸린 김포 택배대리점주 A씨 추모 현수막 밑에 배송 거부 택배 상자 5개가 놓여 있는 장면이 담겼다.

택배대리점연합회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소속 노조원들이 고의로 이들 상자를 현수막 밑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대리점연합회는 해당 대리점 운영 관련 갈등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밝힐 수는 있지만, 고인이 된 A씨를 이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택배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A씨의 명복을 빌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타지역 노조원들은 이를 비난하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해당 대리점에 운영상 요구사항을 얘기할 수는 있으나 이런 식의 의사표시는 비난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전국택배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 노조원들이 상자를 가져다 놓은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택배대리점연합회의 주장에 반박했다.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는 "사진을 확보해 조사한 결과 해당 대리점 노조원이 이 같은 행위를 한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택배대리점연합회가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고의로 해당 상자들을 가져다 놓고 사진을 유포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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