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홈스쿨링' 김서진 "학교 다니지 않았지만, 목표는 야구 선수"

송고시간2021-08-30 13:48

beta

'야구는 단체 스포츠'라는 정의도, 시대가 바뀌면 구문이 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홈스쿨링'으로 공부하고, '개인 자격'으로 야구를 배운 선수가 등장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는 프로야구 스카우트들도 트라이아웃이 열린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참가자' 김서진(17)의 이름을 본 뒤 "대체 누굴까"라고 서로 물었다.

요약 정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줄인 '세 줄 요약' 기술을 사용합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제공 = 연합뉴스&줌인터넷®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 참가…"딕슨 마차도 만나고 싶어"

타격하는 김서진
타격하는 김서진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30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 아웃'에서 김서진이 타격 테스트를 받고 있다. 2021.8.30 xanadu@yna.co.kr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야구는 단체 스포츠'라는 정의도, 시대가 바뀌면 구문이 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홈스쿨링'으로 공부하고, '개인 자격'으로 야구를 배운 선수가 등장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는 프로야구 스카우트들도 트라이아웃이 열린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참가자' 김서진(17)의 이름을 본 뒤 "대체 누굴까"라고 서로 물었다.

그의 이력서는 '과거의 것'과 달랐다. 2004년 2월생인 그는 검정고시로 고교 졸업장을 땄다.

2020년 독립리그 빠따형 야구단에 잠시 몸담았지만, '나이 제한'으로 독립리그 경기에는 뛰지 못했다.

올해에는 '소속 없이' 개인 훈련을 했다.

KBO리그를 누비는 선수들에게 '나 홀로 훈련'은 매우 낯설다.

초등학교 야구부 혹은 리틀야구단에 속해서 야구를 시작해 중학교,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실력을 키워 프로에 도전하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하지만 유일한 길은 아니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가 2차 10라운드 95순위로 지명한 투수 한선태는 한 번도 '학교 엘리트 야구부'에서 뛰지 않았다.

성인이 된 후에 사회인 야구를 하던 한선태는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하며 '직업 야구 선수'의 길을 걸었고,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수비하는 김서진
수비하는 김서진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30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 아웃'에서 김서진이 수비 테스트를 받고 있다. 2021.8.30 xanadu@yna.co.kr

김서진이 걷는 길은 한선태와도 다르다.

김서진은 아예 학교에 다닌 적이 없다.

트라이아웃이 끝난 뒤 만난 김서진은 "나는 초등학교도 가지 않고 홈스쿨링을 했다"고 했다.

검정고시를 통과한 문서상 '고졸'이지만, 입학조차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3학년 나이'인 만 9살 때 분당구 리틀야구팀에 들어가 3년 동안 기초를 배우긴 했지만, 이후 2020년 빠따형 야구단에 '훈련시설을 쓰는 선수'로 합류하기까지는 어느 팀에도 소속된 적이 없다.

야구는 공수가 갈리고, 팀에서도 내·외야수, 투수와 포수 등 각자의 포지션이 있다.

많은 사람이 '소속팀이 없이는 야구를 본격적으로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그러나 김서진은 "야구는 팀 스포츠지만, 개개인의 능력도 중요하다. 야구 서적, 유튜브 등을 보면서 개인 기량을 키우고자 노력했다"며 "함께 훈련해야 하는 부문은 실내 훈련장과 야구 아카데미 등에서 배웠다"고 전했다.

2022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김서진
2022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김서진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30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 아웃'에 참가한 김서진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작은 성과를 낸 적도 있다.

김서진은 "더 어릴 때는 바이올린과 야구를 병행했다. 부모님께서 '혼자 야구를 배울 수 있을까'라고 걱정하신 적도 있다"며 "14살 때 김용달배 파워홈런더비 대회에서 3위를 하자 '원하는 걸 한 번 해보라'고 응원해주셨다"고 떠올렸다.

김서진 자신이 정한 포지션은 내야수다.

그는 "어깨는 강한 편"이라며 "유격수를 주 포지션으로 하고, 3루수와 2루수 훈련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연히 그의 롤 모델로 내야수다.

김서진은 "뉴욕 메츠의 하비에르 바에스, 롯데 자이언츠의 딕슨 마차도를 좋아한다"며 "마차도 선수는 정말 수비를 잘한다. 꼭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과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의지는 누구보다 강하다.

김서진은 "지금은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 외에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9월 13일에 열리는 2022 KBO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이름이 불리지 않아도 좌절하지 않을 생각이다.

김서진은 "이번에 프로구단에 지명되지 않으면 독립구단에 들어가서 더 실력을 쌓은 뒤, 다시 프로행에 도전할 생각"이라며 "나는 더 성장할 자신이 있다"고 밝게 웃었다.

김서진이 꿈을 이룬다면, 야구 소년이 KBO리그에 닿는 새로운 길이 열린다.

jiks79@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