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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서 4∼5㎝ 가래떡 억지로 먹여 중증장애 아들 사망"

송고시간2021-08-2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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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보낸 20대 아들이 뇌사 판정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아버지 장모씨는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설 측에 아이가 싫어하면 음식을 먹이지 말라고 분명히 당부했었다"며 "그런데도 (직원들은) 마치 아이를 범죄자 다루듯이 드잡이를 하며 강제로 식사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시설 폐쇄회로(CC)TV를 보니 음식을 먹기 싫어서 씹지도 않고, 울면서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아이를 계속해 끌어다 놓고 강제적으로 음식을 먹이더라"며 울분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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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뺨 때리는 거부 의사에도 어깨 누른 상태로 먹여…유족 울분

정규 식단과 다른 음식 먹인 정황…시설 종사자 2명 업무 배제

복지시설 폐쇄회로(CC)TV에 담긴 식사 장면
복지시설 폐쇄회로(CC)TV에 담긴 식사 장면

[사망 장애인 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기도에서 음식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김밥과 떡이 나왔는데, 의사는 4∼5㎝ 크기의 가래떡이 기도 폐쇄의 주요 원인 같다고 했습니다".

인천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보낸 20대 아들이 뇌사 판정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아버지 장모씨는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설 측에 아이가 싫어하면 음식을 먹이지 말라고 분명히 당부했었다"며 "그런데도 (직원들은) 마치 아이를 범죄자 다루듯이 드잡이를 하며 강제로 식사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1급 중증장애인인 아들 A씨가 1주일에 3번,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이 복지시설에 머물렀다고 했다.

A씨와 같은 중증장애인들의 바깥 활동이 여의치 않은 현실에서 복지시설을 다니면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장씨는 "원장님께 내원 목적을 말씀드리고 집에서 잘 챙겨서 음식을 먹이니 시설에서는 아이가 싫어하면 음식을 먹이지 말라고 했고, 직원들에겐 아들이 김밥을 싫어한다고도 누차 말했지만, 그날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설 폐쇄회로(CC)TV를 보니 음식을 먹기 싫어서 씹지도 않고, 울면서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아이를 계속해 끌어다 놓고 강제적으로 음식을 먹이더라"며 울분을 삼켰다.

복지시설 폐쇄회로(CC)TV에 담긴 응급처치 모습
복지시설 폐쇄회로(CC)TV에 담긴 응급처치 모습

[사망 장애인 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CTV에는 A씨가 지난 6일 오전 11시 39분부터 44분까지 5분가량 자신의 뺨을 때리는 등 식사를 원치 않는 듯한 행동을 보이다가 시설 종사자에게 이끌려 온 뒤 식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종사자들이 A씨의 어깨를 팔로 누른 상태로 떡볶이와 김밥 등 음식을 먹이는 모습과, A씨가 재차 음식을 거부하고 다른 방으로 이동한 뒤 쓰러지는 장면도 나온다.

사고 당시 A씨 주변에는 식사를 돕는 시설 종사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는 "여직원은 4∼5㎝ 크기의 가래떡 형태의 떡볶이를 물에 담그거나 잘게 자르는 과정도 없이 3개를 연거푸 먹였다"며 "남직원은 아이의 아랫배를 때리며 폭력까지 썼다"고 주장했다.

해당 복지시설이 당일 예정된 식단과 달리 김밥과 떡볶이 등의 음식을 A씨와 다른 장애인들에게 제공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복지시설의 8월 식단표에는 6일 자 식사로 소고기미역국, 소불고기, 계란찜, 상추쌈 등이 적혀 있지만, A씨의 기도에서 나온 음식물은 떡볶이와 김밥이었다.

유족 측은 정규 식단을 두고 장애인들이 한입에 먹기 어려운 김밥이나 점성이 강한 가래떡 형태의 떡볶이 등 중증장애인이 섭취하기 부적합한 음식이 제공됐다고 지적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점심 식사 중 쓰러져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음식물로 인한 기도 폐쇄가 있었다는 의사 소견에 함께 뇌사 판정을 받은 뒤 6일간 연명치료를 받다가 지난 12일 끝내 숨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글
청와대 국민청원 글

[청와대 국민청원 인터넷 게시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은 A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했으며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

장씨가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며 올린 국민청원 글은 이날 현재 1만7천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으며, 사전 동의 100명이 넘어 관리자가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장씨는 "직원들의 행위를 볼 때 사고 당일 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강제로 음식을 먹이는 학대가 있었을 것"이라며 "장애인의 행동 패턴과 습성을 고려하지 않고 편의만을 위해 굴복, 복종시키려 했던 시설과 시설 직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연수구는 A씨 사망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이나 학대 피해가 있었는지 인천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시설 종사자 2명을 업무에서 배제한 상태다.

연수구 관계자는 "시설 측에서는 장애인기관 조사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른 처분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며 "유족분들께는 유감스럽고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라고 말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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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tCnZZtKA7V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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