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 "레오가 때릴 때, 웃음이 나온다"
송고시간2021-08-19 08:18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남자프로배구 석진욱(45) OK금융그룹 감독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31·등록명 레오)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씩 웃었다.
"레오가 공을 때릴 때마다 웃음이 나옵니다."
행운의 구슬 추첨으로 영입한 '1순위 외국인 선수' 레오의 모습에 석진욱 감독과 OK금융그룹은 크게 고무돼 있다.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를 치르는 중인 18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만난 석 감독은 "레오의 몸 상태가 정말 좋다. 훈련할 때도 적극적"이라며 "예전에 삼성화재에서 함께 뛸 때 레오는 '시키는 것'만 했다. 이제는 알아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정도로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레오는 V리그에서 서브 리시브를 하지 않았다. 중국과 아랍에미리트 리그에서 수비에도 가담하며 배구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며 "예전처럼 높은 타점에서 공을 때리지는 않지만, 지금도 공 때리는 걸 보면 웃음이 나온다. 정말 잘 때린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OK금융그룹은 5월 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구슬 추첨을 통해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KOVO는 지난 시즌 최종 성적을 기준으로 7위 삼성화재 35개, 6위 현대캐피탈 30개, 5위 한국전력 25개, 4위 KB손해보험 20개, 3위 OK금융그룹 15개, 2위 우리카드 10개, 1위 대한항공 5개씩 구슬을 할당하고, 추첨으로 지명 순서를 정했다.
OK금융그룹은 10.7%(140개 중 15개)의 낮은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다.
OK금융그룹이 1지명권을 얻는 건 이변이었다. 이후 행보는 예상이 가능했다.
무대에 오른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레오'를 호명했다.
쿠바 출신의 레오는 2012-2013시즌 자유계약선수로 삼성화재에 입단해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까지 총 3시즌 동안 활약했다.
레오는 V리그 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레오가 V리그에 뛰는 동안 득점왕은 모두 레오의 차지였다.
레오는 2012-2013,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도 수상했다. 그러나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삼성화재가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에 패했고, 레오도 아쉬움을 안고 코트를 떠났다.
석진욱 감독은 2012-2013시즌 현역 선수로 레오와 함께 뛰었다. 2014-2015시즌에는 OK저축은행 수석 코치로, 레오 방어책을 고민했다.
2021-2022시즌에는 레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OK금융그룹 사령탑이다.
감독과 선수로 만난 석 감독과 레오 사이에는 온기가 돈다.
석 감독은 "레오가 한국에 들어온 뒤 체중이 불어 100㎏이 넘었다.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 살이 찐 것 같다"면서도 "이런 모습까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팀 적응을 마친 레오는 10월 16일 V리그 개막을 기다린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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