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Abroad] 그곳에 가면 나도 '자연인'…필리핀 여행지 2選

살아있는 원시 자연의 보고(寶庫)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7천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은 살아있는 원시 자연의 보고(寶庫)다.

세계 휴양지 톱 10에 선정됐던 시아르가오(Siargao) 섬은 아직도 야생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마숭이 지오리저브(Masungi Georeserve)는 과도한 벌목과 채석장 운영으로 파괴됐다가 최근 복원에 성공한 자연생태 보호구역이다.

마숭이 지오리저브의 행잉 브리지 [필리핀관광청 제공]
마숭이 지오리저브의 행잉 브리지 [필리핀관광청 제공]

◇ 최적의 서핑 명소, 시아르가오

국내 여행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여행지 시아르가오 섬이 최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800㎞ 떨어져 있는 수리가오 델 노르테 주에 있는 이곳은 알고 보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서핑 명소다.

눈물 모양처럼 생긴 이 섬은 때 묻지 않은 청정 자연에 쾌적한 날씨까지 전 세계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최근엔 시사잡지 타임이 선정한 '2021년 세계 100대 명소'에 올랐다.

패션 잡지 '보그 파리'는 '2021년 세계 여름 휴양지 톱 10'에 이 섬을 포함했다.

시아르가오 해변과 서퍼 [필리핀관광청 제공]
시아르가오 해변과 서퍼 [필리핀관광청 제공]

시아르가오에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끈 것은 바로 파도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서핑을 즐길 수 있을 만큼 파도가 강하기 때문에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필수 방문 코스다.

많은 서핑 스폿이 있으며 그중에 32곳은 오직 배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가장 유명한 서핑 장소는 '클라우드 나인'이라는 곳으로, 매년 전 세계 서핑 고수들이 찾아온다.

특히 새벽과 해 질 무렵에 좋은 파도가 들어와 이때 서핑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다. 이곳에서는 매년 시아르가오컵 등 세계적인 서핑 대회가 열린다.

서핑 초·중급자들을 위한 장소도 있다. '재킹 호스'는 초급자도 쉽게 서핑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호핑투어 도중 다쿠 섬을 찾은 관광객들[필리핀관광청 제공]
호핑투어 도중 다쿠 섬을 찾은 관광객들[필리핀관광청 제공]

시아르가오는 서핑 외에도 즐길 거리가 다채롭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섬에서 섬으로 이동하는 아일랜드 호핑투어다.

이곳에 마련된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네이키드 아일랜드 등 3개 섬을 둘러볼 수 있다.

네이키드 아일랜드는 바다 위에 쌓인 모래로 형성된 섬으로, 벌거숭이 섬으로도 불린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라 이색적이고 신비로운 느낌마저 든다.

큰 바위들로 둘러싸인 자연 수영장 '마푸푼코 락 풀' [필리핀관광청 제공]
큰 바위들로 둘러싸인 자연 수영장 '마푸푼코 락 풀' [필리핀관광청 제공]

시아르가오에는 천연 수영장이 있다. '마푸푼코 락 풀'은 큰 바위들로 둘러싸인 자연 수영장으로, 열대우림과 어우러진 모습이 매력적이다.

동굴 내부에 만들어진 특별한 수영장도 있다. '타양반 케이브 풀'은 동굴을 통해야만 갈 수 있는 비밀 수영장이다.

동굴 길을 15분가량 헤치고 가면 바위와 맹그로브 나무로 둘러싸인 에메랄드빛의 천연 수영장이 보인다.

◇ 생태관광지로 부활한 마숭이 지오리저브

마숭이 지오리저브의 행잉 브리지 [필리핀관광청 제공]
마숭이 지오리저브의 행잉 브리지 [필리핀관광청 제공]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생태관광지 마숭이 지오리저브는 수십 년간 버려진 땅이었다.

리잘 주의 시에라 마드레산맥 자락에 자리 잡은 이곳은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아름드리 활엽수가 무성했지만, 불법 벌목꾼들의 과도한 산림 채취로 초토화됐고 난립한 채석장의 발파 소음으로 생태계도 무너졌다.

그러나 훼손된 자연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정부와 환경단체의 부단한 노력으로 20년이 흐른 현재, 이 지역은 열대우림이 우거진 생태관광지로 거듭났다.

약 6천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카르스트 지층도 발견돼 볼거리는 더 늘어났다.

마숭이 지오리저브의 플로팅 코티지 [필리핀관광청 제공]
마숭이 지오리저브의 플로팅 코티지 [필리핀관광청 제공]

마숭이 지오리저브는 개발로 서식지를 잃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안락한 서식처가 되고 있다.

400∼600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필리핀 뿔매', 쌀알 크기만큼 작은 달팽이 '마이크로 스네일', 야행성인 '루손섬 구름쥐', 물감을 칠한 듯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필리핀 사탕앵무', 희귀종인 '필리핀 긴꼬리원숭이' 등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동물들이 살고 있다.

이곳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동·식물 중 상당수가 필리핀 고유종이다.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 위에 설치된 거미줄 모양의 구조물에서 한 트레킹 참가자가 누워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필리핀관광청 제공]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 위에 설치된 거미줄 모양의 구조물에서 한 트레킹 참가자가 누워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필리핀관광청 제공]

이곳은 차별화된 지질 트레킹이 매력이다. 6년 전 개발된 트레킹 코스는 동·식물의 섭생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 가운데 '디스커버리 트레일'은 전문 산악가이드와 함께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 사이사이에 있는 명소를 돌아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필리핀에서 가장 큰 호수인 '라구나 데 베이'가 내려다보이는 거미줄 모양의 구조물이다.

무서움을 극복하고 한 발짝 내디디면 아찔한 높이에서도 거미줄에 편안하게 누워 있는 내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어 '인생 샷'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딜레니아 필리피넨시스 꽃. 필리핀 고유 수종으로,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필리핀관광청 제공]
딜레니아 필리피넨시스 꽃. 필리핀 고유 수종으로,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필리핀관광청 제공]

'레거시 트레일'은 숲의 복원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코스로, 트레킹 도중 나무를 심거나 나무 가꾸는 일에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마숭이 지오리저브는 방문객 수를 철저하게 조절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방문이 가능하다.

시아르가오에서 맛볼 수 있는 스시 [필리핀관광청 제공]
시아르가오에서 맛볼 수 있는 스시 [필리핀관광청 제공]

◇ Information

▲ 시아르가오 가는 방법

인천에서 마닐라 또는 세부로 간 뒤, 필리핀 국내선을 타고 60∼90분가량 비행해야 한다.

▲ 마숭이 지오리저브 가는 방법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 도심에서 동쪽으로 47km 떨어진 곳에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 메트로 마닐라에서 마르코스 고속도로를 따라 멋진 경치를 구경하면서 약 75∼90분가량 이동하면, 마숭이 지오리저브에 도착한다.

▲ 마숭이 지오리저브 트레킹 코스

트레킹 코스에는 가이드가 동행한다. 간식과 가벼운 가방이 제공되지만, 식수는 사전에 준비하자. 디스커버리 트레일과 레거시 트레일 모두 3∼4시간이 소요된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9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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