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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연애', 한국 예능에서 허락된 최고의 자극과 오지랖

송고시간2021-08-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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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혼했어요'(TV조선)부터 '체인지 데이즈'(카카오TV)까지 헤어진 커플들을 다시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게 연애 리얼리티의 트렌드가 됐다.

티빙의 '환승연애'는 '끝판왕'이라 부를 만하다.

비연예인들이 출연하는 '환승연애'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살면서 지나간 사랑을 되짚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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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심리 묘사 등 영리한 연출…선정성 비판은 지속"

환승연애
환승연애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우리 이혼했어요'(TV조선)부터 '체인지 데이즈'(카카오TV)까지 헤어진 커플들을 다시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게 연애 리얼리티의 트렌드가 됐다. 그중에서도 티빙의 '환승연애'는 '끝판왕'이라 부를 만하다.

비연예인들이 출연하는 '환승연애'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살면서 지나간 사랑을 되짚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출연자들은 서로 자신이 누구의 '엑스'(EX, 전 연인)인지 밝히지 않는다. 전 연인끼리 다시 잘될 수도 있지만, 전 연인이 다른 사람과 교제하는 것을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 출연자는 물론 시청자들의 긴장감과 짜릿함도 극대화할 수밖에 없는 포맷이다. 친구처럼 지내는 전 연인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고, 저마다 사연이 다양한 만큼 관계성이 한결 복잡한 것도 재미 요소다.

여기에 '과몰입'을 부르는 것은 패널들이다. 래퍼 사이먼 도미닉, 개그맨 이용진, 배우 김예원, 가수 겸 배우 유라는 다른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패널과 비교하면 적극적으로 출연자들의 관계에 개입한다.

표면상으로는 '스토리텔러'이지만, 출연자들의 관계에 개입하고 싶어 안달이 난 시청자들을 대신해 출연자들의 새로운 사랑을 응원하기도 하고, 전 연인과 재결합을 바라는 모습에 혼란스러워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표현을 통해 몰입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환승연애'는 출연자들과 패널, 그리고 연출의 활약에 힘입어 최근 유튜브에서 누적 조회 수 1천만 뷰를 넘기며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보면서 괴롭지만 몰입할 수밖에 없는 콘텐츠라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다.

온라인에서는 "프로그램 제목 환승연애에서 현실연애로 바꾸자. 초성도 같은데"('@ohzz***'), '남의 연애에 과몰입하며 눈물이 줄줄 흐른다'(익명의 다음카페 이용자) 같은 반응이 쏟아진다.

환승연애
환승연애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화제성으로 따지면 프로그램 인기는 물론 기획의 영리함을 부정할 수 없는 콘텐츠이지만, '바람직함'으로 따진다면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환승연애'는 일부 국가와 달리 커플 간 스킨십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없는 한국 예능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포맷을 취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15일 "'환승연애'는 대한민국에서 허락되는 가장 극단적인 자극을 선택한 '짝짓기 프로그램'"이라며 "발상 자체는 '체인지 데이즈'와 다를 바 없지만 출연자와 패널의 반응으로 좀 더 진지하게 포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포장 여부이지 콘텐츠는 뻔하므로 의미를 둘 만한 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심리 변화 묘사로 자극적인 틀들을 중화하려는 노력은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설정 자체가 굉장히 자극적이라 보기 불편한 면들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공감했다.

하지만 '환승연애' 같은 류의 콘텐츠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진실한 연애가 점점 어려워지는 사회 구조 속에서 대리만족을 만끽할 수 있고, '네이트판' 등 온라인 커뮤니티의 유구한(?) 역사에서도 확인된 '오지랖 DNA'를 최대한 끄집어낼 수 있는 포맷인 덕분이다. '체인지 데이즈' 역시 누적 3천만뷰를 기록 중이다.

김 평론가는 "직접 나서서 연애에 부딪히는 건 두려워하는 경우가 늘면서 낭만이 많이 사라졌다. 나는 위험을 피해 이불 속에 있지만 이불 속에서 위험한 연애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감정 이입도 하고 중재자가 돼 훈수도 둘 수 있으니 과몰입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환승연애'의 공감과 몰입을 넘어 종착역은 어디에 있을까. 한 트위터 사용자('@luvi***')의 감상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빠를 다시 만날 수도 없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도 없고, 그냥 여기서는 아무와도 잘 될 수 없고."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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