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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 안 맸네?'…고의 살인 증거일까 착용하라는 주의일까

송고시간2021-08-0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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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렌터카로 음주운전을 하다 여자친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와 관련해 검찰과 변호인 측이 사고의 '고의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었다.

제주지법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9일 오후 3시 201호 법정에서 살인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34·경기)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2019년 11월 10일 오전 1시께 제주시 한림읍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렌터카를 몰고 가다 사고를 내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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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중 여친 숨지게 한 30대 살인 혐의 공판서 공방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에서 렌터카로 음주운전을 하다 여자친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와 관련해 검찰과 변호인 측이 사고의 '고의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었다.

제주지법
제주지법

[연합뉴스TV 제공]

제주지법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9일 오후 3시 201호 법정에서 살인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34·경기)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2019년 11월 10일 오전 1시께 제주시 한림읍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렌터카를 몰고 가다 사고를 내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8%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블랙박스에는 A씨가 차에서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음이 울리자 여자친구인 B씨에게 "안전벨트 안 맸네?"라고 한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검찰과 변호사 측은 이 음성에 대해 각기 다른 주장을 펼쳤다.

검찰은 "A씨가 B씨에게 '안전벨트 안 맸네?'라고 했고, B씨가 '응'이라고 대답하자 A씨는 곧바로 차 속도를 올렸다"며 "이는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한 뒤 무리한 주행을 해 고의로 사고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A씨 변호사는 "피고인이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음이 울리자 B씨에게 '안전벨트 안 맸네?'라고 말 한 뒤 20여 초가 지나서야 사고가 났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다면, 피해자에게 안전벨트를 착용하라고 주의를 줄 필요도 없었다"고 변론했다.

아울러 검찰과 변호사 측은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나온 내용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제주경찰청 강병훈 교통조사계 경위가 작성한 사고 차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하기 3초 전까지 A씨는 자동차 가속 페달을 97.7% 밟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속도는 시속 108㎞였다. A씨는 사고 2.5초 전에 가속 페달을 2.5%만 밟았다가 1.5초 전 55.7% 밟은 후 사고 1초 전에야 가속 페달을 전혀 밟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속도는 사고 직전까지 시속 114㎞까지 올랐다가 사고 0.1초 전 시속 92㎞로 감속됐다.

강 경위는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지 않아도 가속 탄력성이나 주행 장소의 각도에 따라 감속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씨가 브레이크를 밟은 시점은 사고 0.5초 전이다. 이 시점에 자동차 ABS 브레이크 신호도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경위는 "ABS 브레이크 작동 조건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대답할 수 없다"면서도 "주로 급제동 또는 눈 등으로 도로가 미끄러웠을 경우 작동할 가능성이 크고 ABS 브레이크가 작동되기 전 운전자나 동승자가 미리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A씨 변호사는 "분석 자료를 보면 A씨는 사고 전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감속이 되지 않은 것으로, 사고 바로 직전에는 브레이크도 밟아 ABS 브레이크까지 작동했다"고 말했다.

A씨 변호사는 특히 "시속 114㎞로 1.5초를 달리면 45m를 이동하는 점을 미뤄봤을 때 사고 1.5초 전 A씨가 다시 가속 페달을 밟은 점을 문제 삼으려면 A씨가 사고 지점 45m를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했지만, 이는 사실상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사고 발생 2.5초 전 가속 페달에서 발을 거의 뗐다가 갑자기 1.5초 전에 다시 밟은 점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며 "또 현장 조사 결과 내리막 때문이 아니라 가속 페달을 밟았기 때문에 속도가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미국산 고성능 차로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속도가 붙는다"며 "또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가로등도 있어 실제 육안상 충분히 현장이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 경위는 "이 분석 자료에는 운전자의 행동 자체만 기록됐다"며 "고의성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3차 공판은 오는 9월 13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린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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