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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결산] ④ '함께 살아가는 방법'…메달보다 값진 도쿄 영웅의 품격

송고시간2021-08-0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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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많은 선수가 정신적, 물리적인 고통에 시달렸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는 2021년 여름,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이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은 전 세계에 감동을 전파했다.

7월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100㎏급 결승이 끝난 뒤, 조구함의 오른손을 본 많은 팬이 '올림픽 정신'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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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조구함, 자신을 이긴 상대 손 들며 품격 있는 '축하'

휠체어 거부하고 투혼의 93초 200m 레이스 펼친 존슨-톰프슨

한쪽 팔로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한 탁구 파르티카

[올림픽] 조구함, 품격 있는 마무리
[올림픽] 조구함, 품격 있는 마무리

7월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100kg급 결승 경기에서 한국 조구함이 일본 에런 울프에게 금메달을 내준 뒤 관중석을 향해 함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올림픽을 완주한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많은 선수가 정신적, 물리적인 고통에 시달렸다.

닫힌 훈련장 문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기약 없는 기다림에 조바심도 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는 2021년 여름,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이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은 전 세계에 감동을 전파했다.

선수들은 자신들도 겪었던 '시대의 아픔'에 시달리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스포츠라는 언어로 치유의 메시지를 전했다.

'왜 우리들의 삶에 올림픽이 필요한지' 증명하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나왔다.

7월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100㎏급 결승이 끝난 뒤, 조구함의 오른손을 본 많은 팬이 '올림픽 정신'을 떠올렸다.

조구함은 오른손으로, 자신을 누르고 금메달을 딴 에런 울프의 왼쪽 소매를 잡아 번쩍 들었다.

조구함의 오른손은 최선을 다해 싸우고 결과에 승복하는 '스포츠 정신'의 상징이 됐다.

이대훈도 남자 태권도 6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자오솨이에게 15-17로 패한 뒤, 엄지를 들어 상대를 예우했다.

태권도 종주국 최고 스타가 보인 '최고의 품격'이었다.

부상 당하고도 완주를 택한 존슨-톰프슨
부상 당하고도 완주를 택한 존슨-톰프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육상 트랙 위에서는 '혼자만의 질주'와 '함께 달리는 모습'이 다른 감동을 안겼다.

8월 4일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여자 7종 경기 중 200m 1조 경기에서 카타리나 존슨-톰프슨(영국)은 곡선 구간을 달리다가 종아리에 심각한 통증을 느껴 쓰러졌다.

응급요원이 휠체어를 끌고 달려왔다.

그러나 존슨-톰프슨은 휠체어에 앉지 않았다.

다시 일어선 그는 천천히 결승선을 향해 걸어 93초 만에 완주했다.

'철인' 존슨-톰프슨에게는 너무나 긴 93초였다. 그만큼 여운도 길었다.

7종 경기에 함께 출전한 선수들이 결승선 앞에서 존슨-톰프슨을 기다렸고, 레이스를 마치자마자 부축했다.

존슨-톰프슨은 자신의 주로를 벗어나 실격 판정을 받았다. 부상 탓에 남은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누구도 존슨-톰프슨을 패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란히 걷는 주윗(왼쪽)과 아모스
나란히 걷는 주윗(왼쪽)과 아모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1일 남자 800m 준결선에서는 쓰러진 선수 둘이 서로 의지하며 달리는 모습이 진한 감동을 줬다.

아이제아 주윗(미국)이 속도를 높이다가 중심을 잃고 쓰러졌고 나이젤 아모스(보츠와나)가 그 위로 쓰러졌다.

이미 순위 경쟁에서 밀린 둘은 한참 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곧 둘은 또 다른 목표인 '완주'를 떠올렸다.

하지만 주잇이 일어나 아모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모스는 주잇과 몇 마디를 나눈 뒤 함께 결승선을 향해 달렸다.

'백혈병 투병' 일본 수영스타, 도쿄올림픽 D-1년 특별메시지
'백혈병 투병' 일본 수영스타, 도쿄올림픽 D-1년 특별메시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암을 극복한 선수들의 사연도 전 세계 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개최국 일본은 '부흥 올림픽'의 메시지를 전하지 못했지만, 수영 스타 이케에 리카코는 '극복의 상징'이 됐다.

이케에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선수로는 역대 단일 대회 최다인 6개의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2019년 2월 백혈병 진단을 받아 고통스러운 싸움을 시작했다.

그는 자국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은 포기하고 2024년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려 했다.

하지만 초인적인 힘으로 회복했고, 도쿄 아쿠아틱 센터 물살을 갈랐다.

트라이애슬론 남자 개인전에서 미국 신기록을 작성한 케빈 맥도웰도 항암 치료를 이겨내고, 올림픽 무대에 올랐다.

맥도웰은 18살이던 2011년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고 좌절에 빠졌다. 항암 치료가 힘들어 운동을 중단할까 고민했지만, 가족의 응원으로 이겨냈다.

맥도웰은 꿈에 그리던 올림피언이 됐고, '철인의 스포츠'로 불리는 트라이애슬론에서 1시간45분54초의 미국 신기록을 세우고 6위에 올랐다.

[올림픽] 인교돈, 도쿄올림픽 태권도 동메달
[올림픽] 인교돈, 도쿄올림픽 태권도 동메달

인교돈이 27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80㎏ 초과급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권도 남자 80㎏초과급에서 동메달을 따낸 한국의 인교돈도 림프종을 극복한 올림피언이다.

인교돈은 2014년 8월 림프종 진단을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2019년 완치 진단을 받았다.

그는 "운동을 다시 시작할 때만 해도 올림픽이란 단어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흘러서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 투병하시는 분들이 저란 선수로 인해 힘내셔서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병하는 모든 사람에게 힘이 되는 한 마디였다.

[올림픽] 파르티카의 서브
[올림픽] 파르티카의 서브

2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탁구 단체 16강 폴란드와 한국의 단식 첫 경기. 외팔선수로 알려진 폴란드 파르티카가 서브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유빈 등 한국 탁구 여자 대표팀을 응원하던 한국 팬들은 녹색 테이블에서 한쪽 팔로 싸우는 나탈리아 파르티카(폴란드)의 모습을 보여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다.

한국 팀을 응원하면서도 파르티카의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냈다.

파르티카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팔꿈치 아래가 없었다.

7살에 탁구채를 잡은 그는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서 단식 금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올림픽 무대에도 뛰어들어 '다 함께' 축제를 즐겼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7월 20일 일본 도쿄에서 총회를 열고 올림픽을 상징하는 구호인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에 '다 함께'를 추가하는 안건(Faster, Higher, Stronger - Together)을 가결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2021년 여름, 선수들은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뛰고자 애썼다. 동시에 어려운 시기를 다 함께 극복하는 예를 보여줬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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