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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없던 수장고의 출현…높이 10m 진열장에 유물 가득

송고시간2021-08-0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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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는 박물관에서 가장 은밀한 공간으로 꼽힌다.

전시실만 둘러보고 떠나는 박물관 방문자는 수장고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년간의 준비와 시범 운영을 마치고 지난달 23일 정식 개관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서울 종로구 본관에 있던 유물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시설이자 국내 최대 민속자료센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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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일반 공개…"누구나 이용하도록 정보 공유"

민속 아카이브·열린 보존과학실·어린이 체험실도 갖춰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로비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로비 모습

[촬영 박상현]

(파주=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는 박물관에서 가장 은밀한 공간으로 꼽힌다. 전시실만 둘러보고 떠나는 박물관 방문자는 수장고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국립고궁박물관은 2016년 처음으로 일반인 대상 수장고·보존과학실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고, 국립중앙박물관은 2018년 언론을 불러 모아 이례적으로 수장고 취재를 허용했다. 그때마다 '보물창고' 혹은 '금단의 문'이 열렸다는 표현이 등장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년간의 준비와 시범 운영을 마치고 지난달 23일 정식 개관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서울 종로구 본관에 있던 유물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시설이자 국내 최대 민속자료센터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수장고와는 다른, 전시실 같은 수장고를 지향한다.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등이 구역 내부에 개방형 수장고를 마련하기도 했으나, 수장고 용도로 지은 건물인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보다 파격적인 느낌을 준다.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면 높이가 10m에 이르는 거대한 유리 진열장이 3개나 설치돼 있다. 진열장에는 도자기와 토기가 가득하다. 1층과 2층에 있는 유물을 모두 합치면 5천579건, 6천601건에 달한다. 전시형 수장고인 '열린 수장고' 덕분에 로비가 거대한 전시 공간처럼 느껴진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열린 수장고 내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열린 수장고 내부

[촬영 박상현]

지난달 27일 만난 김윤정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개방 영역인 로비는 파주관의 아이콘과 같다"며 "건물 외벽이 유리여서 해가 질 때 석양빛이 들어오는데, 상대적으로 빛에 영향을 덜 받는 도자기와 석재 유물을 열린 수장고에 놓았다"고 말했다.

김 연구관은 열린 수장고에 있는 유물 중 추천하는 자료가 있는지 묻자 "전시를 할 때와는 달리 수장고 안에 들어간 유물은 하나하나가 중요해서 몇 개만 소개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흰색 바탕에 푸른색 글자나 그림을 남긴 '해주도자'를 가리켰다. 해주도자는 황해도 해주 일대에서 조선시대 후기와 구한말 무렵 만든 도자기를 뜻한다.

김 연구관은 "해주도자는 민속학이나 민화 관점에서 봐도 흥미로운 자료"라며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가 경기도 북부에 들어선 첫 국립박물관인데, 황해도와 파주가 가까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 있는 해주도자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 있는 해주도자

[촬영 박상현]

로비를 장식하는 열린 수장고는 1층이 4∼6수장고이고, 2층은 9∼11수장고이다. 각각의 수장고 내부로 들어가 유물을 자세히 살펴볼 수도 있다.

유리창 너머에 있는 자료 중에는 '이런 것도 유물이 되나'라는 생각이 드는 물품도 있다. 예컨대 맷돌이나 다듬잇돌은 물론 중국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술, 소주잔 등이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김 연구관은 "민속 유물은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흔한 자료가 많다"며 "가족 단위로 파주관을 찾은 사람들을 보면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유물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입구 왼쪽에 있는 16수장고 역시 전시실과 분위기가 흡사한 열린 수장고이다. 소반, 떡살, 반닫이 등 나무로 만든 민속 유물 471점이 있다. 소반 중에는 금색과 푸른색을 띠는 자료도 있는데, 현대 작가 하지훈이 만들었다고 한다. 내부는 시원하고 쾌적하다.

김 연구관은 "수장고는 기본적으로 온도 20도·습도 50% 안팎을 유지하는데, 약간의 변화를 주기도 한다"며 "16수장고는 형태나 지역 등에 따라 유물을 배치했다"고 이야기했다.

열린 수장고에 있는 자료는 유물 번호 외에 각자의 자리 번호가 있다. 높은 곳에 있는 자료는 시선이 닿지 않아 보기가 힘든데, 대형 단말기인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이미지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16수장고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16수장고

[국립민속박물관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 있는 수장고는 모두 16개. 그중 15개를 국립민속박물관이 사용하고, 나머지 하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쓴다.

열린 수장고 7곳을 제외하면 유리창 너머로 직원이 일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 3곳이 있고, 나머지 수장고는 공개되지 않는다. 연면적이 약 1만㎡인 파주관에는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의 약 80%인 자료 8만6천270건, 14만3천381점이 있다. 아카이브 자료 81만4천여 건도 보관한다.

수장고 외에도 민속자료를 검색하고 볼 수 있는 민속 아카이브, 보존과학 원리와 사례를 소개하는 열린 보존과학실, 어린이들이 수장고와 유물 보존 환경을 익히는 체험실, 소장품 정보를 제공하는 대형 미디어 아트가 있는 영상실 등이 마련됐다.

김 연구관은 "개방형 수장고의 목적은 결국 정보를 공유하는 데 있다"며 "일반인들이 찾아와 유물을 재미있게 살펴보고, 제품 개발과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이 다양한 민속자료에서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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