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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쿠데타 반년]①중·러 비호에 군부 '활개'…반군부 연대 지연에 시민들 한숨

송고시간2021-08-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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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문민정부가 군부의 총구 앞에 무너진 지 1일로 6개월이 됩니다.

1일로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지 정확히 6개월이 됐다.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이유를 내세워 문민정부를 뒤집은 미얀마 군부는 저항하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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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탄압 사망자 1천명 육박, 난민 25만명, 경제 18% 후퇴…코로나 무기 악용 인명피해 폭증

중·러 '몽니'에 유엔은 무기력·아세안도 '빈수레만 요란'…70년 갈등에 연방군 창설 더뎌

군부서도 코로나 지원모색 목소리…2008년 인도적 지원 재현? 국제사회 개입 단초 주목

시위대가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포스터를 짓밟는 모습. 2021.2.11
시위대가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포스터를 짓밟는 모습. 2021.2.11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편집자주 = 미얀마 문민정부가 군부의 총구 앞에 무너진 지 1일로 6개월이 됩니다. 연합뉴스는 미얀마 상황과 전망을 비롯해 반군부 및 소수민족 진영 그리고 미얀마 전문가 인터뷰 등 4편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1일로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지 정확히 6개월이 됐다.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이유를 내세워 문민정부를 뒤집은 미얀마 군부는 저항하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숨진 이만 1천 명에 육박했다. 난민도 25만명 넘게 발생했다.

그러면서도 국제사회 비판에는 '모르쇠'였다. 내정이기 때문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몽니'에 유엔은 무기력했다.

군정에 맞선 민주진영이 소수민족 무장조직과 추진 중인 연방군 창설은 70여 년 대결의 간극을 쉽게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시민불복종 운동(CDM)으로 대표되는 국민 저항은 계속됐다. 쿠데타 수장조차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했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6월부터 무서운 기세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민 고통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코로나19를 국민을 굴복시킬 무기로 악용했던 군부도 내부에서조차 확진자가 급증하자 국제협력을 모색하겠다는 기류다.

문이 꽁꽁 닫혀있던 미얀마 사태에 국제사회가 개입할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저격용 소총을 들고 만달레이 시위대와 대치하는 군인(가운데)
저격용 소총을 들고 만달레이 시위대와 대치하는 군인(가운데)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유혈 탄압 사망자 아동 80명 등 1천명 육박'…공습에 난민도 25만명

지난 6개월간 군부의 폭력은 악랄하고도 잔인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사망자는 지난달 29일 현재 936명으로 1천명에 육박했다. 체포·구금된 이도 7천명에 달한다.

사망자 중에는 아동도 약 80명 포함됐다.

3월말 미얀마군 공습으로 불타고 있는 카렌족 마을 모습
3월말 미얀마군 공습으로 불타고 있는 카렌족 마을 모습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소수민족 무장조직과 충돌하며 접경 지역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25만명 가까이 난민 신세가 됐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카야주와 샨주에서 약 10만명이, 카렌주에서 7만명 이상이 정글이나 난민촌에서 생활하면서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유엔, 중-러 '몽니'에 무기력…합의에도 3개월 허송세월한 아세안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개별적으로 미얀마 군부를 대상으로 경제 제재 등을 단행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하고도 광범위한 제재가 가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무력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내정이라며 부린 '몽니'에 속수무책이었다.

이양희 전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유엔 안보리가 굉장히 무기력하다.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21세기 냉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보고관은 특히 쿠데타 직후부터 군부를 지지한 중국에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가 국제사회와 중국간 긴장 관계의 틈을 파고들며 미얀마에 무기 수출을 늘리고 있다며 "조금 더 골치 아픈 상황에 부닥쳤다"고 진단했다.

미얀마를 회원국으로 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은 4월 24일 특별정상회의에서 즉각적 폭력중단과 인도적 지원 등 5개 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합의 실천의 가장 기본이 될 특사 선정도 못 하고 있다.

시민들이 양곤 시내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 2021.6.26
시민들이 양곤 시내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 2021.6.26

[EPA=연합뉴스]

◇ 시민불복종부터 납세거부까지 강력한 저항…쿠데타 수장도 "이 정도일 줄 예상못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미얀마 국민은 반년간 저항 의지를 안 굽혔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차단을 뚫고 SNS를 통해 폭력의 실상을 외부로 전했다. 의료진 등은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군정에 타격을 가했다. 시민들도 전기료 납부 거부 등으로 저항에 동참했다.

연방군 창설이 지연되면서 시민방위군(PDF)이 결성돼 게릴라식 무장투쟁을 벌였다. 제2도시인 만달레이까지 확산했다.

6월초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의 킨 마 마 묘 국방부 차관은 "많은 PDF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적정한 시기에 NUG가 전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6월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저항이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렌민족연합(KNU) 반군들이 열병식을 하는 모습. 2019.1.31
카렌민족연합(KNU) 반군들이 열병식을 하는 모습. 2019.1.31

[KNU 제공/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 민주진영-소수민족 '신뢰 부족'에 연방군 더뎌…"민주진영, 수치 그늘 벗어나야"

군사정권에 맞서 4월말 출범한 NUG가 소수민족 무장조직과 추진 중인 연방군은 속도가 더디다.

NUG의 만 윙 카잉 딴 총리는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 군대가 패퇴하고 모든 이들이 원하는 연방 민주연합이 실현된 이후 탄생의 씨앗을 뿌릴 것이다. 늦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1948년 독립 이후 70여년간 소수민족과 주류 버마족 사이의 내전 과정에서 생긴 뿌리 깊은 불신의 강을 몇 달 만에 건너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렌민족연합(KNU) 외교담당 책임자인 파도 소 토 니는 연합뉴스에 연방군 창설은 가능하다면서도 "KNU와 소수민족들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NLD가 지난 5년 집권 기간 소수민족과 관계 개선을 도외시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LD가 주축이 된 NUG가 연방민주주의를 약속했지만, 약속이 지켜지리라는 보장은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보고관은 "소수민족은 한 걸음 물러서고, NUG는 수치의 그늘에서 벗어나 미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달레이의 코로나19 사망자 시신 앞에서 개인보호장비(PPE)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기도하고 있다.(자료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만달레이의 코로나19 사망자 시신 앞에서 개인보호장비(PPE)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기도하고 있다.(자료사진)[로이터=연합뉴스]

◇ 군부 코로나 '무기'로 악용하려 방치하다 사태 키워…"국민 절반 감염될지도"

미얀마 국민은 6월부터는 코로나19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군부가 저항하는 국민들을 굴복시키려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이를 '무기'로 삼았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군부에까지 급속히 퍼지면서 상황이 어디까지 악화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하루 1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 구호단체는 주장한다.

바바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 대사도 29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2주 안에 5천400만명 인구의 절반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데타와 코로나 '이중고'로 미얀마 경제는 올해 18%나 후퇴할 걸로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국제분쟁 전문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선임 연구원 리처드 호시는 "군부는 전역을 장악하지도 못했고 통치 능력도 못보여줬다. 반군부 세력도 광범위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군정을 몰아내지 못했다"면서 "국민만 커다란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8년 사이클론 피해를 입은 미얀마로 필리핀 의료지원팀이 떠나는 모습.
2008년 사이클론 피해를 입은 미얀마로 필리핀 의료지원팀이 떠나는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2008년 사이클론 참사 당시 인도적 지원 재현?…국제사회 개입 단초 될 수도

미얀마의 코로나 위기는 사상 최악의 국가적 재난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제사회의 긴급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군부 내부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이다.

흘라잉 사령관이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 더 큰 국제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관영 일간지가 지난달 말 보도했다.

2008년 5월 사이클론 '나르기스'의 내습으로 10만명 이상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자, 미얀마 군정은 유엔과 아세안의 구호 인력에 제한적이나마 문을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및 아세안이 코로나19 지원을 통해 미얀마에 들어갈 수 있다면, 국제사회의 개입이 원천 차단됐던 미얀마 사태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보고관은 "유엔과 아세안이 함께 미얀마로 들어가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으로 시작하지만, 이를 계기로 고도의 정치력과 외교력을 발휘, 군부가 더는 미얀마 국민을 상대로 만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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