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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유네스코 '군함도 왜곡' 비판결의…일본은 역사 제대로 알려야

송고시간2021-07-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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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탄광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이곳에서 자행된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 탄압과 노동력 수탈의 실태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로부터 공개적인 비판을 받았다.

WHC는 22일 제44차 회의에서 일본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의 군함도 관련 설명에서 강제 동원된 한국인의 피해 사실이 빠져 있고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조치 역시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결정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일본 정부는 6년 전 군함도 등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이 다수 포함된 23개 근대 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다 한국 등의 반대에 직면하자 징용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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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일본이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탄광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이곳에서 자행된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 탄압과 노동력 수탈의 실태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로부터 공개적인 비판을 받았다. WHC는 22일 제44차 회의에서 일본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의 군함도 관련 설명에서 강제 동원된 한국인의 피해 사실이 빠져 있고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조치 역시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결정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일본 정부는 6년 전 군함도 등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이 다수 포함된 23개 근대 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다 한국 등의 반대에 직면하자 징용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이에 따라 WHC는 지난 2018년 일본 정부에 대해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 노역이 이뤄진 사실과 일본 정부의 징용 정책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공언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렸으니 유네스코가 국제기구로서는 이례적으로 '강력한 유감'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일본 정부를 비난한 것도 이해할 만하다.

일본 정부가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설립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개관한 정보센터의 전시 내용은 일본의 당초 약속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본의 산업화 성과를 자화자찬하면서 강제징용 피해 자체를 부정하는 증언과 자료가 주로 전시됐다. 일본 정부는 대놓고 일본 노동자와 한반도 등 다른 국가 출신 노동자들이 똑같이 가혹한 환경에 놓여 있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의 전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의 가토 고코(加藤康子) 센터장은 나아가 "(군함도에서)강제 노동은 없었다"라거나 "조선인에 대한 차별은 없었다"라는 발언으로 국제사회는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일본 정부는 근대 산업시설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통해 근대화의 성과를 자랑하고 여기에 투입된 당시 일본 국민의 노고에 대한 긍지를 고양할 의도만 있었을 뿐 강제 동원된 식민지 출신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에 대해 반성해 보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침략의 역사를 부인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에 스스로 한 약속까지 어겨가며 역사를 왜곡해 과연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후 일본에서는 식민 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이를 미화하기까지 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나 최근 수년 사이 정권의 주류라고 할 만한 인사들의 언행에서 퇴행적 색채가 갈수록 짙어지는 것은 우려할 만한 현상이다. 유네스코의 이례적인 비판 결정문 채택 이후에도 일본 정부로부터 반성이나 시정에 관한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본 정부가 WHC 회의에서 반박 의견을 내려다 정세가 불리한 점을 고려해 포기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하는가 하면 정보센터 측은 유네스코 결정문의 일부 기술에 "사실(史實)에 반하는 내용이 있다"는 설명을 내기도 했다. 여러 사정상 군함도의 문화유산 지정을 철회하는 것은 힘들다고 하지만,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는 국제사회와 연대해 일본 일각의 그릇된 역사 인식과 일본 정부의 약속 위반에 대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 제국주의 시절 일본이 벌인 침략과 명분 없는 전쟁으로 주변국이 겪은 참상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 자신도 수백만 명의 무고한 국민이 목숨을 잃고 전 국토가 잿더미가 되는 대가를 치렀다. 잘못된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하지 않는 한 불행한 역사는 반복될 수 있음을 일본 정치 지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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