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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못해 나와" 코로나에 폭염까지…노점상들 한숨

송고시간2021-07-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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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이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22일 오후 2시께, 서울 종각역 인근 '젊음의 거리'에서 만난 김연례(84)씨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거리에서 만난 노점상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폭염이 겹쳐 바깥 활동 인구 자체가 줄면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가만히 있어도 등을 타고 땀이 흐르는 무더위에 거리 위 노점 상인들은 천막 아래 작은 그늘에 의지한 채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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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중단한 노점상
영업 중단한 노점상

[촬영 김치연]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사는 게 고통이야. 차라리 죽으면 편하겠어. 세계적으로 역병이 도는데 누굴 원망할 수도 없고……."

일 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이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22일 오후 2시께, 서울 종각역 인근 '젊음의 거리'에서 만난 김연례(84)씨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양말과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파는 김씨는 50년째 종각 길거리에서 노점상을 한다.

김씨는 "개시도 못 하고 들어가는 날도 허다하다"며 "하도 손님이 없어 한동안 나오지 않다가 집에 있으면 학교 안 가는 손자들하고 싸우기만 해서 하나라도 팔까 싶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거리에서 만난 노점상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폭염이 겹쳐 바깥 활동 인구 자체가 줄면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종각역 젊음의 거리
종각역 젊음의 거리

[촬영 김치연]

한때 직장인들과 관광객, 인근 학원을 찾는 학생들로 붐볐던 종각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적막했다.

가만히 있어도 등을 타고 땀이 흐르는 무더위에 거리 위 노점 상인들은 천막 아래 작은 그늘에 의지한 채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렸다. 그마저도 대부분 노점상이 나오지 않은 탓에 거리는 썰렁했다.

팔리지 않아 덩그러니 놓인 닭꼬치를 앞에 두고 한 노점상 주인은 더위에 지친 듯 플라스틱 의자에 기대 눈을 감고 있었다. 행인이 없는 거리에서 상인들은 휴대전화로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이 거리에서 생화를 판매하는 전순구(72)씨는 숨이 턱 막히는 폭염 속에서 얼린 생수병으로 팔과 다리를 문지르며 더위를 식히려 애썼다.

전씨는 "말도 못 하게 고통스럽다. 이런 더운 날씨에 생화는 고작 이틀 정도 버티는데 꽃 원가도 벌지 못하는 날이 많다"며 "처음 여기서 장사 시작할 때 노점상 97명이 들어왔는데 다들 장사를 쉬면서 이젠 고작 7명 정도 나온다"고 했다.

그는 텅 빈 거리를 가리키며 "저기서 떡볶이를 팔던 아줌마들도 원가도 건지지 못하고 더워서 장사를 할 수가 없다면서 오늘부터 안 나온다고 한다"고 말했다.

인사동 거리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20년 넘게 모자 노점상을 해온 이도희(60)씨는 "4단계 이후 사람이 다니질 않는다"며 "이미 젊은 노점상들은 일찌감치 장사 접고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 다들 택배 일하러 갔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드 사태 때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 발길은 끊겼지만 국내 사람들이라도 찾아줬는데 코로나 사태는 사람들이 없으니 하루에 하나 팔면 다행"이라며 "원래 밤 10시까지 장사했는데 사람이 없어 오후 5시 전에 들어갈 때도 많다"고 했다.

적막한 인사동 거리
적막한 인사동 거리

[촬영 김치연]

사주 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영업상황을 묻자 "말할 것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A씨는 "4단계 되면서 발길이 뚝 끊겼는데 더우니까 사람들이 더 안 나온다"며 "원래 사주 노점상이 더 많았는데 날도 덥고 손님도 없으니 요즘 많이들 안 나온다"고 했다. 이날 인사동 거리에는 사주 노점상 4곳만 문을 열었다.

안국역 인근에서 한국화 작품을 판매하는 안재홍(72)씨는 거리에서 선풍기 하나에 의지한 채 부채에 그림을 그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안씨는 "10년 넘게 이 자리에서 장사했는데 옛날엔 관광객이라도 있었지만, 요즘엔 코로나에 날까지 더워 사람을 볼 수 없다"며 "매출 생각하면 더운 날씨에 거리에 못 있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린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나오고 있다"고 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M0rNKpS0Z7Q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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