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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공세에 아프간 주민 탈출 러시…일부는 총 들고 맞서

송고시간2021-07-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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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등 외국군이 철수 중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최근 세력을 크게 확대하자 현지 주민 사회에 혼란과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주민 다수는 거주지 인근에서 탈레반과 정부군 간 전투가 발생하면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몸을 피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 재난관리부의 굴람 바하운딘 자일라니 부장관은 8일(현지시간) "지난 한 달 반 동안 26개 주(전체 주의 수는 34개)에서 3만2천384 가족이 집을 떠났다"고 말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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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인권 암흑기' 우려…통역 등은 해외 탈출 추진

아프가니스탄 라그만주에서 정부군과 탈레반 간 교전을 피해 피란에 나선 주민. [EPA=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라그만주에서 정부군과 탈레반 간 교전을 피해 피란에 나선 주민. [EPA=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군 등 외국군이 철수 중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최근 세력을 크게 확대하자 현지 주민 사회에 혼란과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우선 주민 다수는 거주지 인근에서 탈레반과 정부군 간 전투가 발생하면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몸을 피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 재난관리부의 굴람 바하운딘 자일라니 부장관은 8일(현지시간) "지난 한 달 반 동안 26개 주(전체 주의 수는 34개)에서 3만2천384 가족이 집을 떠났다"고 말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다.

이들 피란민은 치안이 유지되고 있는 도시의 친척 집으로 가거나 임시로 마련된 텐트촌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미 지난 2년간 가뭄까지 계속된 상황이라 주민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자일라니 부장관은 "지난 2년간 탈레반의 잔혹 행위로 인해 500만명이 난민이 됐다"며 국제사회가 이들을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전을 피해 집을 떠나 헤라트주의 임시 주거 시설에 머물고 있는 아프간 주민. [EPA=연합뉴스]

내전을 피해 집을 떠나 헤라트주의 임시 주거 시설에 머물고 있는 아프간 주민. [EPA=연합뉴스]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1996∼2001년) 때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다만, 탈레반은 최근 "모든 국민의 권리를 수용하기 위해 헌신하겠다"며 "주민들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집을 떠나지 말라"고 공언하며 민심을 끌어안으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믿는 현지 주민은 많지 않은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7일 탈레반 조직원이 지난달 북부 지역에서 정부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관련 가족의 집을 불태우고 약탈하는 등 보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탈레반은 지난 5월부터 미군이 본격적으로 철수를 시작하자 정부군 장악 지역을 차례로 점령해 나가고 있다.

미군 철수 개시 이전에도 이미 국토의 절반 이상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탈레반의 세력이 더욱 강해진 것이다.

이에 아예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수도 카불에서 과일을 파는 19세 임티아즈 모흐만드는 AP통신에 "이곳에는 직업도 치안도 없고 사방에는 도둑뿐"이라며 생계를 꾸려가려고 애썼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두 차례나 강도를 당했으며 수일 내로 친구 4명과 함께 이란이나 터키로 밀입국할 계획이다.

아프간 수도 카불의 여권 사무소에서 줄 서 있는 여성들. [AP=연합뉴스]

아프간 수도 카불의 여권 사무소에서 줄 서 있는 여성들. [AP=연합뉴스]

미군 등 외국군에 협력했던 통역인 등은 더욱 다급한 입장이다.

외국군이 철수하고 나면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미국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특별이민비자(SIV)를 주려 하고 있지만 발급 과정에 여러 애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통역 근무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SIV를 발급받지 못하거나 SIV가 발급됐다가 사소한 문제로 인해 취소된 경우도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현재 SIV 심사를 받고 있는 아프간인은 1만8천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도 탈레반이 재집권하면 '인권 암흑기'가 다시 올 수 있다며 극심한 공포를 드러내고 있다.

탈레반은 집권 당시 특히 여성에 대해 사회활동, 외출, 교육 등에 심한 제약을 가했다.

와중에 언론인, 공무원, 사회운동가 등으로 일하는 여성 여러 명이 지난 몇 달간 '표적 살인 테러'에 의해 희생되기도 했다.

사진작가 라다 아크바르는 AFP통신에 "나는 요즘 죽음에 매우 근접한 상태라고 느낀다"며 "내가 내일은 살아 있을 수 있을까"라고 했다.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주에서 탈레반과 맞서기 위해 총을 든 민간인. [EPA=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주에서 탈레반과 맞서기 위해 총을 든 민간인. [EPA=연합뉴스]

탈레반의 세력 확대에 맞서 직접 총을 든 민간인도 나오고 있다.

아프간 톨로뉴스에 따르면 최근 북부 타카르주, 발크주, 바글란주, 서부 바드기스주, 중부 파르완주 등 전국 곳곳의 주민이 탈레반과 싸우기 위해 무장하고 나섰다.

이 중에는 1980년대 친소련 정권에 맞서 게릴라전을 펼쳤던 반군 조직 무자헤딘의 전사들도 포함됐다.

한 무자헤딘 사령관 출신은 "탈레반에게 (우리) 지역을 넘겨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정부군을 지원할 충분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은 총을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달 초 중부 고르주 등에서는 무장한 민간인 여성 수백 명이 '반(反) 탈레반'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할리마 파라스티시는 일부는 아프간 정부군을 격려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무기를 들었지만 많은 이들은 실제로 전쟁터에 나갈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군의 침공으로 정권을 잃었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하면서 정부군 등과의 장기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아프간에서 미군의 임무가 8월 31일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아프간 철군을 5월 1일 시작해 9월 11일 이전에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철군은 90% 완료된 상태로, 최대 군사 거점인 바그람 공군기지에서도 철수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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