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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누구라도 해야 하니까요" 25년째 수중 구조 봉사 김재식 씨

송고시간2021-07-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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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식(61) 해병대전우회 세종시연합회장은 20년 넘게 인명구조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동력을 "함께 고생하니까 힘들지 않았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해병대를 전역한 김씨는 1996년 창설된 연기군 해병대 인명구조대(현 세종시 해병대 인명구조대)에 가입한 뒤 올해로 25년째 해병대 출신 전우들과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80여명의 전우회 소속 회원들은 매주 주말과 공휴일마다 만나 수십 년째 수중 인명 구조와 교통정리, 방범,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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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전우회 동기들과 인명 구조, 교통정리,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벌여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딴 후 본격 구조 시작…"시신이라도 찾길 바라는 부모 마음 아니까"

사회복지의 날 기념 표창받은 김재식 씨(오른쪽)
사회복지의 날 기념 표창받은 김재식 씨(오른쪽)

[세종시 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함께 하는 전우들하고 시원한 수박과 음료수 나눠 먹는 재미로 했죠, 뭐."

김재식(61) 해병대전우회 세종시연합회장은 20년 넘게 인명구조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동력을 "함께 고생하니까 힘들지 않았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해병대를 전역한 김씨는 1996년 창설된 연기군 해병대 인명구조대(현 세종시 해병대 인명구조대)에 가입한 뒤 올해로 25년째 해병대 출신 전우들과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군 생활할 때를 제외하고는 세종을 떠나본 적 없는 토박이지만, 인천 강화에서 지낸 30개월의 복무 기간 동안 전우들과 형제보다 더 깊은 우애를 나눴다.

해병대전우회 동료들과 함께 화이팅 외치는 김재식 씨(왼쪽 두 번째)
해병대전우회 동료들과 함께 화이팅 외치는 김재식 씨(왼쪽 두 번째)

[세종시 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80여명의 전우회 소속 회원들은 매주 주말과 공휴일마다 만나 수십 년째 수중 인명 구조와 교통정리, 방범,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김씨도 구조대에 들어간 지 5년여 만에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서 산소 탱크를 메고 시신을 인양하는 작업을 돕고 있다.

그는 "라이선스를 갖고 있으면 장비를 임대할 수 있다고 해서 자격증을 따게 됐다"며 "훈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처음 깊은 물에 들어갔을 때는 수압 때문에 귀가 먹먹했다. 고막이 틀어지고 코피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세종시가 연기군 시절이었을 때는 지역에 잠수 자격증을 가진 이들이 많이 없어서 119 구조대의 요청을 받아 도움을 주기도 했다.

김씨는 "금강 유역에서 널빤지 타고 놀던 초등학생들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소방대원들도 찾지 못하고 동네 사람들이 다 나서도 어려워 우리가 잠수해서 수색을 벌인 끝에 시신을 인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신이라도 찾길 바라는 애타는 부모의 마음이 이해돼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당시 안타까움을 전했다.

인명 구조 활동 중인 해병대전우회 세종시연합회
인명 구조 활동 중인 해병대전우회 세종시연합회

[세종시 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숨진 의대생 사고와 관련, 사망 원인을 찾기 위해 민간 잠수사들이 밤낮으로 애쓰는 모습을 보며 김씨는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누구라도 어서 빨리 가서 건져줬으면, 자기 아들이 물속에 있다면 어떤 심정일까 싶어서… 위험을 무릅쓰고 잠수 작업을 한 게 아니겠느냐"며 잠수사에게 경의를 표했다.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궂은일을 꾸준히 이어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도, 그는 "전우들의 힘이지, 대단한 일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동료들 역시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일주일에 한 차례씩, 가끔은 평일 저녁에도 퇴근 후 만나 야간 순찰을 하거나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씨 또한 1989년 세종시청 9급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지난해 말 퇴직할 때까지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바깥 활동'을 이어 왔다.

김재식 해병대전우회 세종시연합회장
김재식 해병대전우회 세종시연합회장

[김재식씨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두 살 터울인 아들이 셋이나 있었는데, 휴일에 집을 나가려면 뒤통수가 따갑지 않았냐고 묻자 김씨는 민망한 듯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그래도 집사람이 다 이해해주고, 아이들도 문제없이 잘 커 줬다"며 "막내아들도 아빠를 이해해줬던 것인지, 제 아비의 모습이 나쁘지 않아 보였는지 해병대를 전역했다"고 말했다.

오랜 공직 생활에서 물러나 이제는 쉴 때도 됐지만, 그는 여전히 자원봉사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현역'이다.

더욱이 요즘같이 계곡과 저수지에 피서객들이 몰리는 휴가철이 일 년 중 가장 바쁠 때이다.

전날 산림박물관 인근 금강 유역에서 근무를 마치고 이날도 고복저수지에서 보트를 타고 누비며 순찰과 인명구조 활동을 벌였다.

주말 내내 6시간 동안 뙤약볕 아래서 무보수로 하는 일이지만, '더운 데 고생하신다'는 지나가는 시민의 말 한마디에 보람을 느낀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누구라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는 능력과 장비를 가진 단체가 저희밖에 없지 않느냐"며 "잠수사는 보험도 안 들어줄 정도로 위험한 일이지만 다행히 지금까지는 큰 사고가 없어 다행"이라며 밝게 웃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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