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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참사 낸 재개발사업은 비리 온상"…조합 내부자 공익제보

송고시간2021-06-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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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이 비리의 온상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30일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학동 붕괴 사고로 본 재건축·재개발 문제와 안전사회를 위한 토론회'에서 공익제보자 A씨는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조합의 비리를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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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부풀리기·실체 없는 계약·공무원 유착 등 의혹 제기

정의당 강은미 "다단계로 내려간 공사비 삭감이 사고 직접 원인"

공익제보자가 폭로하는 철거건물 붕괴참사의 배경
공익제보자가 폭로하는 철거건물 붕괴참사의 배경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30일 오후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학동 붕괴 사고로 본 재건축·재개발 문제와 안전사회를 위한 긴급토론회'에 공익제보자의 자리가 마련됐다. 2021.6.30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이 비리의 온상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30일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학동 붕괴 사고로 본 재건축·재개발 문제와 안전사회를 위한 토론회'에서 공익제보자 A씨는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조합의 비리를 폭로했다.

A씨는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조합의 내부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토론자로 참여했다.

그는 건축물 철거부터 기반시설 설치까지 갖은 계약 과정에서 조합이 공사비를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초 105억원에 계약된 기반시설 공사를 현 조합장이 10%를 깎아 93억5천만원에 다시 계약했다"며 "아파트 완공 후 전기, 통신, 가스 시설과 외곽도로 등을 구축하는 최종 단계의 공사인데도 관리처분계획 당시 설계해 동구청 인가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때 설계상 예정 가격은 약 17억원이었다"며 "입찰 당시 다른 공사와 달리 업체가 제공하는 견적으로 계약을 진행해 5배 정도 부풀려졌다"고 덧붙였다.

A씨는 "기반시설 공사 업체들은 같은 회사 소속으로 입찰에 참여해 처벌받은 경험이 있다"며 "학동 4구역에서도 사전 담합이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철거건물 붕괴참사 현장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철거건물 붕괴참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파트 신축 공사 전 재개발 사업지 내 상수도·소방·전력·도시가스·통신 시설물을 해체하는 지장물 철거 공사 계약을 두고는 "실체조차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약 30억원에 체결된 지장물 철거 공사는 실제 각 시설물 해체를 광주시 상수도사업소, 한국전력공사, 소방서, 통신사, 도시가스업체 등 담당 기관이 맡는다"며 "허수의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이런 공정이 필요했다면 조합은 설계 후 예정 가격을 기초로 입찰을 추진했어야 한다"며 "그러한 사업내역서나 과업지시서, 예정가격이 일절 존재하지 않고 공사금액만 제시하고 할인하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부연했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해체하는 공사에서도 비용이 부풀려졌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A씨는 "철거할 석면량을 조사하지 않고 24억2천만원에 해체 공사가 계약됐다"며 "1㎡당 1만9천700원으로 책정한 입찰서를 기준으로 직접 계산해보니 석면량이 12만6천㎡가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12만6천㎡는 학동 4구역 전체 건물의 면적과 비슷한 양"이라며 "이주 시작 후 자체 조사해보니 실제 석면량은 2만8천㎡였다. 조합의 계약은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17명 사상' 철거건물 붕괴참사…근본 원인은?
'17명 사상' 철거건물 붕괴참사…근본 원인은?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30일 오후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학동 붕괴 사고로 본 재건축·재개발 문제와 안전사회를 위한 긴급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21.6.30

조합장 일가의 비리를 파헤치는 공익제보도 제기됐다.

A씨는 "학동 4구역 내 당초 2가구였던 다가구 주택을 6세대 전환하는 일명 '쪼개기'가 현 조합장 가족의 이름으로 이뤄졌다"며 "그런데도 동구청은 신청 일주일 만에 허가를 내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담당 계장이었던 공무원은 과장을 거쳐 퇴임하고 나서 학동 4구역 조합 일에 관여하게 된다"며 "이번 사건에서 문제를 일으킨 철거 감리자를 담당 공무원에게 소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조합을 대표해 석면 해체를 관리하는 등 유착 의심이 드는 동구청 퇴직 공무원은 더 있다"며 "애초부터 감독청의 직원 업무가 조합 비리를 감싸는 역할이었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비리로 얼룩진 재개발사업 자체가 이번 참사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발제에서 "참사의 본질적인 원인은 재개발사업에 구조화된 죽음의 카르텔"이라며 "후려치기식 하도급 계약과 해체계획서를 따르지 않은 주먹구구식 철거, 시공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 선정 등이 근본적인 배경이다"고 분석했다.

철거건물 붕괴참사 수사 경찰, 재개발사업조합 압수수색
철거건물 붕괴참사 수사 경찰, 재개발사업조합 압수수색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 처장은 "현대산업개발이 평(3.3㎡)당 약 28만원에 수주한 일반건축물 해체 공사비는 2차 하도급 백솔건설로 내려가면서 4만700원으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과 원청으로 뇌물이 전달됐을 의혹이 있다"며 "학동 3구역에서 재미를 본 개발업자, 기획부동산, 업무대행사, 시공사, 정관계 인사 등이 4구역에서 다시 카르텔을 가동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정의당 강은미 의원, 정의당 광주시당, 장연주 광주시의원이 공동 주최·주관했다.

강 의원은 "다단계로 내려가면서 공사 비용 삭감으로 인한 안전조치 미흡 등이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며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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