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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해외도피'…철거업체 선정 비위, 수사 방해 종합판

송고시간2021-06-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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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의 철거 공사 계약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수사 방해'라는 복병을 만났다.

업체 선정에 관여한 의심을 받는 인물은 입건 전에 해외로 도피해 자취를 감췄고, 계약 관련 비위 행위가 의심된 업체 측은 압수수색 수일 전에 증거인멸을 했다.

철거 업체 선정을 로비하고, 로비 비용을 벌충하기 위해 재하도급이 횡행하는 등 철거 사업을 둘러싼 속칭 '쩐의 전쟁'이 부실 철거의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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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과 대형 철거업체 유착관계 주목

문씨는 입건 전 해외 도피, 관련 철거 업체는 압수수색 전 증거인멸

광주 건물 붕괴 현장 구조작업
광주 건물 붕괴 현장 구조작업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나쁜 일이나 음모가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지금 상황이 철거 판의 복마전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네요."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의 철거 공사 계약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수사 방해'라는 복병을 만났다.

업체 선정에 관여한 의심을 받는 인물은 입건 전에 해외로 도피해 자취를 감췄고, 계약 관련 비위 행위가 의심된 업체 측은 압수수색 수일 전에 증거인멸을 했다.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건물(지상 5층·지하 1층)이 도로 쪽으로 붕괴,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사상자 17명이 발생했다.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해체(철거)계획서를 어긴 재하도급 업체의 무리한 철거로 추정된다.

그러나 참사 배경에는 철거 공사를 부실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도록 한 구조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가진다.

특히 철거 업체 선정을 로비하고, 로비 비용을 벌충하기 위해 재하도급이 횡행하는 등 철거 사업을 둘러싼 속칭 '쩐의 전쟁'이 부실 철거의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철거건물 붕괴참사' 수사 경찰, 추가 압수수색
'철거건물 붕괴참사' 수사 경찰, 추가 압수수색

[연합뉴스 자료사진]

의혹이 집중되는 건 철거업체와 재개발사업 조합 관련자의 유착관계다.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조합장 선출과정까지 개입하며,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씨는 학동4구역 바로 인접 사업지인 학동 3구역 재개발사업 철거업체 선정 과정에 영향을 행사한 조건으로 거액을 받아 징역 1년의 실형과 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2012년 당시 판결문에는 "친분이 있는 철거업체에 선정되게 해줄 테니 돈을 달라"고 말한 문씨에게 2차례에 나눠 6억5천만원을 건넨 A 업체가 등장하는데, A 업체는 전국적으로 철거 사업을 장악한 회사의 관계가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다원이앤씨라는 자회사의 이름으로 이번 붕괴 참사 철거 공사 계약 관계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다시 등장한다.

다원이앤씨는 이번 붕괴사고 철거공사에서는 석면 철거 공사를 다른 회사와 공동 수급 형태로 따낸 후 지역 철거 업체에 재하도급했다.

또 지장물 철거 공동 수급 업체 1곳도 이 회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사고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일반건축물 철거 공사에도 구체적으로 관여한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실제 금품이 오간 사실이 확인된 다른 재개발 사업지 철거업체 선정 비위가 이번 참사까지 이어진 연결고리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철거건물 붕괴참사…문흥식 해외도주
철거건물 붕괴참사…문흥식 해외도주

[독자 제공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관련 내용을 규명하는 수사는 한발 앞서는 수사 방해 행위로 곳곳에서 암초에 부닥치고 있다.

문씨는 입건·출국금지 조치 전에 미리 미국으로 도피했다.

경찰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입국과 출석 시기를 확언하지 않는 상태로 알려졌다.

다원이앤씨는 압수수색 전 의도적으로 증거를 감췄다.

지난 18일 경찰이 압수수색 하기 전 이미 닷새 전에 회사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교체해버렸고, 증거인멸 정황이 찍힌 CCTV도 삭제해버렸다.

경찰은 11명을 입건하고, 10여 곳을 압수수색한 자료를 분석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요 입건자가 도주하고 관련 증거가 사라진 상황이 답답한 실정이다.

앞서 문씨 관련 재판에서 문씨 외 다른 피고인들은 '돈을 주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보인다'고 재판부가 인정한 상황에서도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은 점 등은 이번 사건의 '데자뷔'가 될 가능성도 있다.

갖가지 수사 방해 요인 속에서도 참사의 구조적인 요인을 밝히는 경찰의 수사력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탓이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각종 의혹을 규명하는 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단계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관련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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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4U_g13Y8H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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