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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루판서 시신깔개로 쓴 1천340년전 당나라 문서 첫 공개

송고시간2021-06-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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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부 신장(新疆)자치구 북동부 투루판(吐魯番) 지역에서 시신 깔개로 사용한 약 1천340년 전 당나라 관(官) 문서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4일 세계문화관 중앙아시아실에서 시작한 '투루판 지역의 한문자료 - 실크로드 경계의 삶' 전시에서 이른바 '오타니 컬렉션'으로 알려진 유물 중 투루판 지역 문서와 비석을 최초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고대 투루판에서는 시신을 매장할 때 나무로 짠 관 대신에 갈대를 엮고 문서로 싼 깔개를 썼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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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중앙아시아실서 '투루판 지역의 한문자료'展

비석·묘지석 등 '오타니 컬렉션' 중 6건 19점 선보여

투루판 무덤 시신깔개로 쓴 7세기 예산 관련 문서
투루판 무덤 시신깔개로 쓴 7세기 예산 관련 문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중국 서부 신장(新疆)자치구 북동부 투루판(吐魯番) 지역에서 시신 깔개로 사용한 약 1천340년 전 당나라 관(官) 문서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4일 세계문화관 중앙아시아실에서 시작한 '투루판 지역의 한문자료 - 실크로드 경계의 삶' 전시에서 이른바 '오타니 컬렉션'으로 알려진 유물 중 투루판 지역 문서와 비석을 최초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오타니 컬렉션은 일본인 오타니 고즈이(大谷光瑞, 1876∼1948)가 이끈 탐험대가 20세기 초 중국 신장자치구에서 수집한 유물을 지칭한다. 조선총독부에 넘어간 유물들은 일본이 패망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 됐다.

이번 전시에 나온 유물 6건 19점은 오타니 탐험대의 대원 요시카와 고이치로(吉川小一郞, 1885∼1978)가 1912년 수집했으며, 투루판 국씨고창국(麴氏高昌國) 시기인 6세기 말부터 당이 지배한 7세기 말 사이에 만들어졌다.

투루판 무덤 시신깔개로 쓴 7세기 병사 관련 문서
투루판 무덤 시신깔개로 쓴 7세기 병사 관련 문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신 깔개로 사용한 문서는 아스타나 230호 무덤에서 출토됐다. 고대 투루판에서는 시신을 매장할 때 나무로 짠 관 대신에 갈대를 엮고 문서로 싼 깔개를 썼다고 전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에 앞서 진행한 조사를 통해 시신 깔개 문서가 기존에 알려진 한 종류가 아니라 두 종류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문서는 '679년도 전국의 예산 집행 지침에 관한 문서'와 675∼677년에 작성한 것으로 판단되는 '도주한 병사 관련 문서'이며, 각각 2점씩 총 4점이 확인됐다. 예산 문서는 두 장의 크기가 동일하며, 각각 가로 52.4㎝·세로 28.5㎝이다. 병사 문서는 큰 조각이 가로 16㎝, 세로 29㎝이다.

예산 문서는 영남도(嶺南道, 광둥성을 중심으로 한 중국 남부) 등에서 거둔 세금의 보관과 운송 방법, 외국 사신 접대 비용 처리 문제, 해충 제거 작업 시 포상 재원 조달 문제 등을 다뤘다. 병사에 관한 문서는 서주도독부가 고창현으로부터 받은 보고서이다.

투루판 무덤 시신깔개로 쓴 7세기 문서
투루판 무덤 시신깔개로 쓴 7세기 문서

조사 전 모습으로, 기존에는 문서가 한 종류라고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권영우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투루판에서는 관청이 폐기한 문서를 장례용품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문서 내용과 매장자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예산 문서는 중국 신장박물관이 소장한 또 다른 문서 두 장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스타나 230호 무덤 시신 깔개 문서는 수습 과정에서 각지로 흩어져 신장박물관뿐만 아니라 일본 류코쿠대학에도 있다고 알려졌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전시하는 시신 깔개 문서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유일한 당나라 관 발행 문서"라고 강조했다.

강거사 대장경 조성 비석
강거사 대장경 조성 비석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에는 투루판 중심지인 고창고성(高昌故城)에서 발견된 '강거사(康居士)의 대장경(大藏經) 조성 업적을 새긴 비석'과 무덤 주인 이름과 이력을 기록한 벽돌인 '묘전'(墓塼)도 나왔다.

695∼697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강거사 비석도 처음 공개되는 자료다. 비석에는 강국(康國, 오늘날 사마르칸트) 출신 소그드인 지도자인 강거사가 당나라에 귀순한 뒤 말년에 공덕을 쌓기 위해 대장경을 필사하는 과정에서 새긴 불교 경전 목록을 담았다.

권 연구사는 "비석에 있는 경전 목록 대부분이 당시 유통된 '대당내전록'(大唐內典錄) 제8권의 장안 서명사(西明寺) 대장경 목록과 완벽히 일치하고, 나머지는 '대주간정중경목록'(大周刊定衆經目錄)에서 선별한 최신 번역 경전으로 보인다"며 "두 자료에 근거해 비석을 복원하면 818부 4천39권의 경전 이름이 새겨졌고, 실물은 현존 나무틀 길이 167㎝보다 훨씬 큰 280㎝ 높이는 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6∼7세기 투루판 지역 비석 가운데 실물로 현존하는 유일한 예로서 향후 투루판에서 강거사 대장경을 찾아낼 때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묘지석(墓誌石·죽은 자의 행적을 새긴 돌)의 일종인 묘전에 대해서는 "국씨고창국의 독자적인 연호와 관직 체계, 생사관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1년 이상 이어질 예정이다. 박물관은 전시 유물에 대한 연구 성과를 담은 자료집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중앙아시아 고문자 Ⅰ- 투루판 지역의 한문자료'를 누리집에 공개할 계획이다.

583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투루판 묘전
583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투루판 묘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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