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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파이터로 구원 등판한 이주열…금리가 묘약일까

송고시간2021-06-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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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동원 가능한 정책을 모두 소진하면서 최후 수단은 금리밖에 남아있지 않다.

투우사처럼 이 총재가 능숙한 솜씨로 미친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주열 총재는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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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금리인상 속도 늘어지면 효과 제한적"

집값 파이터로 등판한 이주열 총재(자료사진)
집값 파이터로 등판한 이주열 총재(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고삐 풀린 집값과 ''망국병'이라는 가계부채 증가에 제동을 걸 수 있을까.

현 정부는 세제, 금융, 공급을 포괄하는 25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으나 전국 집값은 21개월째 매월 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정부가 동원 가능한 정책을 모두 소진하면서 최후 수단은 금리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 총재가 구원 등판할 시기가 무르익은 셈이다. 투우사처럼 이 총재가 능숙한 솜씨로 미친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가계부채 급증·집값 버블 소방수 자처한 이주열

이주열 총재는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 판단의 준거로 코로나19 전개 상황, 경기회복의 강도와 지속성,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등 3가지를 명시했다.

이 가운데 코로나는 여전히 불안하긴 하지만 백신 1차 접종 이상 국민이 20%를 넘기면서 정부가 공언한 11월 집단면역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경기는 폭발적 수출 증가 덕에 침체에서 벗어나 4%대 성장이 예고된다.

하지만 역사적 저금리에 편승한 '영끌' '빚투'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하고, 집값 버블은 위험 수위로 치닫는 등 금융 불균형은 가중되고 있다.

결국 코로나가 통제되고 경기회복세가 가팔라지면서 물가와 자산 등의 인플레이션 우려만 남는다면 역사적 초저금리를 지속할 명분은 사라진다.

한국은행이 최근 국내외 금융기관 종사자 82명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결과도 이런 인식을 보여준다. 서베이 참여자들은 금융시스템 1순위 리스크 요인으로 코로나 재확산 및 백신 접종 지연을 꼽은 이가 16%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글로벌 인플레이션(15%)과 높은 가계부채 수준(14%)이었다.

코로나가 연내 통제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인플레이션과 가계부채가 가장 큰 금융 불안 요인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 10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급증과 주택시장을 비롯한 자산시장의 버블을 금융 불균형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가계부채 급증은 집값 버블과 직결된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다면 제일 타깃은 집값이라고 할 수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선 상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자산 버블이 가라앉지 않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가 임박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김학균 신영증권[001720]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이나 미국의 중앙은행은 자산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은 통화정책의 목표 중 하나가 금융시장 안정이라면 자산 버블을 막기 위한 금리 인상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라고 했다.

◇ 전문가들 "금리 인상 속도 늘어지면 효과 제한적"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그 폭과 속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과 증시 등 자산시장은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이 4%를 넘는다고 해도 작년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여전히 경제 펀더멘털이 허약하기 때문에 급격한 속도와 폭으로 기준금리를 정상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럴 경우 부동산이나 증시의 상승 기대심리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는 있겠으나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 채권 시장에서는 이르면 8월, 늦으면 11월 등으로 의견이 분분했다. 안동현 교수는 10월로 예상했고,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연말로 예측했다. 금리 인상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올해 한차례 0.25%포인트 올린 뒤 내년에 같은 수준으로 또 한 차례 올리는 식으로 점진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봤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이 자산 버블을 억제하는 강력한 진정제가 될 수 있을까. 국토연구원 황관석 부연구위원은 지난 3월 리포트에서 금리 수준이 1%포인트 오르면 주택가격은 연간 약 0.7%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신영증권 김 리서치센터장은 "작은 폭의 점진적 금리 인상이 증시나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자산 버블을 막기 위해 오버액션했다가 자칫 실물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다시 꺼진다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인상 속도가 급격하지 않다면 주택 가격에 곧바로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 변동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도 사이클(경기순환)이 있다"면서 "서울 아파트의 경우 2015년 평균 가격이 5억2천만원대에서 지난 5월엔 11억2천만원대로 치솟은 상태여서 저금리와 유동성이 사라지면 가격 하락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kim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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