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속 사진 읽기] 보도사진과 연출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사진기자가 늘 생각해야 할 일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집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외침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전 세계인이 공통으로 내뱉는 탄식이다.

여기서 집은 개인의 생활공간이지만, 넓게 보면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현실의 답답함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외출할 때 마스크와 손 청결제로 무장하고, 5인 이상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는 일상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6월에도 계속됐다.

덕분에 대규모의 집단감염은 피하고 있지만, 크고 작은 산발적 감염은 여전하다. 조그만 방심이 자칫 큰 화를 부를 수도 있어 긴장의 끈을 늦출 수도 없다.

결국 백신 접종만이 감염을 최소화하고, 집 밖의 자유로운 활동을 허락하는 것 같다. 최근 백신 접종에 성공한 이스라엘이 좋은 사례다.

우리 정부도 6월 말까지 최대 1천400만 명에게 1차 접종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중 국민 25% 이상에게 1차 접종을 마치겠다는 당초 목표를 넘어서는 수치다.

지지부진했던 백신 접종률도 탄력을 받고 있다. 접종자에게 주어지는 각종 인센티브도 접종률을 높이는 박차(拍車)가 되어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의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 5월 27일부터 2주간 위탁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잔여 백신을 네이버와 카카오 앱으로 조회·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시범 운영됐다.

시행 첫날 접종이 가능한 곳은 찾기 힘들었다. 카카오는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비스가 원활하게 구현되지 못하기도 했다.

이같은 잔여 백신 접종 첫날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은 여러 신문에서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잔여 백신을 검색한 해당 위치의 의료 기관에 백신이 없음을 뜻하는 숫자 '0'만 가득 보이는 휴대폰의 지도 앱은 비슷했다.

하지만 그 배경과 휴대폰을 들고 있는 사람은 제각각이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앱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 조회와 예약이 가능해진 5월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병의원의 잔여백신 수가 0 혹은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네이버와 카카오 앱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 조회와 예약이 가능해진 5월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병의원의 잔여백신 수가 0 혹은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극, 영화, 방송 등에 폭넓게 쓰이는 '연출'(演出)이라는 용어는 사전적으로 어떤 상황이나 상태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하는데, 사물을 표현할 때 그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표현하는 대상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어떤 상황이나 상태를 만드는 행위나 행동을 사진 연출이라고 한다면, 보도사진에서는 작위적인 연출은 허용되지 않는다.

바꿔 말해 현장에서 작위적이지 않은 소극적인 개입은 너그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원론적으로 사진기자는 '사실'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객관적 실체를 사진 속에 담으면서 손가락의 지문 하나 묻히지 말아야 한다.

가끔 검찰에 나온 증인이나 피의자 등이 포토라인을 무시한 채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경우 카메라의 간격 유지를 위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럴 때도 기자는 손으로 밀치는 등 적극적인 개입을 해선 안 된다는 게 선배들의 조언이었다.

물론 기자는 현장 취재 시 작위적인 연출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 사진기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어떤 상황이나 상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개입하는 경우가 있다.

인터뷰 사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인터뷰 사진이나 '0'만 잔뜩 보이는 휴대폰 지도 앱 사진에서의 소극적인 연출은 최소한의 행위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느슨한 울타리가 어린 양을 지켜내지 못하듯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적인 원칙은 강조되고 기억되어야 한다.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도록 기자는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현장에서 늘 생각하고 노력할 일이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7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swim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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