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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젖 먹인게 욕먹을 일? 엄마들 인증샷 쏟아낸 이유는[뉴스피처]

송고시간2021/06/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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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0WggtBWaDpM

(서울=연합뉴스) "마일리스를 지지합니다."(#soutienamaylis)

최근 인스타그램에는 프랑스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이런 해시태그와 아기에게 젖을 물린 엄마들 사진이 수백 개 올라왔습니다.

이 해시태그 때문에 SNS에서 갑자기 유명해진 마일리스는 생후 6개월 아들을 키우는 프랑스의 평범한 여성입니다.

프랑스 공영 라디오 RFI에 따르면 마일리스는 지난달 아들을 데리고 소포를 찾으러 줄을 서 있다가 아이가 보채기 시작하자 젖을 물렸습니다.

그런데 함께 줄을 서 있던 여성이 이를 못마땅해하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하고, 아이를 안고 있는 마일리스의 얼굴을 때렸죠.

영상을 통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증언한 마일리스는 "당시 주변에 있던 사람 중 누구도 나를 돕지 않았다"며 한 나이 많은 여성은 가해자에 동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마일리스에게 "가슴이 얼만큼 노출돼 있었느냐"고 물었고, 이 같은 일이 발생한 데는 마일리스 잘못도 있다고 말했다는데요.

마일리스는 당시 수유용 티셔츠 위에 겉옷까지 입어 가슴을 노출하지 않았지만 이런 일을 당했고, 충격으로 젖이 말라 아이에게 더 이상 모유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업로드 약 3주 만에 100만 뷰를 넘으며 화제가 된 마일리스의 증언 영상은 특히 프랑스 아기 엄마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수유하는 엄마를 공격하는 것은 곧 아기를 공격하는 것과 같다."

한 여성은 이 같은 말을 남겼고 다수 사람이 수유는 당연한 권리라며 마일리스를 옹호했죠.

또한 많은 여성이 '수유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자신의 수유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고 이 사진들을 '마일리스를 지지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올리면서 이른바 '수유 인증샷'이 SNS를 도배하게 된 겁니다.

폴린이란 이름의 여성은 수유 중인 모습과 함께 "수유는 '노출'이 아니며 가슴 몇 cm가 드러난 것을 불쾌하게 여긴다면 그건 당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란 글을 올렸습니다.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아이에게 모유를 먹였다가 타인으로부터 곤혹스러운 일을 당하는 것은 과거부터 여러 사회에서 발생하던 일인데요.

2019년 뉴질랜드의 한 수영장 안에서 아기에게 수유하던 여성은 "수영장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퇴장당했습니다.

2018년에는 영국의 한 식당에서 아이에게 젖을 물리려던 여성이 "식사 중인 다른 손님들 앞에서 수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아이와 함께 장애인 화장실로 보내졌습니다.

심지어 영국은 공공장소에서 수유할 수 있는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는 국가인데도 이런 일이 생겨 크게 논란이 됐고 문제가 된 식당 앞에 다수 여성이 아기들을 데리고 나와 시위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수유하는 모습을 '신체 노출'로 받아들이는 일은 온라인에서도 벌어지고 있는데요.

올해 2월엔 영국의 유명 유아용품 브랜드 '토미티피'가 수유 모습이 포함된 광고 영상을 만들었다가 페이스북에서 '성인용 콘텐츠'로 분류돼 내보내지 못하는 촌극이 빚어졌습니다.

이 같은 일들에 대해 '수유는 아이를 먹이는 인간의 근원적 행위일 뿐이며 이때 드러난 신체를 성적인 대상으로 보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죠.

그러나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신체 일부를 보는 일이 유쾌하지 않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약 수유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수유 가리개' 등을 써서 아이도 먹이고, 타인도 불편하지 않게 배려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건데요.

세계보건기구(WHO)는 모유 수유가 아기의 건강과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며 생후 6개월까진 모유 수유를 하도록 권고하지만 아직도 다수 국가와 사회에서 수유실 등 인프라 미비와 수유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모유 수유를 하지 않거나 못 하는 엄마들이 많죠.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재연되는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 논란. 배고픈 아이를 먹이는 자연스러운 일인지, 타인에게 신체를 노출하는 매너 없는 일인지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은정 기자 김지원 작가 김지효 한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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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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