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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토론 교재 출간해 모든 인세 장학금 기부하는 선생님들

송고시간2021-06-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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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날수록 이에 공감하는 교사들이 더해져 토론회는 40여 명 규모로 불었다.

이들은 대립보다 협력적 토론 문화를 퍼트리고자 머리를 모았고 2015년 첫 번째 교재인 '이야기가 꽃피는 교실 토론'을 출간했다.

한 선생님이 "우리가 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있는데 이 돈(인세)은 나눠 갖기보단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하자 다들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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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토론교육연구회, 꾸준한 집필 통해 5년 넘게 학생 43명 도와

"출판 수익, 누구도 내 돈이라 생각 하지 않아…당연히 학생에게 돌아가야죠"

인세 모아 장학금 지급한 선생님들
인세 모아 장학금 지급한 선생님들

[강원토론교육연구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2013년 8월, 한국의 토론 교육을 바꾸고 싶은 강원지역 선생님 8명이 뭉쳤다.

이들은 대회를 목표로 학생을 찬반으로 나누는 학생 토론 문화와 교육 방식에 신선한 변화를 주고자 '강원토론교육연구회'(이하 연구회)를 만들었다.

해가 지날수록 이에 공감하는 교사들이 더해져 토론회는 40여 명 규모로 불었다.

이들은 대립보다 협력적 토론 문화를 퍼트리고자 머리를 모았고 2015년 첫 번째 교재인 '이야기가 꽃피는 교실 토론'을 출간했다.

이후 연구회는 어린이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을 위한 교재를 매년 써냈고, 이들 중 2018년 발간한 '말랑말랑 그림책 독서 토론'이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국내 거의 없었던 '토론 교육 그림책'은 입소문을 타고 올해 14쇄(1만5천여 권)째 찍어낼 정도로 꾸준히 팔렸다.

앞서 출간한 교재들까지 더해 인세가 제법 나왔지만, 저자로 나섰던 선생님들은 큰돈을 두고 한순간도 고민하지 않았다.

한 선생님이 "우리가 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있는데 이 돈(인세)은 나눠 갖기보단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하자 다들 동의했다.

이에 장학금 통장을 만들어 인세를 모으기 시작했다.

1쇄, 2쇄…, 책이 팔려나갈수록 장학금은 차곡차곡 쌓여 총 2천만원을 넘어섰다.

2017년 9월, 학생 5명에게 처음 지급된 장학금은 해가 갈수록 더해져 올해 5월까지 총 43명에게 돌아갔다.

강원토론교육연구회 활동 모습
강원토론교육연구회 활동 모습

[강원토론교육연구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장학금 지급 방식 또한 섬세하게 처리했다.

독서와 토론을 좋아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세심하게 골라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증서에는 학생이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선생님의 마음을 편지처럼 적었다.

학생이 '어려운 형편 때문에 장학금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상처받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런 선생님들의 마음이 아이들에게 닿아 훈훈한 이야기들을 만들었다.

한 학생은 자신의 꿈을 위해 장학금을 쓰겠다며 이를 저축하고 늦게까지 토론 과제들을 묵묵히 해내 선생님을 미소 짓게 했다.

한부모 가정에서 어렵게 지내던 초등학생은 조금 느리지만 열심히 학업 진도를 따라가면서 친구들에게 닫혔던 마음을 열었다.

한 중학생은 함께 협의해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해가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연구회장을 맡은 허은영 정선고 교육과정부장은 "토론으로 학생의 민주시민 역량을 키워가면서 출판을 통해 장학금을 나눠주고, 이를 통해 학생이 다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환경 변화에 맞춰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는 선생님들이 함께라서 든든하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매년 방학 중 진행했던 토론 캠프도 다시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토론 교육 위해 머리 맞댄 교사들
토론 교육 위해 머리 맞댄 교사들

[강원토론교육연구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의 나눔은 선향 영향력이 되어 다른 모임에까지 이어졌다.

강원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는 교육 현장의 생생한 사례를 담은 '끄적끄적 튀어나온 열아홉 빛깔 민주시민교육 이야기'를 이달 출간하면서 모든 저자 수익을 장학금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런 결정에 출판사도 동감해 도서 제작에 드는 모든 비용을 지원하고 수익금도 장학금으로 쓰기로 했다.

연구회 전임 회장인 박은주 홍천 화계초 교사는 "토론교육연구회의 나눔이 다른 선생님은 물론 출판사로 번져 더 많은 학생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교육 현장에서 더 많은 선행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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