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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5년] ①정규직 됐어도 차별 겪는 '김군' 동료들

송고시간2021-05-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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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던 하청업체 직원 김군(당시 19세)이 열차에 치여 숨진 지 28일로 꼭 5년이 된다.

김군의 동료들은 비정규직 신분을 벗어난 후에도 여전히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직장 내 괴롭힘과 차별적 폭언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작년 9월 서울교통공사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PSD) 분야 종사자 440명을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0.6%가 높은 수준의 직장 내 괴롭힘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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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환경건강硏 조사…'입사경로 다르다' 무시·92%가 '고도 스트레스'

인력 부족에 안전원칙 여전히 안 지켜져…휴식공간도 미비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우리 기자 = 2016년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던 하청업체 직원 김군(당시 19세)이 열차에 치여 숨진 지 28일로 꼭 5년이 된다.

이 사고를 계기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요구가 커지자 서울메트로는 김군이 수행했던 업무를 비롯한 몇가지 안전업무 직군을 직접고용하고 정규직 직급체계로 전환했다.

하지만 김군의 동료들은 비정규직 신분을 벗어난 후에도 여전히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직장 내 괴롭힘과 차별적 폭언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의역 사고 당시 시민들이 붙인 추모 포스트잇
구의역 사고 당시 시민들이 붙인 추모 포스트잇

[연합뉴스 자료사진]

◇ "아직도 하청업체 대하듯"…차별·모욕에 47%가 우울증상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작년 9월 서울교통공사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PSD) 분야 종사자 440명을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0.6%가 높은 수준의 직장 내 괴롭힘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최근 6개월간 주 1회 이상 꾸준하게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경우를 '높은 수준'으로 분류했다.

특히 높은 수준의 괴롭힘을 경험한 직군은 현장직인 현업관리소(23.8%)로, 다른 조직(6.4%)보다 4배가량 높았다. 호선별 괴롭힘 경험률은 1∼4호선 그룹이 27.8%, 5∼8호선이 14.4%였다.

응답자들은 입사 경로가 다르다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시켜 줬으면 고마워해라", "정규직 됐으니 너네는 그렇게 일해도 된다", "공사 직원 됐다고 자랑하고 다니냐" 등 모독성 발언을 상습적으로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PSD 업무 특성상 승객 안전을 관장하는 역무·관제 등 다양한 부서 직원들과 매일 마주치는데, 이들이 PSD 직렬 직원들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거나 폐쇄회로(CC)TV로 감시하며 트집을 잡는 경우도 잦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이유로 응답자의 47%가 중등도 이상 우울증세를 보여 심리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회심리적 스트레스(PWI-SF) 조사 결과 응답자의 92%가 '고도 스트레스'군으로 분류됐다.

이들은 구의역 사고 이후 PSD 분야가 주먹구구로 정규직 체계에 편입되면서 아직도 '임시 조직', '임시 팀'처럼 운영된다며 소외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한 응답자는 "조직 자체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분도 있고, 소속이 다른 관리자들을 파견해 운영되다 보니 팀에 대한 무리한 요구를 전혀 막아주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응답자들도 "업무 구분이 명확한 하청업체보다 시스템상으로는 못한 상황이 됐다", "외부 업체 소속이었을 때는 오히려 더 당당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붙은 김군 추모문구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붙은 김군 추모문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 닦달에 '2인 1조'는 그림의 떡…"쫓기면서 밥 먹는다"

스크린도어 노동자들은 무엇보다 안전 작업을 위한 '2인 1조' 원칙이 인력 부족으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5년 전 김군 역시 '나홀로 작업'을 하던 중 안전문 점검 사실을 모른 채 운행하던 열차에 치여 숨졌다.

이들은 점검 때 역무직원이 신호업무를 맡아주지 않아 2명 중 1명은 현장에서 벗어나 신호를 봐야 하거나, 중장애 처리 중 윗선의 보고 전화를 계속 받아야 하는 등 함께 출동해도 서로 다른 작업을 하는 상황이 많다고 증언했다.

한 응답자는 "왜 몇분 내로 오지 않느냐"는 타 부서의 닦달이 이어졌던 경험을 언급하며 "('구의역 김군'이 일했던) 은성PSD에서 사고가 났던 과정들을 똑같이 반복하는 점이 가장 힘들다"고도 했다.

적은 인원으로 넓은 구역을 포괄하다 보니 장애 처리 자체보다 이동에 드는 시간이 늘어나고, 규정상 휴게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PSD 직렬 인력은 정원보다 150명가량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게에 관한 질문 결과 35.7%가 '휴게시간을 규정된 시간만큼 쓸 수 없다'고 답했고, 29.7%는 식사시간 확보 역시 어렵다고 했다. 최소인력 기준 탓에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없다는 응답도 12%였다.

또 적절한 휴식공간과 샤워실이 갖춰지지 않은 데 따른 어려움도 있었다.

이들은 "우리는 역무실에서 쉴 수도 없고, 고객들이 있어 승강장에 앉아 있을 수도 없다"며 "의자 2개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샤워기가 7개인데 써야 하는 인원이 30명"이라며 "제대로 씻을 공간도 없다"고 호소했다.

iroow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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