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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병, 부실급식 사태에 지옥의 군생활"…알고도 軍은 뒷짐만(종합)

송고시간2021-05-2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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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장병에 대한 부실급식 제공 폭로전을 계기로 군 당국이 우후죽순으로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번 사태로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조리병을 위한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사태가 국민적 공분을 사자 26일 여야 정치권까지 직접 일선 부대를 찾아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지만, 군 당국과 정부가 '사각지대'에 놓인 조리병들의 복무 여건부터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수도권 소재 육군 부대 소속 조리병의 모친이라고 밝힌 A씨는 이날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조리뿐 아니라 월수금 부식차량 입고 시 상·하차작업부터 식자재 관리, 식사 후 뒤처리, 격리장병 도시락 사진 찍기 등 새벽 5시부터 저녁 8시까지 그야말로 풀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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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 55만명 중 조리병 1.6% 불과…육군은 1명이 매일 75인분 조리

간부·병사식당 이중운영 비효율 지적도…인력 확충·외주화 등 근본대책 시급

"조리병, 부실급식 사태에 지옥의 군생활"…알고도 軍은 뒷짐만
"조리병, 부실급식 사태에 지옥의 군생활"…알고도 軍은 뒷짐만

(서울=연합뉴스) 격리장병에 대한 부실급식 제공 폭로전을 계기로 군 당국이 우후죽순으로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번 사태로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조리병들을 위한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부실급식 첫 폭로 한달여전인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 2021.5.26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부실급식 불똥이 모두 조리병들에게 전가돼 업무 과중에 체력은 고갈됐습니다. 지옥 같은 군 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격리장병에 대한 부실급식 제공 폭로전을 계기로 군 당국이 우후죽순으로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번 사태로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조리병을 위한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사태가 국민적 공분을 사자 26일 여야 정치권까지 직접 일선 부대를 찾아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지만, 군 당국과 정부가 '사각지대'에 놓인 조리병들의 복무 여건부터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수도권 소재 육군 부대 소속 조리병의 모친이라고 밝힌 A씨는 이날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조리뿐 아니라 월수금 부식차량 입고 시 상·하차작업부터 식자재 관리, 식사 후 뒤처리, 격리장병 도시락 사진 찍기 등 새벽 5시부터 저녁 8시까지 그야말로 풀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일반 사병들은 주말에 쉬고, 훈련이 끝나면 전투휴무를 주기도 하지만 삼시세끼 장병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조리병들은 휴일조차 꿈꿀 수 없고, 코로나19로 더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기계도 아닌데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몸이 아프고 체력의 한계를 느낄 정도로 혹사하며 그 대량의 요리를 해야 한단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군 관계자에 따르면 각군별 조리병 현황을 보면 육군이 7천여명, 해·공군은 각 1천여명 등 총 9천여명으로 파악된다.

육해공군 병력이 55만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병력의 약 1.6%에 해당한다.

병력과 부대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육군 상황은 특히 열악하다. 육군 중대급 이하 부대를 기준으로 150명당 조리병은 2명이 배치된다.

해·공군이 150명당 4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으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조리 경험이 없는 취사병 1명이 매일 75인분의 삼시세끼를 책임지는 셈이다.

[그래픽] 군 취사병(조리병) 현황
[그래픽] 군 취사병(조리병) 현황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kmtoil@yna.co.kr

병력 감축으로 취사장의 병사를 빼낸다면 민간조리원을 그만큼 보충해야 하지만, 국방부 지침에 따르면 80∼300명 기준 1명이 편성되는 정도다. 영양사 보직은 아예 없다. 인력도 적고 대체하기도 쉽지 않아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월화수목금금금' 체제다.

사회에서 조리 경험 한번 없는 조리병에게 급식의 맛을 사실상 의존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부실급식 폭로가 육군 부대에서 집중적으로 나온 건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군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문제는 군 급식체계의 고질적 문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상황까지 겹치면서 악화할 대로 악화한 조리병들의 복무여건은 예견된 사태였음에도, 국방부가 사실상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부실급식 첫 폭로가 있기 한 달여 전인 3월 초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군대 조리병들 증원이 절실합니다. 조리병들에게 매주 하루라도 휴일을 보장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바 있다.

청원인은 당시 글에서 "(코로나19 이전에는) 조리병들이 3개월마다 며칠의 위로 휴가를 받고 훈련이나 경계근무 등을 열외로 해 주기도 했다"며 "그렇지만 코로나19 시기 조리병들은 휴가 통제·일시 해제의 반복 속에서도 인원 부족으로 수개월을 휴가도 못 나가는 병사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장 큰 원인은 식수인원 대비 현저하게 부족한 조리병사 인원"이라며 조리병들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해당 청원은 당시 1천800명의 동의를 얻는 데 그쳤고, 공론화가 되지 않은 탓인지 군 당국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부실급식으로 뭇매를 맞은 뒤에야 국방부는 지난 20일 서욱 장관 주재로 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급양담당관, 취사병(조리병) 생활여건 등에 대해 주기적인 애로사항을 확인하여 조치"하기로 했다.

또 민간조리원 등 조리인력 추가확충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 뒷받침 등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여건이 되는 부대부터라도 간부식당과 병사식당을 통합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사람이 모자란 상황에서 식당을 이중으로 운영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조리병과 민간조리원 등 개인역량에 의존하는 현행 체계 대신 전문업체 위탁을 통한 급식 외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군 내부에서 나온다.

민간위탁 계획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부사관학교 후보생 양성식당 1개소에서 시범 사업이 추진 중이라며 "향후 구성될 장병 생활여건 개선 TF에서 성과평가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민간위탁에 대한 다양한 제약요인과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민간위탁 확대범위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hine@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un6Nb09LJ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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