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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넘어오지 마…세계 최고봉 선긋기 나선 중국의 셈법[뉴스피처]

송고시간2021/05/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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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sdHCSPZD2VE

(서울=연합뉴스) 갠지스강변을 따라 한꺼번에 떠내려온 시신 40구.

오랫동안 강물에 잠겼던 탓에 부풀어 있거나 일부 불태워진 흔적도 보이는데요.

현지 매체는 이 시신들이 코로나19 사망자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인구 대국인 인도는 코로나 대확산에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코로나 생지옥'이라는 오명을 썼는데요.

파키스탄과 네팔, 방글라데시 등 인접국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네팔은 지난 3월 말 일일 신규확진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접경국 인도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는데요.

각국 알피니스트가 모이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죠.

최근 중국이 이 산꼭대기에 코로나 방역을 위한 '격리선'을 치겠다고 나서 눈길을 끕니다.

중국과 네팔 국경에 위치한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길은 중국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 쪽 북파(北坡) 루트와 네팔 쪽 남파(南坡) 루트로 나뉘는데요.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이 이 같은 '방역선'을 구상하게 된 배경에는 자국을 통해 산에 오르는 사람이 남파 등반객과 섞여 코로나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습니다.

두 경로 이용자가 마주치는 곳은 정상뿐인데, 겨우 여섯 명이 함께 올라설 수 있을 만큼 좁기 때문에 방역 위기를 초래한다는 거죠.

실제로 등반객이 몰리는 매년 5월과 10월에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진입로도 협소한데요.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한술 더 떠 지난 17일 아예 북파 루트를 막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봄철 등반 시즌을 철회하고, 기존에 내줬던 허가 역시 거둬들였죠.

반면 여기서 파생하는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네팔은 여전히 문을 닫지 않고 있는데요.

작년 3월 하순 입산 금지령을 내렸다가 같은 해 9월부터 등반 허가를 내줬는데, 봄 시즌에만 400여 개가 발급됐죠.

중국 측 등반로 폐쇄로 일단락됐지만, 이 같은 대륙의 발상에 누리꾼은 다양한 해석을 내놨습니다.

'방역 목적이니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만만치 않은데요.

그동안 중국이 국경을 맞댄 인도와 치열한 영토분쟁을 벌여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했던 두 나라는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서고 있는데요.

지난해 6월엔 양국 군인 간 쇠몽둥이가 동원된 유혈 충돌이 빚어져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죠.

이들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둘 사이에 낀 '전략적 요충지' 네팔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는데요.

현재 네팔 총리 등은 친중 성향으로, 오랜 우방인 인도와는 다소 소원해진 상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죠.

작년 8월 네팔 정부 묵인 속 중국이 국경 표지물을 네팔 쪽으로 옮기거나 일부 마을을 무단 점령하는 등 국경 지역 영토를 점유하고 있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과거 수많은 국가와 비슷한 다툼을 벌여 온 중국이 이제 인도를 넘어 네팔까지 분쟁의 씨앗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인데요.

정작 전문산악인 사이에서는 '분리선'이 코로나 확산 방지에 도움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아일랜드 등반가 퍼거스 화이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보통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상호작용은 거의 없다"며 "경계선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추운 날씨, 산소 부족 때문에 꼭대기에 머무는 시간이 20분도 채 안 되는 데다 산소마스크를 쓴 매우 지친 상태여서 대화가 거의 오가지 않는다는 설명인데요.

하필 분쟁지역 인근이자 상징적 의미가 큰 산에 타국과의 선을 긋겠다는 발표에 혹시 남의 땅을 넘보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는 상황.

앞으로 중국 측 봉쇄가 풀린다면 이 계획이 어떤 방식으로 실행될지, 이웃 나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세계 최고봉에 이목이 쏠립니다.

김지선 기자 김지원 작가 김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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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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