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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라고 올린 게 아닌데…우리 애 사진 퍼가서 한다는 짓이[이래도 되나요]

송고시간2021-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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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차림에 엉덩이가 보이거나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오프라인 만남이 어려워진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육아 일기장처럼 활용하는 부모는 더욱 늘어나고 있죠.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타인의 인정·관심을 받고 가족 공동체 소속감을 강화하기 위한 행위"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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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xDBYptWAMJM

(서울=연합뉴스) 인스타그램에 '배변 훈련', '옷 입히기 전쟁' 같은 검색어를 넣어봤습니다.

기저귀 차림에 엉덩이가 보이거나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오프라인 만남이 어려워진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육아 일기장처럼 활용하는 부모는 더욱 늘어나고 있죠.

이는 공유(share)와 양육(parenting)을 합친 '셰어런팅'이라고 불리는데요.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타인의 인정·관심을 받고 가족 공동체 소속감을 강화하기 위한 행위"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의도와는 달리 자칫 범죄 표적이 될 수 있는데요.

육아 관련 커뮤니티에는 자녀 사진이 도용됐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옵니다.

남의 아이 얼굴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린 채 중고품 사기를 치는가 하면, '아들딸 팝니다'라는 글로 중고장터에 파문을 일으킨 범인 역시 타인 카톡 사진을 몰래 캡처했다는 의심을 받았죠.

거주지 등 동선이 노출돼 유괴·납치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이현숙 아동·청소년 인권보호단체 탁틴내일 상임대표는 "아이 이름을 부르며 엄마·아빠 친구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경계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인공지능 영상 합성 기술 '딥페이크'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에 악용될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미 올해 초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한국 아역배우 표정에 성적 문구를 넣은 이모티콘이 거래돼 충격을 줬죠.

'나랑 같이 자자', '자기야 나 씻었어' 등 낯뜨거운 글이 담겨 있지만, 판매자는 "인터넷에서 사진을 수집했으니 불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는데요.

염건령 한국범죄학연구소장은 "프로그램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성 착취물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소아성애자 대상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녀 사진은 저작물로 인정받기 힘든지라 단순 도용은 적발도 처벌도 어렵죠.

이충윤 변호사는 "훔친 사진을 상업적 목적에 이용하면 초상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며 "누군가를 속이거나 아동음란물에 썼다면 각각 사기죄, 성폭력처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 같은 부작용을 인지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자체 대안을 마련했습니다.

유아의 알몸 이미지가 발견되는 즉시 임의로 지우고, 혹자가 허락 없이 사진을 퍼가서 올리면 삭제 요청이 가능하죠.

유튜브 역시 침실, 욕실에서 미성년자를 촬영하거나 개인 신상이 노출된 영상을 게시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이를 어기면 일부 기능을 중지한다고 경고했는데요.

실제로 한 방송인은 딸이 낮잠 자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렸다가 아동보호 정책 위반으로 영상이 삭제됐죠.

전문가들은 보호자 경각심 제고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포스팅이 훗날 아들·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지 살펴보는 등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본인 동의를 받는 것 역시 중요한데요.

세이브더칠드런이 만 0∼11세 자녀를 둔 부모 중 최근 석달간 SNS에 콘텐츠를 올린 경험이 있는 1천 명에게 설문한 결과 86.1%가 '자녀의 사진이나 영상을 게시한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중 35.8%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게시물을 전체 공개했지만, 당사자 이해를 구해본 적 있다고 답한 경우는 44.6%에 불과했죠.

고우현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 매니저는 "'모르는 사람이 보거나, 내려받고 옮길 수 있다'고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의사를 확인하기에 너무 어리다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에서는 '셰어런팅'이 부모·자녀 간 불화로 번진 사례도 등장했는데요.

2016년 오스트리아의 한 10대가 SNS에 올린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을 지우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를 고소한 겁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엄마·아빠 눈엔 예쁘지만, 자신은 보여주기 싫을 수 있다"며 "아이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부모가 사적인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자녀 동의 없이 SNS 게재 시 최대 징역 1년, 벌금 4만5천 유로(한화 약 6천200만 원)에 처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아동권리보장원에서 '2020∼2024년 제2차아동정책기본계획'을 통해 법적 근거 마련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현실화하지는 않았습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우리 아이기에, 업로드 버튼을 누르기 전 한 번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지선 기자 조현수 인턴기자

이러라고 올린 게 아닌데…우리 애 사진 퍼가서 한다는 짓이[이래도 되나요] - 2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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