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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묻을 땅 없어요'…코로나로 주목받는 이색장례 [뉴스피처]

송고시간2021/05/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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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7v8nzGPoZno

(서울=연합뉴스) "점점 많은 사람이 사후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매장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최근 영국 BBC는 이같이 보도하며 사람들이 점차 새로운 장례 방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의식의 변화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뚜렷해졌다고 하는데요.

팬데믹이 본격화해 세계 각지에서 사망자가 속출하던 지난해, 장례시설 부족 등으로 땅에 미처 묻히지 못한 시신 모습이 연일 보도됐죠.

최근까지 인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화장도 하지 못한 시신이 갠지스강에 밀려드는 등 전 세계가 충격적인 죽음의 장면을 목격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이 1년 넘게 냉동 트럭에 보관되거나 묘지 안장을 위해 수 주를 기다려야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죽음이나 자신과 가족의 장례 절차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 많아졌고, 그 결과 다양한 장례 방식이 주목받기 시작했죠.

미국 플로리다의 '이터널리프'란 회사는 1998년부터 화장한 망자의 재를 바다 밑에 보관해주고 있는데요.

환경친화적인 콘크리트 소재로 만든 인공 암초를 유골함으로 삼는 이 방식은 해양이나 자연 회귀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어 왔다고 합니다.

이터널리프 측은 "팬데믹이 해양 유골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확실히 끌어올렸다"며 지난해에만 미국 동부 해안 25군데에 2천기 이상의 해양 유골함을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터널리프가 죽은 사람을 바다로 돌려보내 준다면,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회사 '리컴포즈'는 망자를 흙으로 돌려보내 주는데요.

리컴포즈는 각종 식물 자재와 함께 시신을 금속 실린더 용기에 보관하고, 거기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적절히 조절해 퇴비화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흙이 된 시신은 숲에 뿌려져 자연과 하나가 되거나 유족에게 전달되죠.

2017년 리컴포즈를 설립한 카트리나 스페이드는 BBC에 지난해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선 심지어 우주선에 시신을 화장한 재를 함께 실어 쏘아 올려주는 서비스도 20년 전부터 등장했는데요.

때마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 X'와 같은 상업용 우주 사업이 확장하면서 최근엔 연간 2~3회가량 우주선 발사에 재를 실어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매장이나 화장, 혹은 수목장 등에 머물던 시신 처리 방식이 이렇게 다양해지는 동안 한편에선 장례식의 디지털화·비대면화가 진행됐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다수의 사람이 한 장소에 모이는 경우 인원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팬데믹 1년여를 지나며 결혼식과 장례식은 인원 제한을 적용받는 대표적인 행사가 됐죠.

게다가 이동 제한과 까다로워진 비행기 탑승 절차 등으로 가족과 친지 장례식에 제때 참석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장례식 문화에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마이클 버린 씨는 올해 초 아버지가 미국에서 임종했을 때 장례식 온라인 생중계 서비스 '트리뷰캐스트'를 이용했는데요.

버린 씨는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인도, 파나마 등 각국 친지가 온라인 장례식에 참여했으며 "모두 떨어져 있어도 장례식에 함께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트리뷰캐스트 측은 BBC를 통해 "지난해 회사로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며 "(온라인 장례가) 트렌드라고 생각은 했지만 팬데믹을 계기로 더욱 붐이 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유가족과 조문객 사이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장례식에 참석해 인사는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미국에선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이 속속 등장했다는데요.

미국 장례문화 중엔 관을 열거나 닫은 상태로 조문객이 망자를 직접 만나 마지막 인사를 하는 '뷰잉'(viewing)이란 절차가 있는데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은 '뷰잉' 장소 옆에 투명한 창을 내고 조문객들이 차에 탄 상태로 이 창을 마주한 채 고인과 작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 등 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는데요.

백신과 치료제 등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종식되지 않으면서 이젠 삶뿐 아니라 죽음을 맞는 방식과 문화까지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은정 기자 김지원 작가 김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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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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