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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시선] CDC 권고에도 마스크 쓰는 뉴요커들…"성가시지 않아요"

송고시간2021-05-16 07:00

맨해튼 거리서 행인 80%가량은 여전히 착용…"뉴욕에선 더 조심해야"

백신 확대와 봄날씨 속 '노 마스크'도 조금씩 증가세…"난 안전하다"

마스크를 쓰고 미국 뉴욕시 맨해튼 유니언스퀘어를 지나는 시민들
마스크를 쓰고 미국 뉴욕시 맨해튼 유니언스퀘어를 지나는 시민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뉴요커들이 1년 넘게 자신을 속박했던 마스크를 집어 던지고 해방감을 만끽할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 대부분의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했음에도 기다렸다는 듯 맨얼굴을 드러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적어도 뉴욕시에서는 말이다.

CDC 권고 다음 날인 14일 맨해튼 미드타운과 그리니치빌리지 일대의 거리를 돌아봤으나, 눈대중으로 행인의 80% 가까이는 마스크나 최소한 얼굴 가리개를 착용하고 있었다.

코로나19 공포가 한창이던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최소 90%의 뉴요커가 어디서든 입과 코를 가리고 다니던 것과 비교하면 그래도 많이 풀어진 모습이기는 하다.

마스크를 모두 착용한 뉴욕 지하철 6호선 승객들
마스크를 모두 착용한 뉴욕 지하철 6호선 승객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그러나 봄 들어 빨라진 백신 접종 속도와 따뜻해진 날씨 영향으로 이미 마스크 착용자가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CDC 권고 때문에 '오늘부터' 마스크를 벗은 시민이 뚜렷하게 많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실내에서도 대부분의 경우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것이 CDC의 판단이지만, 식당과 카페에서도 주문 후 식사 또는 음료가 나오기 전까지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날 오전 미드타운 2번 애비뉴를 맨얼굴로 활보하던 한 백인 중년 남성이 베이글 가게 앞에서 잠시 멈추더니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착용한 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물론 지역과 연령에 따른 차이는 작지 않다. 미드타운 북부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률이 매우 높은 편이지만, 그리니치빌리지와 로어맨해튼 등 남쪽에서는 이미 봄 이후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뉴욕대 캠퍼스 사이에 위치한 워싱턴스퀘어와 인근 유니언스퀘어를 비롯해 시내 주요 광장과 공원에서는 맨얼굴로 편하게 숨 쉬며 자유를 만끽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노 마스크'로 워싱턴스퀘어에서 졸업 기념사진을 찍는 대학생들도 적지 않게 목격됐다.

뉴욕시 유니언스퀘어에서 마스크를 쓰고 책을 읽는 여성과 '노마스크' 남성
뉴욕시 유니언스퀘어에서 마스크를 쓰고 책을 읽는 여성과 '노마스크' 남성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이런 곳에서도 장·노년층은 그래도 마스크를 쓰는 경우가 우세했다.

작년 상반기 미국 내 코로나19의 '진원지'에서 유례없이 참혹한 봄을 겪었던 상당수 뉴요커들은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기 때문이다.

불과 1년여 전 뉴욕주에서 대유행의 정점을 찍을 무렵에는 하루에만 확진자 1만명, 사망자 1천명이 쏟아졌다. 절반가량은 인구가 밀집한 뉴욕시에서 나왔다.

자신의 이름을 마사라고 밝힌 한 백인 여성은 워싱턴스퀘어에서 연합뉴스와 잠시 인터뷰를 하고 "개인적으로는 최소한 여름까지는 계속 마스크를 쓰려고 한다"며 "최소한 뉴욕시에서는 CDC 권고보다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백신을 맞았는지 어떻게 알겠느냐"라며 "방금 맨해튼 거리를 30분 동안 걸었는데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다른 시민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니언스퀘어의 벤치에서 책을 읽던 제시카라는 이름의 백인 여성도 "백신이 우리에게 완벽한 면역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며 "완벽하게 안전해질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계속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마스크에 익숙해졌다. 더는 성가시지 않다"고 강조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도 비슷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매디슨 존스라는 여성은 트위터에 "CDC가 뭐라고 말했는지 잘 안다. 하지만 난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적었다.

뉴욕시 맨해튼 워싱턴스퀘어에서 마스크 없이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
뉴욕시 맨해튼 워싱턴스퀘어에서 마스크 없이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하지만 CDC 권고를 반기며 자신 있게 마스크를 벗는 시민들도 분명히 있다.

워싱턴스퀘어에서 만난 짐 모어헤드라는 60대 남성은 "CDC 권고는 합리적이다. 내가 오늘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도 CDC의 권고 때문"이라며 "작년 7월 코로나19에 걸렸고 백신도 2회 접종했다. 난 완벽하게 안전하다"라고 자신했다.

다만 모어헤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는 그렇게 하겠지만, 가게에 들어갈 때는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쓸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CDC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주 차원의 착용 명령을 유지하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조만간 이 문제를 어떻게 결정하느냐도 마스크에 대한 뉴요커들의 태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욕시 워싱턴스퀘어를 지나는 뉴욕대 졸업생들
뉴욕시 워싱턴스퀘어를 지나는 뉴욕대 졸업생들

[로이터=연합뉴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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