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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바닷물 가습기'로 코로나 치료 가능?…근거없어

송고시간2021-05-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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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가습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의 글이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이 글은 "바닷물 가습기가 만들어주는 미네랄 안개를 코로나 환자가 들이마시면 단 한 시간에 코로나가 완치된다"고 주장한다.

한 씨는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글을 직접 작성한 게 맞다"며 "이번 발견으로 인류 최초로 노벨평화상과 생리의학상을 동시에 받을 것이며, 빌 게이츠가 코로나 치료를 위해 내건 상금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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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어르신들 사이에 확산…'소금물, 코로나에 효과' 루머 재탕

전문가 "소금, 호흡기 치료에 도움 안 돼"…근거없는 정보 비판

해수의 광물성분 흡입시 인체영향 고려해야…미 당국, 가습기에 증류수 권고

가습기
가습기

※자료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바닷물 가습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의 글이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이 글은 "바닷물 가습기가 만들어주는 미네랄 안개를 코로나 환자가 들이마시면 단 한 시간에 코로나가 완치된다"고 주장한다.

이어 "안개 형태로 가공된 소금 성분이 콧속과 목젓(바른 표기법은 목젖)과 폐는 물론이고 뇌와 간을 비롯하여 신체의 모든 기관에 도달하면서 기생하고 있는 코로나 균들이 한 시간이 지나지 아니하며 박멸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이 글은 소위 '발명왕'으로 불리는 한상관 씨가 작성했다고 적혀 있어 익명의 지라시(사설 정보지)나 허위 정보에 비해 더 신뢰를 얻는 모양새다. 한 씨는 2002년 특허청으로부터 '발명대왕'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한 씨는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글을 직접 작성한 게 맞다"며 "이번 발견으로 인류 최초로 노벨평화상과 생리의학상을 동시에 받을 것이며, 빌 게이츠가 코로나 치료를 위해 내건 상금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결과인지 묻자 "비용이 많이 들어 하지 않았다"면서도 "주변 코로나 확진자가 이 방법 덕분에 빨리 나았다"고 답했다.

한 씨의 주장은 일견 황당무계한 것 같지만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널리 퍼지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확산하고 있으며 유명하지 않은 일부 온라인 매체에 보도되기도 했다.

특히, 고령자 사이에서 널리 공유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대(SNU) 팩트체크 센터 홈페이지 제보란에는 "코로나 균을 간단하게 박멸시키는 원리라고 나이 든 부모님께 갑자기 문자를 받았는데 잘못된 정보로 건강을 해치시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한 씨의 주장을 팩트체크해달라는 요청이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연합뉴스는 여러 전문가의 견해를 토대로 한 씨 주장의 타당성 유무를 검증했다.

온라인에 확산된 '바닷물 가습기 코로나19 박멸 주장' 글
온라인에 확산된 '바닷물 가습기 코로나19 박멸 주장' 글

[출처: 포털사이트 화면 갈무리]

◇본질상 '소금성분이 코로나 예방·치료' 주장 재탕…전문가 "증거 전혀 없어"

'바닷물의 소금 성분이 코로나를 치료한다'는 한 씨의 주장은 기존에 코로나19 치료법으로 잘못 알려진 소금물 관련 허위 정보와 본질상 비슷하다.

이전에도 '소금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소독할 수 있다'는 주장이 널리 확산한 바 있다. 작년 3월 경기도 성남의 한 교회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소독을 한다며 소금물을 분무기에 담아 신도들 입 안에 뿌린 일이 있었다. 이 교회와 관련해 수십 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소금물 분무가 감염을 확산시킨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소금이나 소금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살균이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전혀 입증되지 않은 주장이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환경부가 코로나19 소독용으로 승인한 살균·소독제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등에서 효과가 있다고 권고한 치아염소산나트륨, 에탄올 등의 유효성분을 일정 정도 이상 함유한 제품인데 소금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호흡기 전문가인 윤호일 분당서울대학교 내과 부교수는 "가래를 유발하기 위해 고농도의 소금물을 사용하는 치료 방법이 있기는 하나 이것은 기도 자극을 위한 것"이라며 "소금물이 바이러스나 세균과 관련한 호흡기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소금은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소금물의 살균력은 삼투현상에서 나오기 때문에 민물에 사는 박테리아의 경우 소금물에 들어가면 세포막이 깨지며 죽을 수 있지만, 살모넬라같이 이미 바다에 살며 소금물에 적응한 미생물은 살균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60대 이상 어르신 세대는 과거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 소금을 치약으로 쓰는 등 세척이나 살균제 대용으로 사용한 기억 때문에 소금이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는 허위 정보를 더 쉽게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 환경보호청도 가습기용으로 광물질 적은 증류수 권고하는데 하물며 바닷물?…이덕환 교수 "절대 하지 말라"

전문가들은 바닷물에 소금과 함께 포함된 광물질(mineral·미네랄)들이 가습기를 통해 생활공간의 공기에 유포될 경우 호흡기에 미칠 영향이 미지수여서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교수는 "바닷물에는 염분뿐 아니라 여러 물질이 섞여 있는데 검증되지 않은 물질을 가습기에 넣어 가습행위를 하는 것이 호흡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가습기에 바닷물 사용을) 절대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초음파 가습기를 사용할 때 되도록 수돗물도 사용하지 말고 생수를 사용하도록 권장한다"며 "호흡기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아야 하기에 물에 들어있는 칼슘이나 이온 성분조차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측면에서 나온 지침인데 바닷물을 가습기에 넣으라는 것은 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EPA, 미네랄 낮은 증류 생수 사용 권고
미국 EPA, 미네랄 낮은 증류 생수 사용 권고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가습기 사용시 미네랄 흡입을 최소화하길 원할 경우 미네랄 함유량이 낮은 증류 생수나 광물질 제거 필터를 사용하기를 권고(빨간 표시)한다.

실제로 미 EPA는 초음파 가습기나 임펠러(회전판 사용) 가습기 사용 시 미네랄 분사의 영향이 우려된다면 증류(distilled)되었다는 표식이 부착된 생수를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 EPA 홈페이지에 게재된 '가정용 가습기 사용·관리' 문서에는 "연방정부는 초음파 혹은 임펠러 가습기에 수돗물을 쓴다고 해서 건강을 심각하게 해친다고 결론짓지는 않았지만, 가습기는 수돗물의 광물질을 대기 중에 매우 잘 분사시킨다"고 나와 있다.

미 EPA는 "신중을 기하기 위해 수돗물 광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증류 표기가 된 병입 생수를 사용하거나 광물질 제거(demineralization) 카트리지나 필터 사용을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증류수에도 여전히 일정 정도 광물질이 있지만, 대부분의 수돗물보다는 적은 양을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증류(distillation)가 물에서 미네랄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환경부 역시 공식 블로그에서 올바른 가습기 사용에 참고할 수 있도록 미 EPA의 권고 사항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연구를 통해 효과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팬더믹 국면에서 의·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보 유포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하는 의료진 (CG)
코로나19 환자 치료하는 의료진 (CG)

[연합뉴스TV 제공]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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