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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지옥 못 떠나요"…'인도 김연아' 가르치는 한국인 코치

송고시간2021-05-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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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코로나 지옥'이라 불리는 인도에서 도쿄올림픽을 위해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다.

인도 배드민턴 대표팀의 한국인 지도자 박태상(42) 코치다.

박 코치는 11일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워낙 심해서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은 있다. 하지만 도쿄에 가기까지 10주 정도 남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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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상 인도 배드민턴 대표팀 코치, 인도 스포츠 영웅 신두 지도

박태상 코치와 인도 최고의 스포츠 스타 푸살라 신두
박태상 코치와 인도 최고의 스포츠 스타 푸살라 신두

[박태상 인도 배드민턴 대표팀 코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코로나 지옥'이라 불리는 인도에서 도쿄올림픽을 위해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다.

인도 배드민턴 대표팀의 한국인 지도자 박태상(42) 코치다.

박 코치는 11일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워낙 심해서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은 있다. 하지만 도쿄에 가기까지 10주 정도 남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현재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 주도인 하이데라바드에 머물고 있다.

그는 "하이데라바드는 정보기술(IT) 도시여서 델리, 뭄바이 등 코로나19가 극심한 지역보다는 괜찮다. 하지만 확진자 수가 점점 늘고 있어 걱정"이라며 "교민들도 한국행 비행기표를 못 구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인도는 이달 초 하루 40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극심한 코로나19 확산세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교민을 위한 특별기가 오가고 있지만, 박 코치는 인도를 떠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는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장 보러 나가는 것 외에는 거의 돌아다니지 않는다"며 "집과 체육관만 오간다"며 웃었다.

다행히 백신은 맞았다. 그는 "2주 전에 코비실드(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를 맞았고, 다음 달에 2차 접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에서 여자단식을 지도했던 박 코치는 2019년 인도 대표팀의 러브콜을 받고 인도 남자단식 코치가 됐다.

그해 8월, 박 코치가 대박을 터트렸다. 그가 지도한 사이 프라니스가 2019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남자단식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인도 남자단식의 세계선수권 메달은 1983년 동메달 이후 36년 만에 처음 나온 것이었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박 코치는 세계선수권 이후 남녀 단식을 모두 담당하다가 지난해 3월부터는 여자단식만 지도하고 있다.

인도 배드민턴 대표팀과 박태상 코치(사진 가장 왼쪽)
인도 배드민턴 대표팀과 박태상 코치(사진 가장 왼쪽)

[박태상 인도 배드민턴 대표팀 코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자단식 선수 중에서도 세계랭킹 7위 푸살라 신두(26)를 전담하고 있다.

신두는 인도 최고의 스포츠 스타이자 영웅이다. 신두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는 인도가 사상 처음으로 딴 올림픽 은메달이었다.

신두는 2019년 세계개인선수권에서 김지현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여자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도 올랐다. 김 코치는 한국 대표팀으로 돌아왔지만, 박 코치는 인도에 남아 신두의 올림픽 금메달 꿈을 돕고 있다.

박 코치는 "인도에서 신두의 인기와 위상은 한국으로 치면 전성기 시절 김연아, 또는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라며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있어 담당 코치로서 부담도 많이 느낀다"고 했다.

텔랑가나주는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경기장과 환경이 비슷한 주립 체육관을 신두 전용 훈련장으로 내줄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박 코치는 "신두는 제가 한국 대표팀 코치일 때도 자주 봐서 인사하고 지내던 선수"라며 "제가 인도에 왔을 때 가장 먼저 고급 레스토랑에서 밥을 사주며 반겨줄 정도로 붙임성도 좋고 정말 착하다"고 했다.

푸살라 신두
푸살라 신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 최고 스포츠 스타의 스승으로서 보람차게 일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국제대회가 줄줄이 취소돼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5월 11∼1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릴 예정이던 인도 오픈, 25∼30일 개최 예정이던 말레이시아 오픈이 무기한 연기됐다. 6월 1∼6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오픈 개최도 현재 불투명하다.

박 코치는 "신두의 컨디션은 좋아지고 있기는 한데,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아 도쿄올림픽 메달 전망이 어떨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은 세계랭킹 1위 타이쯔잉(대만), 2위 천위페이(중국), 오쿠하라 노조미(일본), 4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 5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6위 랏차녹 인타논(태국), 7위 신두, 8위 안세영(한국) 등의 경쟁이 치열하다.

인도 배드민턴 남자단식 파루팔리 카시얍과 박태상 코치
인도 배드민턴 남자단식 파루팔리 카시얍과 박태상 코치

[박태상 인도 배드민턴 대표팀 코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 코치는 국제대회 취소로 한국 대표팀과 만날 기회가 사라졌다며 더욱 아쉬워하고 있다.

그는 "김충회 대표팀 감독님은 제 주니어 시절 스승님이셨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팀과 만나는 게 낙이었는데…"라며 "감독님과 한국 선수들이 저를 위해 '한국 물건과 음식을 다 싸 들고 가겠다'고도 했는데, 대회가 취소돼서 아쉽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족과 만나지 못하는 게 가장 가슴이 아프다.

박 코치는 "만 3살인 딸이 영상통화로 '아빠 놀러 와'라고 하더라. 가슴이 아팠다"라며 "휴가가 1년에 30일인데, 작년 12월에는 한국에 도착해 14일 동안 격리하고, 가족과는 13일 동안만 시간을 보내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출국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제 거취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일단은 한국에 들어가서 가족과 함께 있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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