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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에 친구 살해 자백, 그러나 감옥 가지 않은 美 여성

송고시간2021-05-10 18:00

검찰 증거 못 찾자 형량협상 통해 자백받아

남친 죽여 20년형 복역하던 연쇄 살인범

출소해 시골에 정착하고 결혼…"법 잘못 됐다"

셸리 하몬
셸리 하몬

[AP·애리조나주 야바파이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미국에서 33년간 미제로 남았던 살인사건의 범인이 잡혔지만, 감옥에는 보내지 못했다.

살인 혐의에 대한 증거가 잡히지 않자 검찰이 범인과 협상을 벌여 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줄이는 유죄협상제(Plea Deal)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범죄자와 형량을 거래하는 제도는 미국 등지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AP통신은 미국 법원이 1988년 애리조나주에서 발생한 10대 여성의 살인을 자백한 셸리 하몬(50)에게 징역형을 선고하지 않고 귀가를 허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는 30년 이상 미제사건을 해결하고 피해자 가족에게 일말의 위로를 주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었지만, 살인범을 벌하지 못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법이 잘못됐다", "법을 악용했다"는 등의 문제 제기도 나온다.

더욱이 하몬은 이 사건 3년 뒤 헤어지자는 남자친구를 총으로 쏴 죽여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협상 초반에 범행을 부인하다 결국 지난 3월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1988년 9월 16일 살해된 파멀라 피츠
1988년 9월 16일 살해된 파멀라 피츠

[AP·애리조나주 야바파이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연합뉴스]

하몬는 사건 당시 19살이었던 룸메이트 파멀라 피츠와 월세 지급, 예금 인출 등 금전적인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그러다 피츠를 바닥에 쓰러뜨린 뒤 지속해서 폭행했으며, 그의 숨이 끊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시신을 불태웠다.

어떻게 시신을 불태우게 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검찰과의 협의에 따라 비밀에 부쳐졌다.

시신은 심각하게 훼손돼 부검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웠으며 치아 배열을 통해 간신히 신원을 파악했다.

경찰은 하몬이 사건 발생 후 부친과 통화하며 "엄청난 순간이 있었다"고 말한 점을 들어 수사를 포기하지 않고 그를 지속해서 추궁했다.

그러나 하몬이 살인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자 검찰은 결국 그에게 협상을 제안했다. 진실이라도 밝혀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몬은 현재 네바다주 카슨시티 외곽에 정착했으며 결혼도 했다. 그의 지인은 "그가 감옥에서 일찍 나오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옹호하기도 했다.

피츠의 유족은 사건이 종결됐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서로를 위로했다. 피츠의 모친 캐럴은 "하몬이 앞으로 남은 생을 내 딸을 죽인 기억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피츠 살인 사건 현장에서 수사관들이 조사하고 있다.
1988년 피츠 살인 사건 현장에서 수사관들이 조사하고 있다.

[AP·애리조나주 야바파이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연합뉴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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