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문파와 선긋기…김부겸 "국민 눈높이 우선"
송고시간2021-05-06 15:43
與 "민심 흐름 반영한 답변…민주당 포용력 보여줄 계기"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설승은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열성 지지층의 '역린'을 건드릴 만한 발언을 잇달아 내놔 눈길을 끈다.
지난달 국무총리 후보자로 발표된 직후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문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한 만큼 당심 못지않게 민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첫날인 6일 민주당 내 강성 당원들의 '문자폭탄' 논란을 두고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민주주의적인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문자폭탄을 감수하고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 "국민의 삶과 눈높이가 우선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의 의석수를 앞세워 임대차 3법 등을 기립 표결한다'는 조 의원의 지적에는 "국민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은 숙성해서, 여야가 대화했다면 국민이 납득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공감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과 관련해서도 김 후보자는 "바깥 여론을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해 민주당에 비해 다소 유연한 입장을 비쳤다.
민주당은 최근 이원욱 의원 등이 제기한 이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에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은 터다.
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인신 모독성 전단을 뿌린 30대 남성에 대해 모욕죄 처벌 의사를 밝혔던 데 대한 안타까움도 나타냈다.
김 후보자는 '일반 국민을 모욕죄로 고소한 것이 온당한가'라는 질의에 "대통령이 (해당 사안을) 조금 폭넓게 보도록 참모들이 보좌했으면 어땠을까"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자녀의 입시 논란 등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의혹에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김 후보자는 "조 전 장관이 기대에 못 미쳤다"면서 "국민, 특히 젊은 층에 여러 상처를 준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조 전 장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한 사람을 손보듯이 탈탈 털고, (피의 사실을) 생중계하듯 언론에 흘리는 관행도 문제 삼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의 이 같은 답변은 여당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4·7 재보선 참패로 확인된 민심의 흐름을 적절하게 반영한 답변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원내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민 정서를 읽고, 민심의 눈높이와 잘 맞춰 답변하는 것 같다"며 "국민에게 민주당의 포용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서병수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z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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